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여왕 ‘스코틀랜드 독립’ 신중 당부·메이 장관 ‘제2의 대처’ 될까?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영국에서 26년 만에 ‘제2의 대처’가 나오게 되었다. 영국인은 대처를 거의 파국에 처한 영국을 구한 ‘구국의 정치인’으로 칭송하며 2차세계대전을 지도한 처칠보다 위로 보는 사람도 있다. 유럽연합(EU) 탈퇴같은 막중한 문제를 의회의 차분한 논의보다도 국민투표라는 영국에 낯선 방법에 묻고자 했던 캐머런 수상이나, 선동적으로 브렉시트를 이끌었던 존슨 런던 시장이나, 존슨과 같은 진영에 섰다가 브렉시트가 통과되자 존슨은 준비되지 않았다고 등을 돌린 고브 법무장관이나 모두 무책임하기는 매한가지다.
이들 영국 엘리트가 국민의 이름으로 EU 관료제에 대해 양보를 이끌어내고자 했던 꼼수는 없었던가? 작은 정부를 지지했던 대처는 브뤼셀의 EU집행부(Commission)나 스트라스부르의 EU의회(Parliament)의 다국적 관료에 대해서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영국 엘리트의 유럽에 대한 일반적 정서를 대변했다고 볼 수도 있다.
테레사 메이 내무부 장관은 이들과 달리 EU 잔류를 분명히 하였다. 미답의 길을 가고자하는 지금 메이에 가장 필요한 것은 탁월한 통찰력이다. 대처는 영국병을 정확히 보고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고 용기를 가지고 밀어붙였다. 대처리즘은 간명하다. 정부와 사회가 개인을 돌보아 주는데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의욕과 창의를 가지고 자기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시민에 바탕을 둔, 자유와 시장경제, 작은 정부다. 포용과 용기는 국민을 하나의 목표로 이끄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치력이다.
메이는 대처와 같이 ‘하나의 유럽’이라는 EU의 목표 즉 일종의 세계화에 담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를 명료하게 제시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영국이 그대로 따르기는 어려운 일이다. 실업자도 문제려니와 정체성 문제에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EU가 태동하던 시기와 달리 많은 동유럽 국가들이 포함되고, 유럽 밖에서 무슬림이 몰려오며 터키까지 문을 두드리는 상황은 1957년 드골과 아데나워가 EEC를 만들 때, 또는 1993년 EU가 출범하던 당초에는 없었던 새로운 상황이다.
미국의 힐러리도 대통령에 접근한 것 같은데 독일의 메르켈, 한국의 박근혜에 이어 메이 수상이 실현된다면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 인도의 인디라 간디에 이어 세계에 많은 여성 지도자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FBI가 힐러리의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사용문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트럼프는 사법정의가 붕괴되었다고 선동한다. 그러나 워터게이트로 닉슨 대통령을 물러나게 만들었고 르윈스키로 클린턴을 닥달하였던 엄중한 미국의 사법 정의를 비난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트럼프는 무책임한 데마고그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스코틀랜드에 가서 분리독립 움직임에 대해 신중해야 된다고 주문했다. 정치에 간여하지 않는 여왕으로서는 드문 일이다. 내각이 여왕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60년 넘게 재위에 있으면서 온갖 일을 다 겪은, ‘제1의 시민’으로서 고언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은 영국만이 아니라 유럽에 다함께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