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공매도 사건’을 보며 ‘즉석인과론’을 떠올리다

<사진=뉴시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삼성증권 공매도 사건을 보고 ‘삼세인과론’(三世因果論)과 ‘즉석인과론’(卽席因果論)이 문득 떠올랐다. 이제는 시대가 초스피드화 되면서 삼세인과론은 퇴색하고 즉석인과론의 시대가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고객의 신뢰를 근간으로 하는 금융산업 종사자들이 ‘대박’의 꿈을 좇아 ‘도덕적 해이’에 빠진 이 사건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삼성증권 일부 직원은 회사의 경고 메시지와 매도 금지 요청에도 착오 입고된 주식을 매도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해당 주식을 매도한 시간대는 오전 9시 35분~10시 5분이었다. 그러니까 이들 중 일부는 회사의 경고 메시지가 나간 후에도 주식을 팔아 치운 셈이다.

삼성증권이 지난 6일 우리사주를 통해 직원들에게 배당한 ‘유령주식’은 28억1000만주였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전산상에서 순식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가운데 501만주를 당일 30분 동안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시장에 내다 판 것이다.

이후 삼성증권은 사태 수습을 위해 직원들이 매도한 501만주만큼 주식을 사들였다. 직원들이 세상에 없는 ‘유령주식’을 돈을 받고 판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실제 주식을 사거나 빌려서 매수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260만주는 당일 오전 장내에서 매수했고 나머지 241만주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차입했다.

그런데 삼성 직원들이 주식을 내다팔 때 일시적으로 폭락했던 삼성증권 주가가 사들일 때는 3만7000원 수준으로 되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삼성증권이 100억원대 손실을 입었다. 삼성증권은 이 손실을 주식을 매도한 직원 16명에게 물어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겨우 30분 동안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시장에 내다판 과보(果報)치고는 엄청난 것이 아닐 수 없다. 가히 ‘인과’도 즉석에서 일어나는 시대가 되었다.

삼세인과와 즉석인과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소태산(少太山) 부처님의 인과법문을 보면 이렇다.

“과거에는 마음이 거짓되고 악한 사람도 당대에는 혹 잘 산 사람이 많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마음이 거짓되고 악한 사람은 당대를 잘 살아 나가기가 어려울 것이니, 사람들이 자기 일생을 통하여 지은 바 죄와 복을 자기 당대 안에 거의 다 받을 것이요, 후생으로 미루고 갈 것이 얼마 되지 아니하리라. 그러므로 세상이 밝아질수록 마음 하나가 참되고 선한 사람은 일체가 다 참되고 선하여 그 앞길이 광명하게 열릴 것이나, 마음 하나가 거짓되고 악한 사람은 일체가 다 거짓되고 악하여 그 앞길이 어둡고 막히리라.”

소태산은 제자들이 쥐가 벌레들을 주워먹는 것을 보고 그에 대한 인과를 여쭙자 이렇게 답한다. “지금은 저 쥐가 벌레들을 마음대로 주워 먹으나 며칠 안에 저 쥐가 벌레들에게 먹히는 바 되리라. 사람의 죄·복 사이의 인과도 그 일의 성질에 따라 후생에 받을 것은 후생에 받고 현생에 받을 것은 현생에 받게 되는 것이 이와 다를 것이 없느니라.”

삼세인과론과 즉석인과론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과거의 인(因)에 의하여 현재의 과를 받고, 현재의 인에 의하여 미래의 과보를 받는 것이 삼시업(三時業)이다. 삼시업은 업을 지어 과보를 받는 시간적 차이를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첫째, 순현업(順現業)이다. 순현업은 현생에 짓고 현생에 받는 업을 말한다. 예를 들면 봄에 볍씨를 심어 가을에 수확하는 것은 현생에 짓고 현생에 업을 받는 것이기에 순현업에 해당한다.

둘째, 순생업(順生業)이다. 순생업은 전생에 짓고 금생에 받거나 금생에 짓고 내생에 받는 업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전생의 인연에 의해 금생에 부부가 되거나, 이번 생의 연분으로 내생에 부부가 되는 것에 해당한다.

셋째, 순후업(順後業)이다. 순후업은 여러 생에 걸쳐서 받는 업이다. 예를 들면 선업이나 죄업이 커서 여러 생 동안 공덕이나 죄업을 나눠받거나, 몇 생을 건너 받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마음이 거짓되고 악한 사람도 혹 당대에 잘 산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람들이 자기 일생을 통하여 지은 바 죄·복을 자기 당대에 거의 다 받는다. 후생으로 미루고 갈 업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석인과를 입증할 가장 좋은 사례가 바로 이번 삼성증권의 공매도 사건인 것이다.

당일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해당 주식을 매도한 시간대는 오전 9시 35분~10시 5분이었다. 이 30분의 업보에 의해서 회사는 100억원의 실질적 손실 이외에도 수천억에 달하는 이미지 손실을 입었다. 그리고 주식을 판 당사자들은 최고 20억원에 가까운 배상을 물어야 하는 과보를 받고 직장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1000원의 배당금을 입력해야 하는데 1000주를 입력한 직원의 업보도 찰나에 일어난 것이고, 수백억원 대의 주식을 팔아 치운 것도 찰나에 일어난 일이다. 업(業)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선악 간 저지르고, 지어온 모든 결과가 바로 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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