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수장 반기문과 정치 9단 김종필 면담 득실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대북 관계를 둘러싼 우간다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당초 우간다의 ‘대북협력 중단선언’은 박 대통령과 무사베니 우간다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청와대 발표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간다 외교부는 “한국의 과잉선전”이라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가 청와대가 반박하자 다시 입장을 바꾸는 촌극을 빚었다.

박 대통령이 이 나라를 떠난 이후 우간다 외교부는 또다시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이는 우간다 내부의 이른바 ‘친북인사’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후 경과가 어떻게 된 것인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후진국 우간다 정부 내에서 부처간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중요 외교사안이 발표되었다가 허둥대는 것이다. 우리 청와대도 조급한 점이 있다.

우간다 정부의 이런 허둥댐은 남의 일만이 아니다. 우리 외무부도 대미외교에서 파행에 가까운 소동을 빚은 적이 있다. 2001년 한·러정상회담에서 한국이 ABM조약에 찬성한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이는 미국의 NMD에 반대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1972년 체결된 ABM조약은 모스크바와 바쿠, 워싱턴과 전략사령부에 대한 미사일 방어로 제한했는데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려는 NMD는 이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동맹국 한국이 미국의 주요 안보정책에 정면 도전하는 것으로 비쳐진 이 사태에 미국은 격분했다.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아는 김대중 대통령은 사태의 시말을 파악한 후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을 경질하여 사실상 진사했다. 반기문 차관은 보좌를 잘못한 데 책임을 지고 차관직을 사퇴했다. 외교부 실무자, 국실장이나 장차관이 군축의 역사와 구조를 알았더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북한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의 중국 방문에 대해 외교부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망하였다. 이것도 안 해도 좋을 불필요한 논평이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기여를 요구하고 있으면서 중국과 북한의 접촉에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건방진 소리인가? 김정은을 만나기 어려운 시진핑의 입장에서 리수용의 접견은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외교부 전망은 비외교적인 것이었다. 반기문의 막료 중에 적잖은 외교부 출신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외교도 신뢰하기 어려운 점이 보이는데 여타 부문은 말할 것도 없어 걱정이다.

차기 대통령은 여야, 지역, 세대를 넘나들며 인재를 널리 구해야 한다. 인사에 실패한 박근혜 대통령이 반면교사가 되어야 한다. 관료는 정권을 가리지 않고 충성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근무했든, 노무현 정부에서 근무했든 가릴 필요가 없다. 야당이 반기문은 우리가 발탁한 인사라고 하는 것도 어이가 없다. 반면 이것은 반기문이 널리 여야와 통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충청출신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유엔에서 다양한 국가, 다양한 연령층 분야의 전문가와 같이 일해 본 것도 쉽지 않은 경험이다.

현재 대통령으로서 가장 시급한 것은 구조조정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가 되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탁월한 통찰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시키는 일이나 하는 관료에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반기문의 나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륜이 영글었다는 것이다. 5.16을 기획하고 한일회담을 성사시킨 정치 10단, 충청의 맹주 JP가 후원할 것이 아닌가.

입신의 경지에 있는 김종필이 공순(恭順)한 반기문 옆에 있다. 어디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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