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께 꼭 전하고 싶은 말···’상선약수’ ‘기선하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노자 <도덕경> 제66장에 ‘기선하지’(其善下之)라는 말이 나온다.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故能爲百谷王”(강과 바다가 온갖 계곡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잘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갖 계곡물의 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들 위에 서고 싶으면 반드시 겸손한 말로 자신을 낮추고, 국민들 앞에 서고 싶으면 반드시 자신을 뒤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겸손한 리더십은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지 않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며 타인을 배려한다. 자신의 생각은 일단 뒤로 하고, 귀를 열고 더 많은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오늘날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다.
결국 겸손한 지도자는 소통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생각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의견을 갖고 있는지를 가슴을 열고 주고받아야 한다. 또 쌍방향 소통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은 겸손한 사람을 받들면서도 싫어하지 않고, 겸손한 사람은 다투려 않기 때문에 누구도 그와 다툴 수가 없다. 그런데 국민들의 위에 서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어찌 그리 ‘기선하지’라는 성현의 가르침도 모르는지 막말과 몽니를 부리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4월 27일엔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인 ‘판문점 선언’을 폄하하며,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었다”고 주장했다. 또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고 썼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홍준표 대표는 일본 아사히TV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를 피하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며, 북한은 핵폐기선언이 아닌 핵보유선언을 필요로 한다” “나는 김정은의 평화쇼를 믿지 않는다. 남북정상회담을 한국여론이 적극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뿐”이라며 남북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했다.
홍준표 대표는 온 국민이 환희에 젖어 눈물 흘리고, 세계가 환호하는 세기적 대사건을 두고 그렇게 막말을 하는 가? 지도자 자격은 물론 인간적으로도 인격파탄자같은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
겸손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태도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 자신의 행복과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데 가장 필요하고 어떤 어려움도 헤쳐갈 수 있는 아름다운 덕목이다.
세상 사람들이 야박한 인심과 메마른 세상을 한탄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이유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만심으로 인한 교만 때문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겸손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주역>에서 “소인(小人)은 이익을 보지 않으면 권면이 안 된다”고 했다. 교만한 사람은 하늘의 소리를 귀를 막고 듣지 않으려고 하며, 배우려하지 않는다. 겸손한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하려 한다.
노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을 남겼다. 물은 만물을 생육하게 해주고, 세상의 더러운 것을 다 씻어주며, 가장 낮은 곳에 처해도 묵묵히 자기의 역할을 다한다.
<주역>에서는 겸손에 대하여 ‘지산겸괘’(地山謙卦)라고 하여, “겸손하면 형통하고 군자는 끝이 있다”(謙亨, 君子有終)고 했다.
세상에는 잘난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나 정작 겸손한 사람은 매우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