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민에 웃음 되찾아준 효성
아시아와 함께하는 한국기업 (1)
‘미소원정대’ 동나이성 의료사각지대서 봉사활동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 동나이성 지역에는 아파도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간단한 감기 치료에 하루 식비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거나 먼 거리의 병원을 오갈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현지의 낙후된 의료시설과 의료기술로 기본적인 복지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병원과 진료소는 둘째치고 질병예방에 대한 지식까지 부족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그러나 2011년부터 베트남 동나이성 지역 주민들이 웃음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효성의 주력산업인 스판덱스 공장과 타이어코드 공장이 위치한 곳으로, 효성이 베트남 공장 교육장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난 한 할머니는 생기 있는 목소리로 “이곳에서 진료를 받는 게 참 좋다, 무료로 진료받을 수 있고 빵과 생수도 주고, 점심도 먹을 수 있으니까”라고 말한다.
한편에서는 약 봉투를 손에 쥐고 약을 더 달라고 하는 환자와 과다 복용하면 좋지 않다고 하는 의사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결국 의사로부터 약을 더 받고 돌아서는 환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핀다. 이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지켜보는 봉사자들의 입가에도 저절로 웃음이 번진다.
이렇듯 효성은 아픔과 고통으로 찡그린 얼굴에 미소를 돌려주자는 취지로 매년 ‘미소원정대’를 운영하고 있다. 미소원정대는 국제구호단체 및 의료진들, 그리고 효성 베트남사업장 임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의료봉사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지역인민위원회에서 추천 받은 학교를 방문해 기초건강검진 및 치과진료를 실시하고, 응급키트(Emergency Kit)도 배포했다. 이를 통해 2011년에는 약 700여명, 2012년에는 약 1000여명, 2013년에는 약 1500명의 현지 주민들이 의료혜택을 제공받았다. 이 밖에도 효성은 금전기부나 노동력 제공 등 일회성 공헌활동을 넘어 기업과 시민사회, 정부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한 CSE(Creating Social Eco-system: 창의·사회적 에코시스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스판덱스 ‘크레오라’ 생산 확대
효성이 베트남과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크레오라’로 부터 시작됐다. 크레오라는 1992년 효성이 세계에서 4번째,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한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다. ‘크레오라’는 Creative와 Ora의 합성어로 ‘21세기 창조적인 세상을 여는 최고의 스판덱스’를 의미한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릴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섬유로, 석유화합물인 폴리우레탄이 주성분이다. 기존 고무에 비해 약 3배의 강도를 가진데다,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나다. 용도가 여성의 속옷이나 수영복·스타킹·유아용 종이 기저귀 등 거의 모든 의류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효성은 앞으로 베트남 스판덱스 생산기지 증설 프로젝트에 6000만 달러(약 600억원)를 투자해 생산량을 1만톤 늘리고, 총 5만톤 규모의 크레오라를 생산할 예정이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발효로 베트남 섬유 시장이 급속 성장하면 현지의 스판덱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서 급속히 늘고 있는 스판덱스 수요를 충족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스판덱스 세계1위로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중국 대학들과 산학협력…인재육성 지원
효성은 글로벌 사업의 전초기지인 중국에서도 사업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문화나 정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이 필수조건이다. 이에 효성은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중국인과 중국 기업들에게 믿을 수 있고 존경 받을 수 있는 이미지를 심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중국 가흥 법인을 통해 상하이에 있는 동화대와 섬유기술 연구에 대한 산학협력을 맺고 일부 장학생들에게 국내 유수대학의 유학을 지원하는 등 인재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0년 상해 엑스포에서도 가흥시 가흥학원 학생들을 초청해 장학금을 전달했고, 한글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흥시 주변학교에 2011년부터 매년 지원금을 전달해 오고 있다.
중국 내 후원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당시 효성 남통·가흥·광동의 3개 현지 법인에서 200만 위안을 중국 홍십자사에 기탁한 것을 비롯해, 다른 현지법인과 임직원들
의 자발적인 성금 활동으로 50만 위안을 모았다. 또 현지 직원 가족의 피해 상황을 파악해 위로금을 전달했다. 쓰촨성 지진 때도 60만 위안을 후원하고, 임직원도 10만 위안을 성금으로 모아 전달했다.
이외에도 중국 내 문화재 보호활동 등 문화지원 사업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07년에는 중국 저장성 가흥시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의 피난처 보존과 임시정부 연구활동도 지원했다.
사회 문화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효성은 국내 스판덱스 업체로는 처음으로 2000년에 중국 현지 공장 체제를 구축하며 발을 들여놓았다.
중국 가흥시와 주해시 등을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해 왔으며, 2007년에는 동국무역의 중국 스판덱스 공장(광동 주하이)을 인수했다. 중국 내 최대 스판덱스 업체로서 ‘크레오라’는 이름을 걸고 일반 범용원사뿐만 아니라 고부가제품(세데니어 원사 등)의 비중을 높이면서 차별화되는 원사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이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부문에서도 세계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하며 스판덱스 못지 않게 세계 1위로 도약하고 있다. 섬유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모두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
래 2004년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공장을 준공했고 청도에도 스틸코드 공장을 건립했다. 2011년에는 일본의 스미토모와 함께 중국 남경과 태국 라용현에 스틸코드 합작법인을 설립
해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인도네시아 ATM시장 신흥강자로 부상
현재 효성 중국법인은 생산·영업·구매 등 모든 사업 부문에 걸쳐 과감한 현지인력 채용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중국 현지화에 성공했고,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88년 북경에 무역사무소를 개설한 후 현재는 약 5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속적인 설비 투자의 결과 중국 현지에서 섬유 스판덱스 3개 공장, 산업자재 타이어코드 3개 공장, 중공업 변압기 2개 공장, 나일론 필름공장 등 총 10개의 제조법인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효성은 앞으로 우수한 인적자원과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의 성장에 따라 화학, 첨단 섬유, 타이어보강재 및 중전기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시아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해 가는 것이다.
효성의 금융전문화기기 계열사인 노틸러스효성도 인도네시아 자동금융기기 분야에서 신흥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ATM 시장은 연간 수요가 1만4000대 규모에 달하며 세계8위에 속한다. 동남아시아 ATM시장의 핵심 허브인 이곳에서 노틸러스 효성은 주요 4대 은행과 전략적 거래 관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판매량을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대 민영은행인 BCA(Bank Central Asia)에 ATM기 및 입금 전용기 등 700여 대, 국영은행인 BRI(Bank Rakyat Indonesia)에 발주 물량 5000여대를 전량 공급하는 등 출금기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며 연간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올해는 지난 4월 BRI의 출금기 1500대와 입금기 200대를 전량 수주하며 선두 업체 이미지를 확보했다.
노틸러스효성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수익 채널을 다양화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차세대 무인 자동 ATM시스템인 뉴 브랜치 솔루션(New Branch Solution)판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BCA와 BRI이외의 주요 은행의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 현지 사무소를 구축해 직접 영업 채널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A/S지원 시스템도 보강할 예정이다.
효성의 이런 활동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동남아시아 신흥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