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장미’ 송욱 “핏방울 지면 꽃잎이 먹고”

장미밭

  장미밭이다.
  붉은 꽃잎 바로 옆에
  푸른 잎이 우거져
  가시도 햇살 받고
  서슬이 푸르렀다.

  춤을 추리라,
  벌거숭이 그대로
  춤을 추리라,
  눈물에 씻기운
  발을 뻗고서
  붉은 해가 지도록
  춤을 추리라.

  장미밭이다.
  핏방울 지면
  꽃잎이 먹고
  푸른 잎을 두르고
  기진하면은
  가시마다
  살이 묻은
  꽃이 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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