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시인의 뜨락] ‘도나도나’, 이작 카체넬슨이 짓고 존 바에즈가 부르다
[아시아엔=김창수 시인] 이작 카체넬존(1886~1944)은 유대인으로 아이슈비츠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수용소에서 그가 쓴 시 중 어떤 것들은 유리병 속에 담겨 수용소 뜰에 묻혔다가 발굴되기도 하였고, 수용소를 간신히 빠져나온 한 유태인 소녀의 가방 속에서 나오기도 하였다.
이성으로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이나 사태에 직면하여 신앙인이 신을 향해 토해낼 수 있는 단어는 “주여!”라는 울부짖음이다. 구약성서 시편에 나오는 ‘주여’라는 단어 속에는 ‘어찌하여’, ‘왜’라는 항변과 탄식이 들어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구원의 요청과 희망이 내재하고 있다. 이작 카체넬존의 ‘Donna Donna’도 그렇다.
원래 ‘Dona’는 히브리어로 소를 몰 때 ‘이랴~!’라는 직설적인 뜻이 있지만 은유적으로는 ‘주여!’라는 뜻을 지닌 단어다. ‘Donna Donna’라는 노래는 카체넬존이 아이슈비츠 수용소에서 쓴 시로 1960~70년대 반전 평화운동의 가수 존 바에즈(Joan Baez)가 불러 히트를 쳤다. 그리고 그 노래가 오늘날까지 이스라엘의 국민적 노래로 불리고 있다.
‘Donna Donna’는 장터에 팔려가는 송아지와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제비를 대비시키며, 아우슈비츠에서 죽어간 유태인들의 실상을 드러내고 죽음의 늪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포로들의 자유를 향한 염원을 담고 있다.
시적 화자는 “네게 누가 송아지가 되라고 했나. 너는 왜 자랑스럽고 자유스럽게 날 수 있는 제비와 같은 날개를 갖지 못했나”라고 자성하면서, “바람은 어떻게 웃을까. 있는 힘을 다해 그들은 웃지”라고 대답한다. 자유를 상징하는 바람이 혼신의 힘을 다해 웃듯 자유를 찾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도나도나(Dona Dona)
슬픈 눈빛을 한 어린 송아지가
시장을 향해 달리는 마차위에 있네.
그 위로는 하늘을 가로질러 쏜살같이
나르는 한 마리의 제비가 있네.
바람은 어떻게 웃을까
있는 힘을 다해 그들은 웃지
여름밤의 반나절을..
도나, 도나, 도나,
불평일랑 그만하고 농부에게 말해요
네게 누가 송아지가 되라고 했나.
너는 왜 자랑스럽고 자유스럽게 날 수 있는
제비와 같은 날개를 갖지 못했나.(후렴)
쉽게도 송아지들은
자유를 잃고 도살을 당하지.
왜 그래도 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네.
하지만 누구라도 자유는 소중하게 생각하지
마치 제비가 하늘을 날면서 배운 것처럼(후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