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국민테너 임웅균은 상해임정 99주년 음악회에 왜 몰입하나?

[아시아엔=이상기 발행인] 테너 임웅균 교수(한예종)는 요즘 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고 합니다. 오는 6월 1, 2일(서울 예술의전당)과 18일(부산문화회관) ‘3·1운동선언과 상해임시정부수립 99주년 기념음악회’ 총감독을 맡은 까닭이지요. 임 교수는 “조국 광복을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을 생각하면, 그리고 이 공연에 오천만 국민이 공감하고 하나되길 바라는 맘에서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임 교수가 총감독을 맡은 건 작년 11월 중순, 5개월이 지나고 있지요. 틈만 나면 내 나라, 내 겨레에 대한 생각에 골똘해온 임 교수는 총감독 수락 이후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조들을 통해 지금 우리가 다시 하나되는 것을 기본 컨셉으로 삼았습니다.

오는 공연에 좌우 독립운동 진영을 대표할 두 거장의 곡을 고른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죠.

부산 출신으로 이범석 장군 휘하에서 선전부장을 지낸 한유한의 오페라 ‘아리랑’과 광주 출신으로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률성의 ‘亡夫雲’이 이번 공연의 중심곡입니다.

아마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념을 달리하는 두 사람의 곡을 선정하여 대규모 음악회를 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공연은 1부 콘서트와 2부 오페라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바람과 구름이 되어’가 2부 제목이 된 까닭을 짐작하시겠지요? 저 멀리 이국 땅 만주에서 연해주에서 독립투쟁에 나선 선열들을 떠올리면 금세···.

임시정부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는 이번 음악회의 1부엔 ‘나의 조국’을 시작으로 △山아!(망명 김구 선생을 묘사한 노래) △3·1절 노래 △압록강행진곡(육사생도합창단, 육사군악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헝가리랩소디 No.2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진마리아 작곡·푸쉬긴 시)를 선보입니다. 소프라노 김성은, 테너 이동명·김지호, 바리톤 오동규·박대용, 베이스 양희준이 나섭니다.

오페라 공연은 성남시립합창단과 성남시립교향악단, 부산시립합창단, 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홍성택)이 맡아 맹연습 중이라고 합니다. 비보이 팝핀 현준과 김용철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광주시 소년소녀합창단과 부산시 소년소녀합창단은 조국광복에 앞장서신 선열들에게 아름다운 곡조를 선사해 드릴 겁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이 부재중인데도 연습에 집중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아끼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 헝가리·체코·이스라엘·프랑스·러시아·중국 등의 주한 외교사절을 초청하는데, 그 사연을 알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김원봉 투사가 사용됐던 포탄의 제조자가 헝가리의 마자르, 청산리전투에 사용했던 총기는 체코군단 소유였으며 임시정부 청사는 프랑스 조차지역인 유태인 게토지역에 있었다고 합니다. 또 연해주 등 독립운동 주무대가 러시아인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예술총감독을 맡은 임웅균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라 잃고 말을 잃은 설움을 벗어나려고 선열들은 풍찬노숙하고 광복을 되찾았는데, 그분들 뜻을 잇는 것은 철저한 준비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것 없단 생각입니다.”

이번 음악회는 총감독 임웅균과 지휘 조장훈, 연출 박리디아, 피아노 백명진·오현정, 협력연출 이효석의 눈물과 땀이 성패를 가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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