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등 아세안 협력 강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적 돌파구’ 마련하는 계기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 3국을 돌며 취임 이래 최초의 아세안 순방에 나섭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주지사 등을 거치며 국민과 소통을 중시하는 민간 출신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취임하며 ‘바람직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순방 관련 기고문을 보내온 에디 수프랍토 아시아기자협회 부회장은 한국의 SBS에 해당하는 인도네시아 민영방송 RCTI의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조코위 대통령을 오랜 시간 가까이에서 지켜본 베테랑 언론인입니다. <아시아엔>의 에디 수프랍토 아시아기자협회 부회장은 양국 교류의 현주소와 한국이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Editor’s note

[아시아엔=에디 수프랍토 아시아기자협회 부회장] 지난 4년간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외교는 답보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며 두 지역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피어 오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오는 11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래 최초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 3국을 순방한다. 그 첫걸음으로 문 대통령은 11월 9일 인도네시아를 방문, 수도 자카르타에서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곧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10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틀 후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도 참석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 높은 수준까지 격상시킬 것”이란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바로 지난 주에도 조코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며 “양국 정치, 경제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자”는 말을 건넸다. 15분 간의 통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지정학적인 가치, 성장 잠재력, 풍부한 자원 등을 지닌 아세안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도네시아를 언급하며 “2006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국 협력과 교류가 증진해왔다는 것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월말 조코위 대통령에 특사를 파견 했다. 물론 인도네시아 측도 지속적인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속적인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양국 국익에도 도움이 되는 더 깊고 폭 넓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국방 부문에서의 협력이 특히 강화됐다. 현재 양국은 한국의 기술력을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조선소인 PT.PAL로 이전하는 동시에 3대의 잠수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또한 한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T50 최초 구매국가로, 양국은 2016년 1월 9조원 규모의 전투기공동개발사업(KFX/IFX) 4.5세대 개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경제 부문에서도 교류가 활발하다. 한국은 2016년 기준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국가 중 4번째로 큰 금액을 투자했다. 한국이 인도네시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 수출의 경우 6위, 수입의 경우 5위를 차지할 정도의 주요 교역국가다. 한국-인도네시아 인적 교류도 빼놓을 수 없다. 2016년 기준 인도네시아 외국인 관광객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6위에 올랐으며, 그 수는 35만에 달한다. 반대로 한국을 찾는 인도네시아 관광객들도 매년 증가해 현재 약 30만 인도네시아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선진 교육시스템도 인도네시아에서 유명해, 현재 한국의 대학에서 약 1200명의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많은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파견 나가 있는 곳으로, 약 3만5천의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1973년 9월에 대사급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후 매년 9월이면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며, 근래 들어서는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와 ‘K-pop 페스티벌’ 등 문화 부문에서의 교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양국의 수교 역사는 어느덧 40년을 넘어섰고, 지난 2013년엔 수교 40주년을 맞이해 ‘2013 한-인도네시아 우정의 해’가 제정되기도 했다.

오랜 세월 친교를 유지해온 두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 지정학적 중요성, 전지구적인 난제에 주도적으로 대처하는 자세 등 여러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은 한국-인도네시아를 넘어 한국-아세안 우호 증진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전 세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기엔 남한 못지 않게 아세안의 역할도 중요하다. 북한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초강대국들의 지도자들과 매끄럽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아세안을 중립지대로 본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강대국과 북한의 중간에 위치한 아세안은 북한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다. 따라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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