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7/17] “느린 수학자” 이란의 마리암 미르자카니, 암으로 요절·中, 유명 진보서점도 통제?
[아시아엔 편집국] 1. 中, 유명 진보서점도 통제?…상하이 지펑서원, 내년 초 폐점
– 20년 역사를 가진 중국 상하이(上海)의 대표적 진보서점인 지펑(季風)서원이 당국의 이념 통제 여파로 문을 닫는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 신문은 지난 2013년 상하이도서관 지하철역에 개점한 지펑서원의 마지막 남은 지점이 내년 1월 말 임대계약이 만료되는대로 폐점할 예정이라고 전함.
– 지펑서원 설립자 옌보페이(嚴搏非)로부터 5년전에 최대 지분을 매입한 위먀오(于묘<水 아래 水水>)는 상하이도서관이 자체 용도로 건물을 재사용하기로 해 다른 장소를 물색했지만, 당국이 서점 이전을 방해했다고 주장.
– 상하이의 학자 장쉐중은 지펑서원의 폐점이 당국이 이념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취한 일련의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 장 학자는 “이는 국제적 허브로서 상하이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당국이 정치적 안정을 더 신경썼다”며 “당국은 더 자유로운 사회적, 문화적 행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
– 지펑서원 팬들은 폐점일까지 남은 날을 표시한 입구의 대형 보드에 “독립적 사고와 민주주의 의식을 유지하자. 지펑이 사회 진보를 촉진했다. 항상 당신을 지지하겠다” 등 폐점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하는 쪽지를 게시.
2. 중국, 인도 겨냥했나…티베트 고원서 대규모 실사격 훈련
– 최근 중국과 인도가 최근 히말라야 접경지대에서 대치하는 가운데 중국군이 해발 5천m 고지대인 칭하이(靑海)-티베트(시짱<西藏>자치구) 고원에서 신형 전차 등을 동원해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벌임.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인도를 겨냥해 무력시위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음.
– 17일 관영 차이나 데일리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티베트의 한 전투여단은 이달 칭하이-티베트 고원에서 군병력의 급속 전개, 합동 타격, 대공 방어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훈련. 이 전투여단은 막사에서 이 고원까지 불과 6시간 만에 이동해 집결했으며 이날 훈련에서 막강한 화력을 퍼부어 가상의 적 진지를 파괴.
– 앞서 이달 초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티베트의 한 전투여단이 고원 지대에서 실사격 워게임을 진행했다고 보도. 이 매체는 이 훈련에서 티베트 전투여단은 산악 지대에 적합하게 개발된 신형 경량급 전차 ‘T-96’이 사격 훈련을 벌였다고 전함.
– 중국과 인도는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 티베트-인도 시킴-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중국군의 도로 공사 적절성을 놓고 각각 3천여 명의 병력을 배치해 대치 중.
3. 北위협 빌미 무장강화 속도내는 일본…내년 방위비 사상 최고
– 일본이 북한의 거듭되는 핵·미사일 도발을 빌미로 무장 강화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음. 일본 방위성은 2018년도(2018년 4월~2019년 3월) 방위비 예산 요구액을 5조엔(약 50조원) 이상으로 정했음.
– 방위성이 재무성에 제출하는 방위비 예산 요구액이 5조엔을 넘은 것은 2015년도 이후 4년 연속. 특히 내년도 예산요구액은 2017년도 본예산보다 많은 금액을 책정하며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전함.
– 내년도 방위 예산은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동중국해 진출을 확대하는 중국을 겨냥한 낙도 방위 등에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짐. 일본의 방위비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취임한 2012년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
– 일본의 방위비는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에서 편성돼 왔음. 일각에서는 북한의 위협 증가 등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방위비를 GDP 1%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음.
4. “군은 정부 아래” 미얀마 문민정부-군부 ‘동거’ 시험대
– “군부는 문민정부 아래에 있다. 군 최고사령관은 정부의 국장급에 불과하다”.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문민정부와 군부의 ‘불안한 동거’가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랐음.
– 여당 소속의 유력 정치인이자 최대 도시 양곤 지사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부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발단.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지사인 표 민 테인은 최근 한 행사에 참석해 “민주화한 시대에 민간과 군의 (대립적) 관계라는 건 있을 수 없다. 군은 민간정부 통제하에 있어야 하며 군 최고사령관은 정부의 국장급”이라고 언급.
– 미얀마는 현재 수치가 주도하는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주도해 민간정부가 구성돼 있지만, 반세기 이상 미얀마를 통치해온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헌법으로 보장받는 것은 물론 내무, 국방, 국경경비 등 치안 관련 3개 부서에 대한 관할권을 갖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
– 이런 가운데 NLD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는 양곤 지사의 군부 비하 발언은 파문을 불러옴. 군부는 성명을 통해 표 민 테인 지사의 발언이 부주의하며 대립을 유발하는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정부 측에 즉각적인 조처를 촉구. 수치 자문역실 사무총장이자 대통령실 대변인인 저 타이는 이번 일과 관련해 군부에 답변서를 보내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밝혔음.
– 일각에서는 그동안 여당과 정부가 군부의 존재를 과도하게 의식한다는 비판도 나옴. 특히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10월 경찰초소 습격사건을 빌미로 로힝야족 거주지역에서 군 당국이 저지른 ‘인종청소’ 논란을 감싸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자초.
5. 베트남, 내년부터 부패사범 부정이득 75% 반납하면 사형 면제
– 베트남에서 부패 사범이 부정이득액의 75% 이상을 반납하면 사형을 면할 수 있게 됨.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은 부패나 뇌물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부정이득 환수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종신형으로 낮추는 개정 형법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
– 베트남에서는 5억 동(2천500만 원) 이상을 횡령하거나 3억 동(1천500만 원) 이상의 뇌물을 받으면 최고 사형에 처함. 의회는 2015년 이 형법을 의결했지만, 일부 법조문에서 오류가 발견되자 애초 계획한 2016년 7월 시행을 보류하고 최근 재개정 작업을 함.
– 개정 형법이 시행되면 베트남 정부가 최우선 정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는 부패와의 전쟁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일부 의원이 제기했다고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가 전함.
– 작년 상반기 출범한 현 베트남 국가지도부는 빠른 경제 개방과 성장 과정에서 사회 전반에 부패가 확산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척결하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고 있음. 그러나 베트남상공회의소가 1만37개 기업의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작성한 ‘지방경쟁력지수(PCI) 2016’ 보고서를 보면 기업의 66%가 공무원들에게 ‘비공식 비용’을 줄 필요가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부패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음.
6. ‘불편한’ 中-싱가포르 관계풀릴까…리셴룽 “中 일대일로에 협력”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싱가포르가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내비침. 이에 따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와중에 불편해졌던 양국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올지 주목.
–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셴룽(李顯龍·65) 싱가포르 총리는 최근 싱가포르와 중국 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한 포럼에서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에 더 폭넓게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힘.
– 리 총리는 “일대일로는 중국이 전 세계와의 연대를 강화해 건설적인 방향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길”이라며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역내 국가들과 더 많은 비즈니스를 하면 싱가포르는 이를 활용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함. 리 총리는 그러나 싱가포르가 일대일로 사업에 어떻게 협조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밝히지 않았음.
– 다만, 테오 치 힌(張志賢) 부총리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무역항로인 믈라카해협과 싱가포르 해협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통행이 일대일로 구상 아래 이뤄지는 대규모 투자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 이는 싱가포르가 일대일로 구상의 성공을 위한 상품운송과 교류의 거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약속인 동시에 자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임.
– 리 총리는 지난해 남중국해 분쟁에 관해 중국에 불리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이 나오자 이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남중국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화답. 이에 중국은 관영언론 등을 동원해 싱가포르 총리의 언행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냄. 싱가포르가 일대일로 구상에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악화일로의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
7. “느린 수학자”…여성 첫 필즈상 ‘이란 수학천재’ 마리암 미르자카니 암으로 요절
–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이란 출신의 ‘수학 천재’ 마리암 미르자카니(40)가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유방암으로 요절.
– 1977년 테헤란에서 태어난 그는 17세 때인 1994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이란 여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참가해 42점 만점에 41점을 받아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두각. 1999년 테헤란 샤리프기술대학에서 수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으로 유학, 2004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음. 그는 클레이수학연구소 연구원, 프린스턴대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스탠퍼드대에서 교수를 지내다 4년 전 암이 발병해 투병.
– 미르자카니는 2014년 8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기하학의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모듈라이 공간을 해석한 ‘리만 곡면의 역학·기하학과 모듈라이 공간’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필즈상을 받음. 미르자카니는 수상 뒤 인터뷰에서 “10대에 수학을 공부하면서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내가 재능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개인 안에 내재한 창조성을 발현해줄 자신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
– 그의 이른 죽음에 스탠퍼드 대학은 15일 낸 부고에서 “마리암은 너무 빨리 떠났지만, 그에게 영감을 받아 수학과 과학을 연구하는 수천 명의 여성에게 준 영향은 오랫동안 남을 것”이라고 추모.
– 어린 시절부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수학 천재였음에도 미르자카니는 생전에 자신을 ‘느린 수학자’로 일컬음. 문제를 빨리 풀기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더 어려운 문제에 천착하려 했기 때문. 그는 연구 자세에 대해 “새로운 증명을 하기 위해 특별한 요령이 있는 건 아니다”며 “마치 정글에서 길을 잃었을 때 새로운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지식을 총동원하고 약간의 운이 따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말함.
8. 금기 깨는 이란…신문들 1면에 히잡벗은 여성 수학자 사진
– 저명한 여성 수학자의 요절을 계기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이끄는 이란 사회변화의 단면이 포착. 국영 언론사를 포함한 신문들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이 수학자의 모습을 1면에 게재하며 강압적인 풍속, 사회규범을 거부한 것.
–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신문들은 전날 미국에서 유방암으로 숨진 수학자 마리암 미르자카니(40)의 소식을 머리기사로 앞다퉈 전함. 이중 일부 매체는 미르자카니가 이란 여성의 필수품인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그대로 실었음.
– 미르자카니가 오래전 이란을 떠나 체코 출신 남편과 가정을 이루고 줄곧 해외에서 체류하기는 했지만,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자국 여성 사진을 그대로 지면에 싣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이란은 한때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거나 화려하게 화장한 여성을 길거리에서 체포해 과태료를 물리는 ‘풍속 단속’을 했을 정도로 보수적이었음.
– 그러나 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2013년 집권한 뒤 몇 년 새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음. 로하니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이용 확대, 집회·결사의 자유, 남녀평등의 가치를 강조.
– 이란에서는 미르자카니의 사망을 계기로 또 다른 금기도 도전을 받고 있음. 이날 몇몇 의원들은 외국인과 결혼한 이란 여성들의 자녀가 이란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라고 촉구. 이란에서는 과거 이란 여성과 비(非) 무슬림(이슬람교도) 남성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자녀가 이란을 방문하기가 무척 어려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