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문재인 정부 인사청문회 첫 시련, 정면돌파가 해법
[아시아엔=이상기 발행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에서 임기중 첫 번째 시련을 맞고 있다. 대선 기간 공약한 ‘공직배제 5원칙’이 그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것이다.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보통시민들의 편에 서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 다섯가지를 어기는 공직자와 지도층 인사들을 보며 수없이 이를 깨물고 다짐했을 것이다. ‘내가 되면 저런 사람들은 절대 등용하지 않겠다’고.
그런데, 지금 첫 인사에서 문 대통령은 시험에 빠져들고 있다. 야당은 대통령의 직접 해명·사과를 요구한다. 문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들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야당의 무리한 요구다. 자신들이 나을 게 뭐냐”와 “문재인답게 원칙·상식과 약속을 지키라”고 갈라서 있다. 이들 어느 것도 나름 일리가 있고, 또 달리 해석·이해될 점도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본디의 자리로 돌아가라 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 본래 모습대로 정면돌파하면 된다. 그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뽑은 이유가 뭘까를 생각하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다. 그건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는 대통령’ 아닌가?
그가 풀어갈 방법엔 정치공학도, 장차 닥쳐올 정치적 판도에 대한 계산도 필요없다. 그저 본디 그의 생각대로, 그가 해온대로 밀고 가면 된다. 무소의 뿔처럼.
첫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명하고 해명하시라. 잘못된 대목이 있으며 사과하시라. 그리고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불법·위법행위가 발견되거나 지금껏 당사자들의 해명에 거짓이 발견되면 즉시 교체하시라. 대통령의 해명과 문제 있는 후보에 대한 교체는 이를수록 좋다.
둘째, 앞으로 내세울 공직 후보의 경우 특히 교육부·국방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해서는 더욱 높은 잣대로 사전 검증해주시라. 이들 장관은 업무능력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 요구된다. 국가의 미래를 준비해주는 각급학교 선생님들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는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다.
전쟁이란 가장 불합리한 상황에 대비해 ‘신성함’(神聖)이란 명예를 부여해 국방의무를 지우는 한국에서 그 집단의 최고 수뇌는 어느 자리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공정거래를 총괄하는 공정위 위원장 후보자가 대기업으로부터 부당한 특혜나 대우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으면 이는 부적격 사유가 될 수 있다. 연간 카드사용금액이 0원이라는 김상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사실대로 밝히기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스스로는 물론 새정부 구성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더욱 빛날 것이다.
셋째,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에 대해 다시 살펴보시라. 그리고 몇 개로 나눠 △꼭 해야 하며 실현 가능한 것 △꼭 해야 하지만 실현이 쉽지 않은 것 △(지금 돌아보니) 우선순위가 약간 밀리지만 실현이 가능한 것 △우선순위도 밀리고 실현도 쉽지 않은 것 등으로 재분류하길 바란다. 그것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국민들께 알리고 설명하시라. 이 또한 이를수록 좋다. 박근혜 정부의 불통·불신·농단을 겪은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진심어린 정책수정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넷째, 최근 위장전입 등과 관련해 복병을 만난 것은 되레 문대통령에겐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반복하지 않을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양정철·이호철 등 최측근을 외국으로 떠나보냈다. 문 대통령은 자신과 함께 할 참모들에게 희생을 요구할 도덕적 권위를 갖고 있다.
끝으로 문재인 내각에 들어갈 사람들은 시민과 야당이 밝혀내기 전에 스스로 허물을 고백하며 죽기살기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겠다는 각오로 임해주길 바란다. “이게 나라냐?”는 함성을 벌써 잊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