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대로 알기] 일본열도 최장 황금연휴는?···내년부터 2월 23일 공휴일 추가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황금연휴, 듣기만 해도 설레지? 일본에는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에 긴 연휴가 있는데 이 시기를 골든 위크(Goldenweek), 즉 일본식 발음으로 고르뎅위크(ゴールデンウィーク)라고 해. 우리나라도 설이나 추석에 짧게는 3~4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쉴 수 있잖아.

일본에서는 공휴일 4일과 징검다리 연휴를 이어서 황금연휴를 만들었어. 그래서 이 기간에는 학교나 회사 등이 모두 쉬지. 고르뎅위크의 시작은 4월 29일, 쇼와노히(昭和の日, 쇼와의 날)야. 이날은 쇼와 덴노의 생일이지. 지금은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쇼와 덴노의 생일을 맞아 쇼와 시대를 기억하는 날이야.

5월 3일은 헌법기념일로 우리나라의 제헌절이라고 보면돼. 1947년 5월 3일에 일본 헌법이 제정된 것을 기리기 위해 1948년에 기념일로 지정했어. 5월 4일은 미도리노히(みどりの日, 녹색의 날)야. 미도리가 녹색이라는 뜻이니 ‘녹색의 날’은 뭐겠어? 우리나라의 식목일이랑 비슷한 느낌인데 자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키우자는 날이야. 미도리의 날은 원래 4월 29일이었는데 쇼와 덴노가 태어난 날과 겹쳐서 5월 4일로 옮겼어.

5월 5일은 우리나라와 똑같이 어린이날이야. 고도모노히(こどもの日, 어린이날)라고 해. 일본에는 어린이날이 두 번이라는거 알고 있니? 3월 3일은 여자아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히나마츠리(ひなまつり)이고, 5월 5일은 남자아이를 비롯한 모든 어린이의 행복을 추구하는 날로 고도모노히라고 해.

‘고르뎅위크’ 달력

고르뎅위크는 4월 29일 쇼와의 날을 시작으로 5월 3일 헌법기념일, 5월 4일 녹색의 날,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져. 그런데 그거 아니? 일본은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다음날인 월요일도 공휴일이 돼. 이것을 후리카에큐지츠(振替休日, 대체 휴일) 제도라고 해. 그래서 일본에서는 4일의 공휴일과 후리카에큐지츠 제도 덕분에 매년 4월 말부터 5월초까지 일주일에서 길게는 열흘까지 쉴 수 있는 고르뎅위크가 완성되는 거야.

2018년 5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227,230명(2018년 5월 한국관광공사 통계자료)인데 5월 초 고르뎅위크의 영향이 컸대. 고르뎅위크는 정말 ‘황금’연휴인 것 같지?

또 다른 휴일로 어떤 날들이 있는지 알아볼까? 1월 1일은 간지츠(元日)라고 하는 설날로 새해를 축하하는 날이고, 1월 둘째 주 월요일은 성인의 날로 만 20세가 된 것을 축하하는 날이야. 또 2월 11일은 건국기념일이야. 우리나라에서는 공휴일이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춘분과 추분도 공휴일로 지정돼 있어. 커다란 달력을 보면 24절기라고 해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이 표시되어 있잖아. 3월 21일 춘분은 자연을 사랑하자는 날이야.

추분은 9월 23일로 조상을 공경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날이고. 춘분과 추분은 매년 2월 일본 국립천문대가 날짜를 공표한대. 하루 정도는 날짜가 바뀔 수도 있다고 하니까 달력을 확인하는 게 좋겠지?

7월 셋째 주 월요일은 바다의 날이야. 섬나라이다 보니 바다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을 지정한 모양이야. 8월 11일은 산의 날이야. 산과 친숙하게 지낼 기회를 가지고 산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이지. 일본엔 바다나 산 등 자연에 감사하는 날이 많은 것 같지?

9월 셋째 주 월요일은 경로의 날이야. 이름만 들어도 무슨 날인지 알겠지? 노인을 공경하고 장수를 축하하는 날인데, 고령사회의 일면을 엿볼 수 있지. 10월 둘째 주 월요일은 체육의 날이야. 스포츠를 즐기고 건강한 심신을 기르자는 날이지. 2020년부터는 체육의 날이 스포츠의 날로 이름이 바뀐다고 해.

11월 3일은 문화의 날로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문화를 권장하는 날이야. 11월 23일은 근로감사의 날인데 우리나라의 5월 1일 근로자의 날과 비슷한 날이라고 생각하면 돼. 12월 23일은 덴노 탄생일, 즉 현재 일본의 덴노인 아키히토 덴노의 생일이야.

2019년 나루히토왕세자가 덴노에 즉위하면서 아키히토 덴노의 생일은 공휴일에서 제외되고 대신 나루히토가 덴노로 즉위하는 5월 1일이 임시공휴일이 됐어. 그리고 2020년부터는 나루히토 덴노의 생일인 2월 23일이 새로운 공휴일로 지정되지.

그런데 혹시 일본의 공휴일을 보면서 뭔가 이상한 점 없었어? 공휴일 중에 성인의 날, 바다의 날, 경로의 날, 체육의 날은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고, 둘째 주 혹은 셋째 주 월요일 같은 식이잖아. 왜 그럴까? 일본에서는 일부러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서 사람들이 주말에 이어 휴일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대.

원래는 날짜가 정해져 있었던 공휴일을 2000년과 2003년에 각각 월요일로 바꾸었다고 해. 이렇게 월요일을 공휴일로 바꾼 제도를 핫피만데세도(ハッピーマンデー制度, 해피먼데이 제도)라고 해. 정말로 행복한 월요일이지? 게다가 일본에서는 공휴일과 공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어있으면 그날도 휴일로 지정하고 있어. 정말 부럽지?

새해가 되면 달력을 보면서 공휴일부터 확인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겠지?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공휴일을 확인하는 사람의 심리는 다 똑같은 것 같아. 1년은 언제나 365일이지만 휴일이 많으면 왠지 즐겁고 신나잖아. <출처=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