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숙의 시와 그림] ‘엽서’를 쓰다, 태백 가는 새벽 열차 안에서
[아시아엔=최명숙 시인, ‘보리수아래’ 회장]?새해 맞아 일주일째다. 올해는 보고싶은 이에게 엽서를 써야겠다.
엽 ? 서
태백 가는 새벽 열차 안에서
그림엽서를 쓰는 한 사람이? 보았다
눈 오는 창밖을 언뜻 언뜻 내다보는
그의 눈에서도 눈이 내렸다
어둠의 언저리에서부터
시작된 눈은
엽서 속으로 들어가 그칠 줄 모르고
내 읽던 시집 위에도 쌓여갔다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상행선 기차와 교차하는
정지신호가 깜박이는 사이
간이역 빨간 우체통에 엽서를 넣고
\찻잔을 싸안은 남자의 두 손에
따듯한 그리움이 고여 있었다.
기차 지날 시간에 번개처럼 선 난상의 시골장과
눈 장난하는 젊은 연인
성에 낀 창문에 매달려 오버랩 될 눈 덮인 마을
길이 없어 모든 게 길이었던 스무 살의 초상
세월이 갈수록 가슴 촉촉해질 수첩 속 메모들
눈 오는 간이역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댄 애뚯함으로
엽서 한 장 띄웠던 날이 있었다,
태백 가는 중앙선 열차에서
엽서 쓰는 낮선 그를 보며
글자마다? 떠오르는 이름에게
축복 쓴ㄷ다의? 엽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