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의 프로모션 이야기⑦] 인디언 기우제처럼 끈기 없는 기업은 ‘백전백패’
[아시아엔=이원섭 마컴 빅데이터 큐레이터] 우리회사 홍보효과는 언제쯤 나올까? 필자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예산이 큰 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적어도 1년 이상은 꾸준히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7~8년전부터 중소기업들로 고객이 바뀌면서 이전에 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느꼈고 가끔은 좌절감도 맛보았다.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으로 고객층을 바꾼 까닭에 이런 아픔은 겪어야 할 산고라고 생각한다.
첫번째로 느낀 산고는 “5%도 못 해!”였다. 중소기업은 마컴을 위한 전문인력이나 조직, 예산을 갖기가 매우 어렵다. 개발이나 영업조직은 갖추면서 가장 중요한 자기 상품을 구매해주는 소비자나 시장에 대한 개념은 대단히 무지하다. 그래서 이 역할을 대신해 주면서 회사는 5% 정도만 하면 되고 나머지 95%를 필자가 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이 5%도 못해 중도 포기하는 기업을 많이 보았다. 지금은 내가 99%를 다해 드리고 나머지 1%를 하라고 해서 유지가 된다. 사실 비전문가가 1%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님을 경험을 통해 알았다.
두번째는 정말 심각한 사항인데 “1년을 못 참는다”는 것이다. 물론 백분 이해는 간다. 아웃소싱에 대한 고급 인건비용을 지불한다는 발상 자체가 대단한 것이지만 이왕 시작했으면 늙은 호박이라도 찌르는 심정으로 해야 하는데 찌를 수 있는 칼을 찾기도 전에 초심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비용 타령 하면서 아니함만 못한 시작을 하다가 중도에 그만둔다. 심지어는 1년 계약서를 작성하고도 서너달 하고 중도에 아무렇지도 않게 일방 중단한다.
필자가 중소기업을 위한 마컴을 결심한 것은 SNS의 등장으로 개인미디어 시대, 소셜미디어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었다. 과거 매스미디어 시대가 중심이었던 마컴환경에서는 중소기업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던 마컴이다. 엄청난 비용의 광고는 물론이고 언론홍보도 보도자료조차 작성할 수 없어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로지 시장에는 없는, 최초의 상품을 개발하는 데 온 신경을 썼고 그래서 실제로 성공한 중소기업들도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시장에서 경쟁자들과 상품의 기술적 차별화는 힘들어지고 우리의 기술이나 상대의 기술 차이가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미미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기술이나 디자인이 거의 대등한 수준에서 이제는 마컴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다.
작년에 필자는 잠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알 수 있는 위원회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협회나 정부에서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분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술지원이나 우수 인력 그리고 자금 등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작년엔 달랐다. 우선적으로 지원을 원하는 부분이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이었다.
이전에도 정부나 협회 등에서 마케팅부분의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해주었던 것들이 홈페이지를 만든다거나, 인쇄 홍보물을 만들어 주거나, 홍보 영상물 만드는 것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제 이런 지원은 효과가 없다. 전혀 없지는 않지만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 개인미디어나 소셜미디어 시대의 마컴에는 구시대 유물이 되어 간다.
세상이 바뀌어 중소기업도 대기업 못지않은 마컴을 할 수 있다. 싸고, 쉽고, 빠르게 해주는 것이 바로 소셜미디어 마컴이다. 과거 대기업처럼 엄청난 마컴 비용이 없어도 되고, 전문조직과 인력이 없이도 꾸준한 인내심을 가지고 하면 된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조직과 인력이 없어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즉시 결과 수치를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들로 인해 요즘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노력과 시간만 있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런 효과에만 집착하고 그 이면에 투자가 되어야 하는 노력과 시간은 간과하고 중도에 포기한다. 소셜미디어 마컴을 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있다. 먼저 시장과 소비자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장기적 노력이 필수요소다. 소셜미디어는 홍보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장이기 때문이다. 얕은 홍보를 위한 홍보는 소비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노이즈가 될 뿐이다. 우리의 진심과 노력을 우리 마음처럼 상대가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와 믿음을 주어야 하는데 단 기간에 이런 신뢰형성은 되지 않는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싸고 쉬운 대신에 꾸준함과 정기적이라는 조건을 필요하다.
다음으로 소비자를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즉 마음을 사로잡는 양질의 콘텐츠와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보의 홍수,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소셜미디어 마컴의 핵심은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과거에 기술개발과 디자인에 온 힘을 기울였듯 그 노력을 이제 마컴, 콘텐츠 차별화에 쏟아부어야 한다. 이런 차별화 콘텐츠와 스토리를 개발해 정기적으로 꾸준하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때 감동하고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
아래는 어느 기업의 홍보효과 측정기준이다.
1. 노출된 기사는 표준 광고단가표를 측정기준으로 삼는다.
2. 기사의 크기에 대한 가중치로 기사의 가로와 세로의 길이를 cm단위로 재 곱한 다음 3.4로 나눈 값을 사용한다.
3. 사진게재 여부에 따른 가중치를 사진없음은 1, 흑백사진은 1.7, 컬러사진은 2로 산정한다.
4. 자기 회사의 비중과 관련한 가중치는 단독기사 3, 2~3개의 타기업 공동기사 2, 그 이상인 경우는 1로 한다.
5. 기사의 크기, 사진게재 가중치, 기사 비중에 따른 가중치, 게재면 가중치를 광고단가표의 값과 곱하여 광고단가를 환산한다.
나름 매우 과학적인 수치처럼 보여지고 실제로 최근에도 “OO를 했더니 수억원대의 효과가 있었다”라고 보도되는 것이 바로 이런 기준에서 나온 효과측정법이다. 중소기업들은 이런 기준조차 없다. 그냥 CEO의 느낌이나 감으로 효과가 있다, 없다를 판단한다. 주위 지인들의 반응으로, 비전문가들의 쉽게 쏟아내는 말 한마디에 어리석은 결정을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마컴은 기존 고객들에게는 더 깊은 로열티를 주고, 모르는 신규 고객들에게는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가 얼마나 잘 전달이 되었느냐를 알려주는 것이다. 마컴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거나 상품 판매 또는 고객 확장을 목표로 한다. 하긴 이것도 측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필자가 기업에 있을 때 매출이 늘었거나 고객이 늘어났을 때 이 요인이 마컴 활동의 결과냐, 아니면 영업사원들의 활동 결과냐를 놓고 갑론을박한 적이 많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컴은 상대적으로 이런 면에서는 매우 명확한 편이다. 예를 들어 할인판매라든가 할인 쿠폰 등의 요인은 즉시 측정이 가능하고 또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얼마든지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소셜미디어 마컴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세가지가 있다. ‘진정성’, ‘정기성’, ‘지속성’이다. 진정성은 내 이득을 위해 소비자를 이용하지 말고 소비자의 시각에서 필요하고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건강식품 판매회사는 소비자의 건강을 위하는 마음으로, IT 회사면 사용하는 기업들의 성장을 위하여 등등 우리 소비자들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 무조건 내 상품을 팔겠다는 조급한 생각으로 접근하면 스팸이나 더 나쁜 쓰레기 취급받기 십상이다.
정기성은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하라는 것이다. 시간 날 때 하고, 하고 싶을 때 하는 천방지축형 마컴은 쉽게 잊혀지고 각인되어지지 않는다. 매주 한 건, 한 달에 한 건 등 많고 적음을 떠나 정기적인 관계유지가 중요하다. 우리의 콘텐츠가 기다려지고 또 필요할 때 데이터베이스처럼 찾아보는 그런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 가운데 긴 호흡으로 하는 장기적인 플랜, 즉 지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관건이다. 기업이나 기타 조직의 마컴 담당자들은 우리와 타깃 소비자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정기적 관점의 ‘관계 형성자’가 되어야 한다. 관계 중에서도 우리와의 우호적인 경험들을 잘 찾아내 그 경험치를 관리하는 우호경험 관계형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디지털세상에서 각광받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요소에 이 세가지가 다 들어 있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이나 가입자들에게 편하게 올 수 있는 마당을 아무 조건없이 만들어 주고 내가 만든 마당이니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가입자들이 알아서 조직도 만들고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아야 한다.
마컴 담당자들은 이 놀이터에 들어가서 내가, 우리 기업이 주체라는 생각을 빨리 버리고 그들과 같이 어울리는 한 일원의 자격으로 우리 기업의 콘텐츠나 스토리를 만들어 주면 끝이다. 재미있고 유익한 메시지를 같은 가입 회원의 일부로서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우수회원이 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렇게 공동체라는 인식이 생기고 어울리게 되면 상대들은 어떤 메시지를 제공하더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참여나 지원도 늘어나게 된다.
우리의 타깃들이 활동하는 카페를 찾아가 가입해 활동도 하고 또 필요하다면 우리 상품과 관련한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적극적인 행동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이렇게 꾸준하고 적극적으로 해나갈 때 마컴은 성공할 수 있다. 마컴의 성공 변곡점은 어느 순간 급상승을 이루기 때문에 그 급상승의 포인트를 신도 알 수 없다는 답답함은 있지만 지속적인 활동이 없으면 그 포인트는 영원히 생길 수 없다.
최근 <곡성>이라는 영화가 히트하면서 전남 곡성군의 장미축제도 예년에 비해 성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아래 광고는 곡성의 장미축제 광고인데 올해로 여섯번째 맞는다고 한다. 필자는 곡성군에 장미축제가 있는 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영화 <곡성>의 히트와 연결이 되지 않았다면 예전처럼 봐도 관심없이 지나갔을 거다. 곡성은 장미축제 홍보를 몇해 동안 해왔다. 그러다 보니 올해 이렇게 우연히 연결되어 각광받게 된 것이다. 즉 급상승의 변곡점에 도달한 것이다. 만약 5회까지 해보아도 별 효과가 없었다고 하여 올해 포기했거나 또 다른 방향으로 나갔다면 지금의 포인트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 회사는 언제 홍보효과를 보나요?”에 대한 우답같지만 꾸준히 하면 마침내 성공은 당신 곁에 와 있다. 우리만이 아니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대기업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예산, 조직, 인력을 갖춘 대기업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중소기업은 그 기다림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한다. 이제 이 기다림을 위한 우리만의 작은 효과 측정법을 만들어 꾸준한 호흡을 할 수 있는 자세로 가야 한다.
필자가 올해 7년째 마컴을 하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정기적으로 꾸준히 진심으로 일관되게 마컴 활동을 하며 고객들의 신뢰를 쌓았다. “OO사는 믿을 수 있어. 이 회사는 진정성을 가지고 우리를 대해” 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이 잘났다고 보여주는 콘텐츠나 스토리가 아니라 고객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매월, 매주 꾸준히 제공한 결과다. 우리 상품을 누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고 어떻게 효과를 얻고 있는지를 꾸준히 보여주면서 지속적으로 기술개발과 함께 고객이 기대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을 해나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이 회사가 머잖아 성공의 급상승 변곡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전산에 이런 말이 있다. ‘GIGO-Garbage in, garbage out’ 즉 완전치 못한 프로그램을 입력하면 완전치 못한 결과가 나온다는 말이다. 쓰레기가 들어갔는데 어떻게 보물이 나올 수가 있겠냐는 말이다. 쓰레기가 투입되면 쓰레기가 생성될 뿐이다.
우리가 좋은 Output이나 Outcome을 원한다면 보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을 투입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시간이다. 너무 급하게 많이 투입하면 타버리고 반대로 너무 작게 투입되면 덜 익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진리다. 고객과의 진심, 믿음, 신뢰 형성이 보물을 얻을 수 있는 투입 요소다. “우리 홍보효과 언제 나오나?” 조바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보물같은 인풋을 하고 때를 기다리는 자세를 가지라는 말이다. 혹자는 단 시간에, 혹자는 조금 더 길게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인디언 기우제처럼 비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레인메이커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세상 하루 아침에 되는 거 없다, 세상 공짜는 없다.” 바로 이 격언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