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Story] 알프스 ‘에비앙’ 대신 코카서스 ‘보르조미’를 찾는 이유
200년전 나폴레옹 시대부터 명품 음료로 꼽혀···천연탄산수 약리 기능도 입증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9월 중순 조지아의 보르조미(Borjomi) 생수에 대해 처음 얘기 들었을 때만 해도 ‘잘 해야 에비앙 정도 아닐까?’ 했다. 며칠 뒤 안형철 ANK대표가 아시아엔 사무실로 직접 들고 온 보르조미 생수를 마시는 순간, 기자는 40여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야 했다.
기자가 유년·청소년 시절 일상적으로 마시던 서울 강동구 둔촌동 약수터에서 나오던 바로 ‘삼선약수’의 바로 그맛 아닌가? 탄산과 미네랄을 다량 함유해 고무 병마개가 “펑, 펑” 하고 터져 나가던, 그 약수 그대로다. 마시면 위장·간장에 좋고, 피부병에 잘 들어 서울 도심지 사람들이 여름이면 필자 집에 방을 빌려 휴양을 오고, 동네 형들은 2리터 유리병에 담아 4대문 안으로 새벽마다 배달을 했던 그 물이다.
일제시대인 1938년 처음 발견돼 1980년 폐쇄때까지 그 짙은 물맛은 ‘둔촌동 약수터’의 자랑 아닌 자랑이었다. 조지아의 보르조미 생수는 내 고향 그 삼선약수의 환생이나 다름없다.
천연미네랄 광천 탄산수인 보르조미는 구 소련 당시 3대 상품의 하나로 꼽혔다고 한다. 보르조미 생수는 1000년 전부터 이미 음용수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물론 그 이전에는 기원 후 1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목욕탕에서는 이 물을 목욕 용수로도 사용했다고 밝혀졌다. ‘삼선약수’처럼 탄산수인 까닭에 피부질환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는 기록이 많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당시 척탄병 부대장인 포포프 대령의 심한 피부병이 치유된 사실도 발견된다. 1841년 코카서스 총독은 원인 모를 병으로 죽음 직전에 이른 딸이 보르조미 생수를 마시게 했고, 얼마 뒤 딸의 병이 말끔히 치유되자 총독은 기쁜 나머지 보르조미 우물에 딸 이름을 붙였다. ‘예카티리니스키’ 일화는 현지에서 지금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그 뒤 1853년 그곳에 병 주입공장이 최초로 설립되면서 보르조미의 명성이 시작되었다. 로마노프 왕조는 이곳에 별장을 두었다. 이곳은 그로부터 질병 치유 휴양지의 대명사로 불렸다. 차이코프스키도 만년에 이곳 보르조미에서 요양했다.
보르조미는 코카서스 산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보르조미 생수는 코카서스산맥과 잇닿아 있는 아드자르-이메레틴산맥의 해발 760~920m의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환경에서 용출돼 나온다. 보르조미는 수원지에서 아무런 인공의 가감 없이 본래 탄산수 그대로 병에 담아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중탄산염 생수인 보르조미는 탄산소다와 미네랄 성분을 동시에 함유하고 있다.
보르조미의 신체 정화기능은 이미 유럽연합 산하 연구소 등 여러 기관을 통해 입증됐다고 한다. 장기간 음용하면 체내 독성이 배출돼 PH수치가 균형을 이루고 신진대사가 원활해 지는 것이다. 특히 보르조미에 함유된 나트륨, 유황 등의 성분은 인슐린 합성을 자극해 당뇨에 효과적이며 췌장 기능을 촉진시킨다는 임상결과도 있다. 장염·대장염·설사·변비·식중독 등 만성 장기능 질환과 바이러스성 간염, 지방간 등의 간 기능 회복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2010년 조지아 수도 트리빌시에서 ‘실용과학 글로벌 컨퍼런스’가 열렸다. 보르조미의 12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의약학적 식음료 적합성을 검증하기 위해 보르조미를 생산·판매하는 ‘IDS Borjomi Georgia 회사’와 트빌리시 의과대학이 주관한 국제회의였다.
‘보르조미 천연탄산수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당시 컨퍼런스는 그동안 극히 ‘일부의 문헌’과 ‘다수의 구전’으로 전해져 오던 보르조미의 역사를 입증해냈다. 보르조미 생수의 의학적 효능과 역사적 사실들이 다양한 연구 발표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보르조미의 공식 역사는 1890년 보르조미 출하공장 준공으로 거슬러 오른다. 그해 보르조미 천연미네랄워터파크 내에 보르조미 공장이 최초로 들어선 데 이어 1953년 근대식 설비를 갖춘 제1 생산공장과 1969년 제2 생산공장이 잇따라 준공된다. 그 뒤 30년 가까이 지난 1997년 제1, 2 공장이 현대식으로 개조됐다. 2004년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보르조미는 제2의 도약을 맞는다. 유럽형 최신 생산설비와 물류창고가 새로 완공된 것이다. 2005년 연간 2억병 생산에 도달한 보르조미는 국제인증기관인 ‘Bureau Veritas’의 ISO 22000을 획득했다. 2007년의 일이다.
보르조미 생수는 중앙아시아의 경우 약국에서도 판매된다. 음료수의 효능과 제품의 신뢰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르조미는 과거 볼가자동차, 아에로플로트항공사와 더불어 3대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구 소련 해체 이후 조지아의 국가브랜드로 자리잡은 보르조미와 관련해 이런 말까지 생겼다고 한다. “보르조미는 조지아, 조지아는 보르조미다.”
보르조미 탄산수는 천연 그대로의 탄산수다. 일반 정제수에 탄산을 넣은 ‘인공탄산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19세기 초 병입 공장을 준공, 판매하며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보르조미는 유럽, 아시아, 미주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탄산수의 생산설비는 ISO22000의 까다로운 기준을 완벽하게 지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의 규정과 수입·검사 과정을 문제없이 통과했고 국내 유통채널에서 조만간 판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