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숙의 시와 사진] 파장···인생길 아무리 어려워도 끝은 있으니
지게꾼 서넛이 깡통 화롯불에 남은 장작을? 던져 넣는다.
막 버스가 걱정되는 촌노파는 찌끄레기만 남은 좌판을 걷고
지게꾼 김 씨는 국밥집앞 커피자판기에서
흙 묻은 삼백 원짜리 온기를 산다
각설이 타령으로 한판 놀던 엿장수는
파장의 그림자와 빈 주머니가 추워
낯빛이 파랗다
도시에서 와 기웃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디서 왔든 관심은 없다
장터의 뜨내기인 그네들이 풀고 갈
파장의 떨이의 가치가 있을 뿐이다.
촌노파는 손가락으로 엉킨 머리를 쓸어올리더니
곱은 손으로 구겨진 돈을 펴넣는다. .
“큰 자슥은 서울 서초동 법원에 다니고 딸은 마포에서 고깃집 허요..고생 말고 올라오라는데 올라가면 뭐한다요
사는 것 그까이꺼 고생스러워 보여도? 내 수족 움직여 사는 것이 조채” 라고 한다.
남은 물건이 떨이해서 얼마냐고 물은 것뿐인데
영감 손 잡고, 사는 것, 고맙지, 고마운 일이지 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