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전력기술에 사물인터넷·빅데이터 융합해 미래에너지 사업 이끈다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효성은 오랜 기간 쌓아온 글로벌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에 증가하는 전력품질 안정화 수요에 맞추어 스태콤(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HVDC(초고압 직류 송전),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 장치) 등 미래 에너지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 안정된 전력 운용을 위한 수요자원관리 시장에도 진출, 글로벌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간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 전략본부장(사장)은 “효성은 전력 기술에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글로벌 전력망(Grid)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글로벌 송배전 분야의 토털 에너지 솔루션 공급업체로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력 변환 장치 자체 기술 개발, 국내외 ESS 시장 공략
효성은 자체기술로 개발한 PCS(전력 변환 장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ESS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전력저장장치로 신재생 에너지 등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도록 도와준다.
ESS는 일종의 ‘대형 배터리 시스템’으로 심야 등 전기 수요가 적고 전기료가 저렴할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사용 피크시간 등 전기료가 비싼 시간 대에 저장된 전기를 꺼내 쓰거나 짧은 시간 동안 전력수요와 공급량에 차이가 발생할 때 사용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전기수요가 적은 시간에 유휴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전기를 공급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 수급상태가 불안정해질 때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력기기다.
ESS를 활용하여 전력 계통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전력 계통의 다른 요소들의 운영 방식 및 조정이 필요해 전력 계통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효성은 전력기기 시장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전력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는 물론 전력 계통의 운용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2012년 구리 농수산물센터에 ‘250kW ESS’ 공급을 시작으로 2013년 10월 제주도 내 가파도에 1MW/1MWh ESS를 공급 및 설치하는 등 제주특별자치도 ‘탄소 없는 섬 만들기’에 참여해 도서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여한 바 있다. 2012년 홍콩 전력청으로부터 수주한 400kW급 ESS도 2013년 설치 완료하는 등 ESS 해외 시장 진출을 강화해 왔으며, 2014년 3월에는 전력난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독립형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면서 900kW ESS(전력저장장치)도 함께 공급, 모잠비크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데 기여했다.
2014년 10월에는 전라남도 진도군 가사도에 도서지역 최대 용량인 1.25MW ESS를 성공적으로 설치했다. 가사도는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로 발전된 전력만으로도 섬 내에 전력 공급 및 소비가 가능하게 만든 섬으로 효성의 ESS 설치로 가사도 내 160여 가구의 주민 290여명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유일 미래전력 신기술 ‘스태콤’ 상용화 제품 생산
스태콤은 전력품질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다. 전력의 송배전시 전력을 일정하게 함으로써 손실되는 전압의 안정성을 높이는 설비로, 미래전력 분야의 핵심 기술이다. 풍력이나 태양광 등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급변하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효성은 국내 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스태콤 상용화 제조가 가능하다. 효성은 1990년대 말부터 스태콤 관련 연구를 진행했으며, 2006년 한국전력과 공동으로 345kV 100MVar 스태콤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여 미금변전소에 시제품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마침내 상용화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기업 최초로 인도와 파나마 스태콤 수주에 성공, 아시아 및 미주 지역 전력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게 됐다.
기존 국내 스태콤 시장은 외산 제작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국내 고객들은 높은 가격과 장기간 유지보수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효성의 스태콤 기술력 확보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 대비 전력 효율성을 높여 스태콤 운영의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차세대 전력망 핵심 기술 전압형 HVDC 기술 개발 박차
효성은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 기술인 전압형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HVDC 기술은 스태콤 운용 기술의 대부분을 공유하고 적용 기술이 유사해 기술 연계가 가능하다.
효성은 지난 2012년말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상풍력 연계용 20MW급 전압형 HVDC 연계 기술개발’ 국책과제 개발자로 선정돼, 2015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2016년 말까지 실증 실험완료를 목표로 HVDC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고압의 교류전력을 전력 변화기를 통해 효율이 높은 직류전력으로 바꿔 송전하는 기술로 전력 손실이 적어 대용량?장거리 송전에 유리하다. 특히 전압형 HVDC는 전류형 HVDC에 비해 실시간 양방향 송전, 정전시 자가(自家) 기동, 설치면적 축소 등이 가능하여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에 꼭 필요하다.
HVDC는 현재 지멘스·ABB·알스톰·도시바 등 해외 유수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로 효성은 제어기 기술까지 개발을 완료한 뒤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은 전압형 HVDC 기술을 국산화할 경우,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의 수입대체효과가 예상되는 등 국가 기술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등 IT 기술 접목해 수요자원거래시장 리드
효성은 유럽 최대 수요관리 전문기업인 프랑스의 에너지풀(Energy Pool)과 함께전력거래소가 개설한 국내 시장에 수요관리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수요관리사업은 공장, 기관, 기업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사업장이 전력 사용량을 줄이면, 감축한 만큼의 전력량을 전력거래소에 되팔 수 있는 전력거래 사업이다. 수요관리사업은 발전소에 문제가 생겨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거나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기 등에 집중 이용돼 전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은 전력산업설비 및 IT 인프라공급을 통해 쌓아온 기술력과 넓은 고객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에너지풀의 수요관리 사업 노하우까지 더해 국내 수요자원거래 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IT전문 계열사인 효성ITX가 보유하고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 대용량 스토리지 분산처리 시스템과 같은 사물인터넷 핵심기술을 접목해 고객의 에너지 사용패턴의 정밀 분석 및 수요를 예측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해 수요자원거래 시장의 주요 공급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