[일본 제대로 알기] 하나비·마츠리···축제가 매일 열리는 나라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일본을 여행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뭘까? 아무래도 음식이나 볼거리겠지? 밤하늘에 불꽃을 수놓는 하나비(花火, 불꽃놀이)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유카타를 입고 흥겨워하며 돌아다니는 축제를 일본어로는 ‘마츠리(祭り)’라고 해. 마츠리는 마츠루(祭る)라는 동사에서 나온 명사야. 마츠루는 ‘제사 지내다, 혼령을 모시다’라는 뜻이 있어. 마츠루라는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마츠리는 원래 신에게 제사 지내는 의식에서 비롯되었어.
옛날에는 자연재해가 인간이 잘못을 해서 하늘이 노해 일어난 거라고 생각했잖아. 일본도 마찬가지야. 농사가 잘 되게 해달라고 신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가족이 무사히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를 했지. 이런 의식이 모두 마츠리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어. 마츠리를 하는 이유는 가족의 건강이나 농업, 상업의 번성뿐만 아니라 그 지역 공동체 간의 결속력도 다질 수 있기 때문이야. 최근에는 마츠리가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미 외에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지. 일본정부관광국(JNTO) 홈페이지에 1년 동안의 마츠리를 월별 로 정리하여 안내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면 어느 지역에서 어떤 마츠리가 언제 열리는지 확인하고 가면 좋을 거야. 그럼 일본의 3대 마츠리에 대해서 한번 알아볼까?
3대 마츠리라고 하면 도쿄(東京)의 간다마츠리(神田祭), 교토 (京都)의 기온마츠리(祇園祭), 오사카(大阪)의 덴진마츠리(天神祭)를 들 수 있어.
도쿄의 간다마츠리는 도쿄 치요다구 간다 지역에서 매년 5월 15일경에 열리는 축제로, 에도막부의 첫 번째 쇼군(将軍, 장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관련이 깊어. 일본의 전국시대에 천하의 패권을 가리기 위한 마지막 전쟁인 세키가하라 전투를 앞두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간다묘진신사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기도 의식을 행했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전국을 장악했고, 이를 축하하기 위 해 1603년 9월 15일에 성대한 마츠리를 개최한 것이 간다 마츠리의 시작이라고 해. 1681년부터 홀수 해에만 미코시 행렬이 길게 이어지는 간다마츠리가 정착되었어.
미코시(御輿)는 신위를 모시는 가마를 말하는데, 미코시가 지나는 길마다 신이 복을 나누어 준다는 믿음이 있어 가족 의 건강이나 행복, 사업의 번창 등을 빌지. 따라서 지역 주 민들이 미코시를 메고 도쿄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간다마츠리의 하이라이트야. 미코시가 지나갈 때 가마를 멘 사람들이 북이나 장구 소리에 맞추어 ‘왓쇼이 왓쇼이’, ‘세이야 세이야’라고 소리를 질러. 여기서 ‘왓쇼이 왓쇼이’ 가 우리나라 말 ‘왔소’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 지역의 주민 자치회나 상가 번영회에서 준비한 크고 작은 백 여 개의 미코시 행렬이 있는 간다마츠리는 그 규 모가 정말 대단해.
교토의 기온마츠리는 교토 히가시야마구(東山区) 기온 지역 및 교토 시내에서 매년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열리 는 축제야. 869년 일본 전역에 역병이 창궐했는데, 이때 역 병을 퇴치하기 위해 지낸 제사에서 시작되었다고 해. 과거 에 비해 의학이 훨씬 발달한 지금도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돌면 여전히 무서운데 1,000년 전에는 얼마나 두려웠겠어? 그러니 한 달 동안이나 제사를 지냈겠지? 기온마츠리도 간 다마츠리와 마찬가지로 가마가 등장하는 것은 같지만 간다 마츠리의 미코시보다 훨씬 큰, 수레처럼 생긴 야마보코(山鉾)가 등장하는 게 특징이야. 야마보코란 야마(山, 산)와 호코 (鉾, 창)를 합친 말로, 산 모양을 만들고 창이나 칼을 꽂은 화 려한 수레를 말해. 7월 한 달간 열리기는 하지만 기온마츠 리의 하이라이트는 7월 17일에 하는 야마보코 행진이야. 야 마보코 행진은 악사들이 악기를 연주하면, 그 소리에 맞추 어 시작해. 커다란 야마보코는 높이가 24미터, 무게가 12톤 이나 되는 것도 있어서 30~40명이 끌어야 한대. 야마보코 행렬의 첫 번째는 항상 나기나타보코(長刀鉾)라는 수레인 데, 유일하게 인형이 아니라 어린 아이가 가마에 타고 있어.
나기나타보코 뒤로 32채의 가마 행렬이 이어지고, 각 가마 에는 여러 가지 신화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줄지어 늘어 선 33채의 야마보코에 인형과 악사들을 싣고 많은 수레꾼 들이 밀고 가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야. 이 장면을 보기 위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교토를 방문하지.
오사카의 덴진마츠리는 오사카에서 7월 24일과 25일에 열 리는 축제야. 헤이안시대 최고의 학자였던 스가와라노 미 치자네(菅原道真)가 903년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었는 데 그가 죽고 나서 교토에는 천재지변이 일어나고, 오사카 에서는 역병이 돌면서 재앙이 끊이지 않았대. 자연스레 사 람들은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재앙을 내렸다고 생각했 대. 그래서 그의 원한을 풀기 위해 그가 머물렀던 다자이후 에 덴만구 신사를 짓고 제를 올렸는데, 이것이 덴진마츠리 의 시작이래. 간다마츠리는 가마처럼 생긴 미코시가 등장 하고, 기온마츠리에서는 야마보코라는 수레가 등장했잖아? 덴진마츠리는 특징이 미코시를 모시는 배가 등장한다는 것 이야. 우선 오사카 덴만구에서 승선장까지 약 4킬로미터 를 약 3,000명의 인원이 미코시를 옮기는데 이것을 리쿠토교(陸渡御)라고 해. 미코시가 육지를 지나는 행렬이 장관이 라면 미코시를 배에 옮겨 실은 후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후 나토교(船渡御) 행사는 덴진마츠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어. 미코시가 다시 육지로 돌아오면 후나토교 행사는 끝 이 나고, 저녁에는 화려한 하나비가 이어지면서 덴진마츠 리는 막을 내리지.
이처럼 큰 규모의 마츠리뿐만 아니라 지역의 작은 마츠리 들을 특색 있게 잘 활용하는 일본은 첨단문화와 전통문화 를 조화롭게 보여주며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어.
외국인들이 유카타를 입고 긴교스쿠이(金魚すくい, 금붕어 잡 기)를 하거나 야타이(屋台, 포장마차)에서 저녁 한 때를 즐기는 풍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출처=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