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2세 여왕 이후 바뀌는 것들
화폐·국가···일부 영연방국가 헌법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존안이 10펜스에 담겨 있다. 영국 화폐는 5파운드부터 지폐로 돼있으며, 1파운드와 2파운드는 동전이다.
영국에서 국왕이 교체되면 조폐국이 발행하는 동전도 바뀐다. 왕위에 오른 찰스 3세는 어머니와 반대로 왼쪽을 바라볼 거다. NYT가 영국 왕실 웹사이트를 인용해 그렇게 보도했다. 세계적 권위지라고 꼭 오보를 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겠지만…
엘리자베스 얼굴은 즉위 다음 해(1953년)부터 새겨졌다. 조폐국이 새긴 동전 윗면에서 여왕은 오른쪽만 바라본다. 전임 국왕과 반대쪽을 보는 오랜 전통에 따른 것이다.
찰스 2세(1660∼1685년 재위) 이후 반대로 동전을 새겼다. 예외가 딱 한번 있었다. 에드워드 8세(1936년 1~12월)는 전임 국왕대로 왼쪽을 고수했다.
왼손잡이였을까? 아무튼 그의 취향은 왼편 쪽이라고 한다.
“전임자와 달리하는 게 오히려 실용적이다.”(킹스칼리지 교수)
영국 조폐국은 새 화폐에 대한 공식 방침을 밝히길 꺼렸다. 지폐 중 여왕 얼굴이 그려진 건 800억 파운드(127조원) 규모에 이른다.
교체 기간은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조폐국은 “애도기간에는 평소처럼 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여왕 얼굴은 캐나다 20달러 지폐, 뉴질랜드 동전에도 나온다. 카리브해 중앙은행 발행의 모든 동전과 지폐뿐 아니라 영연방 국가들의 지폐에도 엘리자베스는 등장한다.
그를 새긴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국가들도 말을 아꼈다. 지폐나 동전 등 화폐뿐 아니다. 찰스 3세의 즉위로 왕실 깃발인 ‘로열 스탠더드(왕기)’부터 국가(國歌)까지 다양한 변화가 이어진다.
우선 국가인 ‘갓 세이브 더 퀸(God save the Queen-하느님, 여왕 폐하를 지켜 주소서)’는 ‘갓 세이브 더 킹(King)’으로 바뀐다.
당초 ‘갓 세이브 더 킹 조지’로 불리다, 조지는 빠지고 킹만 부르다, 엘리자베스 즉위 후 ‘퀸(여왕폐하)’으로 바뀌었다. 윌리엄 왕자와 조지 왕세손 모두 남자니, 가사는 ‘킹’으로 유지된다.
로열 스탠더드에는 엘리자베스의 약자 ‘EIIR(Elizabeth II Regina)’가 적혀져 있다. 소방서 경찰서 등 관공서에 휘날리는 깃발들도 교체될 수밖에 없다.
반면 여왕의 이니셜 ER이 새겨진 우체통은 교체되지 않을 거라 한다. 조지 6세 이니셜 GR의 우체통들은 70년이 지났는데도 사용된다. 우체국은 향후 발행할 우표에는 찰스 3세의 얼굴을 새길 예정이다.
왕실업체 인증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는 이미 발급만 600여 곳. 발급 주체인 여왕의 서거로 자격이 상실될 거다. 영연방의 일부 국가들에는 헌법에 여왕의 명칭이 들어 있다. 그래서 헌법을 고쳐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한 국가들도 있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는 헌법에 새국왕의 자동 승계를 규정,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