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민 전무 ‘갑질’ 고맙다”···이참에 ‘마음공부’ 제대로

유정(由情)···‘감정에 치우치지 않기’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파문이 총수일가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4월19일 대한항공 본사까지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경찰은 조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출국정지한데 이어 광고대행사와 회사 압수수색을 연이어 단행했다. 조 전무는 다음 주 초 경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민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를 대행하는 A업체의 광고팀장 B씨에게 폭언과 고성을 지르고 물컵을 던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조 전무가 물을 뿌린 것에 그치지 않고 유리컵을 던졌다면 폭행보다 죄질이 더 무거운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갑질 논란에 이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관세 포탈 의혹이 제기되면서 오너 일가 전체가 사면초가에 빠지는 모습이다.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대한항공 해외 현지 지점을 이용해 고가의 명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국내로 반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세청도 조사에 나섰다.

여기에 국토건설부도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진에어 등기이사 불법 재직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미국 국적자인 조 전무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했다. 이는 국적기 면허를 발급받으려면 항공사 임원 중 외국 국적자가 있어선 안 된다는 항공사업법을 위반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무의 갑질 논란뿐만 아니라 오너일가에 대한 여러 의혹이 한꺼번에 제기되면서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한 감정이 본인은 물론이고 수십년 쌓아온 회사의 명성을 땅에 떨어뜨렸다.

<참전계경(參佺戒經)> ‘제103사(事)’에 ‘유정(由情)’이라는 말이 나온다. 유정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기’ 또는 ‘여러 감정이 어찌할 수 없이 우러나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정(情)을 따라가다 몹시 놀라고서야 뉘우치게 되고, 실의에 빠져 한탄한 연후에야 마음을 진정하게 된다. 감정에 압도되어 고통받을 때 감정이 자신을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는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움켜잡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먼저 자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논리나 지성, 이성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 감정을 내세운다. 그건 이미 자신의 논리가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성이나 논리보다는 감정만을 내세워 상황을 보게 되면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하게 되고, 결국 십중팔구 감정이 폭발하게 된다.

사회는 한 사람의 감정을 위해 희생하는 곳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을 없애라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광기(狂氣)와 감정을 동의어라고 오해하고 이성과 합리주의만을 고집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감정 표출은 몸에 이로울 수 있다. 반면에 건강하지 못한 감정, 즉 광기는 몸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나와 조직을 망치기도 한다.

그럼 감정폭발을 조절하는 방법은 없을까?

첫째, 한번 멈추는 것이다. 화가 치솟을 때 조용히 눈을 감고 심호흡해 본다. 그리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침을 삼키듯 꿀꺽 삼킨다. 바로 ‘단전주심법(丹田住心法)’이다.

둘째,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상대방 입장이 되어 본다. 역지사지다. 그리고 ‘내가 저 사람이라도 저럴 수밖에 없을 거야’ 하고 생각한다.

셋째, ‘내가 왜 너 때문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신경을 건드린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속을 끓인다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내가 왜 당신 때문에 속을 썩어야 하지?’ 그렇게 생각하면 저절로 화가 풀리는 법이다.

넷째, ‘시간이 약’임을 믿는다.

지금의 속상한 일도 며칠 지나면, 아니 몇 시간만 지나면 별 것 아니게 된다. 너무 속상할 때는 ‘세월이 약’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돌린다.

다섯째,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화로 인해 속상해 하지 말라.

여섯째, 즐거웠던 순간을 회상한다.

괴로운 일에 매달리다 보면 한없이 속을 끓이게 된다. 즐거웠던 지난 일을 회상해 보면 기분이 전환될 수 있다.

일곱째, ‘전생의 업보’라 생각한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심한 분노가 솟아오를 때는 이를 전생의 업보라고 생각하면 한결 편하다. 달게 받고 되갚음 하지 않으면 그 업이 쉬워진다.

모든 일을 화(和)와 유(柔)로 해결하면 능히 강(剛)을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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