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리스’, 팝 ‘피지컬’의 올리비아 뉴튼 존과 ‘유방암’
“CNN Breaking News: Singer and Actress Olivia Newton-John dead at age 73.”
CNN 방송은 뉴스 속보로 가수 겸 여배우 올리비아 뉴튼 존이 향년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8월 8일 남편 존 이스터링은 “올리비아가 오늘 아침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뉴튼 존은 1970-80년대 ‘만인의 연인’으로 통한 슈퍼스타였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으며, 2000년과 2016년 두 번 내한했다. 2016년 5월 1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뉴튼 존은 마치 영화 <그리스>(Grease)의 ‘샌디’가 돌아온 듯 공연했다. 뉴튼 존은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후배들에게 “스스로 네 자신이 돼라”(Be Yourself)고 조언했다.
호주 빅토리아주(州) 정부는 올리비아 뉴튼 존의 영결식을 주 정부 차원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형식도 단순 영결식이 아닌 콘서트처럼 진행될 전망이다. 콘서트 형식으로 열릴 경우 그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가수들도 상당수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영국 출신 뉴튼 존이 가족과 어린 시절 호주 멜버른으로 이주해와 아동·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호주인들은 ‘우리나라가 배출한 월드스타’로 각별하게 아꼈다.
뉴튼 존은 1992년 아버지를 암으로 여의고 장례를 치르던 시점에 자신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오랜 투병 끝에 건강을 회복하고 1998년 활동을 재개했으나 2013년 교통사고를 계기로 암이 어깨로 전이된 사실을 알게 됐고, 2017년에는 다시 척추암 진단을 받는 등 긴 투병생활이 이어졌다.
그는 암과 투병하면서도 암 연구 후원과 환경보호 운동 등을 활발히 펼치며 사회운동가로 변신했다. 뉴튼 존은 자선단체 ‘올리비아 뉴튼 존 파운데이션’을 결성하여 수백만 달러의 연구기금을 조성해 어린 시절 성장한 호주 멜버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암 센터(Olivia Newton-John Cancer Research Institute)를 2008년 설립됐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2020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데임(Dame·남성 기사 작위와 동급) 작위를 수여했다.
뉴튼 존은 암 연구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이벤트 ‘올리비아 뉴튼 존과 함께하는 걷기 행사’를 매년 주최해왔다. 뉴튼 존은 암 환자들에게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와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퀴즈쇼 ‘제퍼디’(Jeopardy) 진행자 알렉스 트레백에게 “유머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며 “당신은 뛰어난 유머 감각을 소지하고 있어 반드시 암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튼 존 별세에 즈음하여 유족들은 “꽃을 보내고 싶으면 암 연구 기금을 기부해달라”고 부탁했다. 1978년 영화 <그리스>(Grease)에 이어 1983년 <환상의 듀엣>까지 공동 출연하며 뉴튼 존과 당대 최강 스타 커플을 이뤘던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는 “당신은 우리 모두의 삶을 훨씬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언젠가 다시 만나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뉴튼 존은 1948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나 여섯살 때 가족과 호주로 이주했다. 호주 오디션 프로 입상을 계기로 17세 때인 1965년 영국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71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Bob Dylan)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이프 낫 포 유’(If Not For You)를 히트시키며 팝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뉴튼 존은 청순한 외모와 고운 음색에 힘 있는 가창력까지 갖추어 포크, 발라드, 댄스곡을 오가며 히트곡을 쏟아냈다. 그래미상에서도 1974년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컨트리 부문 가창상을 받는 등 4번 트로피를 수상했다. 대중성이 강한 그의 노래는 우리나라 라디오 방송과 음악다방 등에서 단골 신청곡이 됐다.
뉴튼 존은 1978년 존 트라볼타와 함께 출연한 영화 <그리스>의 대성공으로 세계적 아이돌로 우뚝 섰다. <그리스>는 지금도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연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마이클 잭슨을 앞세운 댄스 음악 열풍에 주춤했던 뉴튼 존은 1981년 ‘피지컬’(Physical)의 메가톤급 히트로 팝의 여왕으로 재기했다. 빌보드 차트 10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 노래가 에어로빅 교실에서 교과서처럼 흘러 나왔다.
뉴튼 존은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면서도 음악을 놓지 않았다. 쉰두 살이던 2000년에는 호주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스타디움 무대에 올라 축하곡을 불렀다. 지난해에는 폴 앵카의 왕년 히트곡 ‘그대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요’(Put Your Head on My Shoulder)를 듀엣으로 리메이크했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 엄마 젖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장면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매년 8월 1-7일은 유니세프(UNICEF)와 세계모유수유연맹(WABA)이 1992년 제정한 ‘세계 모유수유 주간’(World Breastfeeding Week)이다. 우리나라 모유 수유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모유 수유를 한 경우, 폐경 전 유방암 발생이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방암(breast cancer)이란 유방에 발생한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腫塊, 종양)를 의미한다. 유방조직은 유선과 유선조직을 지지하는 지방, 결체조직, 림프관 등으로 이루어진다. 유방암은 유방 내에 발생한 종양이 유방 밖으로 퍼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악성종양(malignant tumor)으로 보통 유관(젖줄)과 유소엽(젖샘)의 상피 세포에 생긴다.
척추암(spinal cancer)은 척추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유방암은 척추로의 전이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척추에 악성종양이 생긴 환자는 크게 다른 신체기관에서 발생해 척추로 전이된 ‘전이성 암’과 척추에서 처음 시작된 ‘원발성 암’으로 나뉜다. 원발성 암은 매우 드물어서, 척추암 환자 90% 이상은 전이성 암이다. 척추는 목뼈부터 꼬리뼈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몸 가운데 깊숙이 위치해 있다.
장영희(1952~2009년)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었다. 그러나 역경을 딛고 서울대(학사)와 서강대(석사)를 거쳐 1985년 뉴욕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번역가와 수필가로도 활동하였다. 2001년 유방암, 2004년 척추암을 이겨낸 뒤 다시 강단에 섰다가 2008년 간암으로 전이되어 투병하였으나 2009년에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