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 CEO 허사비스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도전과 한계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최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대결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고 심지어 우리 사회에 ‘알파고 신드롬’을 몰고 왔다. 알파고는 무엇일까? 알파고(AlphaGo)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누구도 상상 못할 일이 일어났다. 이세돌 9단은 5대0으로 이길 것을 자신했다. 만일 진다고 해도 한판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누구도 그걸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확신이 빙산 무너지듯 무너졌고 세상은 경악했다.

언론에서는 4000년의 바둑이 무너졌다고 표현했다. 바둑에 관한 한 이런 강자가 나타날 줄 누가 알았을까? 알파고는 완벽했고 실수가 없었으며 이세돌 또한 실수가 없었다. 즉 실수 없는 상대방을 알파고가 제압했다는 말이다. 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 기계가 우리 인류에게 축복인가 아니면 저주일까?

영국 IT기업 딥마인드가 만든 ‘알파고’는 실체가 없는 소프트웨어다. 알파고는 대용량 프로그램이어서 일반인이 쉽게 접하는 USB나 CD롬 파일로 변환될 수 없다. 구글은 알파고 가동을 위해 현재 컴퓨터 2000여대 분량을 거치며 움직이고 있다. 일종의 초대형 슈퍼컴퓨터가 동원된 셈이다.

알파고를 만든 영국인은 ‘컴퓨터와 게임에 미쳤던 천재소년’이다. 게임·컴퓨터·뇌과학 모두를 섭렵한 딥마인드 CEO는 허사비스다. ‘www’의 창시자 팀 버너스 리는 허사비스를 “지구라는 행성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허사비스는 어떤 인물인가?

허사비스는 1976년 런던에서 그리스계 아버지와 싱가포르계 어머니 사이 2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컴퓨터’라는 기계를 끼고 살았다. 소년 천재 허사비스는 남들보다 2년 빠른 15세에 고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게임 개발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전 세계에서 수백만개가 팔린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했다.

이후 그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뇌과학을 연구했다. 그곳에서 기억과 상상이 뇌의 같은 부위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고로 뇌 해마가 손상돼 기억상실에 빠진 환자는 가상의 사건을 상상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는 2007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세계 10대 과학성과’에 뽑혔다. 그리고 2009년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게임과 컴퓨터, 뇌과학 세 가지 무기를 장착한 그는 마침내 2011년 뇌를 모방한 컴퓨터 시스템인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딥마인드를 창업했다. 회사는 3년 뒤 구글에 인수됐다. 인수 대금은 60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도 구글보다 먼저 인수전에 나섰으나 고배를 들었다.

지난 8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알파고는 하나의 전문가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즉, 바둑이라는 한 가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서 뛰어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목표로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지구에 대한 엄청난 데이터를 학습해 온난화를 해결할 방법을 찾거나 가정에서 사람이 시키는 일을 다 할 수 있는 로봇의 머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을 이기자 머지않아 컴퓨터가 사람을 지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허사비스 대표는 이에 대해 “인공지능은 이제 사다리의 첫 단을 밟은 정도”라며 “모든 면에서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는 것은 수십년 뒤의 일”이라고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아무리 기계가 발달해도 기계는 기계일 뿐, 하사비스의 말대로 사다리의 첫 단을 밟을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불교에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라는 말이 있다.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달, 지구, 다른 혹성 등을 일괄하여 일세계(一世界)로 하고, 이것이 1000만개 모인 것을 일소천세계(一小千世界), 다시 이것이 1000개 모인 것을 중천세계(中千世界), 그리고 다시 이것이 1000개 모인 것을 대천세계(大千世界) 혹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 라고 한다.

오늘의 천문학에 의하면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들의 태양계와 같은 혹성군(惑星群)이 약 1000억이 모여서 약 10만 광년이라는 거대한 은하계의 성운이 되고, 이 소우주라고 하는 성운(星雲)이 다시 수십부터 수천 내지 수백억개 모여서 큰 성운단(星雲團)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더구나 우주에는 그러한 대 성운단(大星雲團)이 무수히 존재하고 있다. 현재의 천문학은 아직 그 전모를 관측하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세계와 우주는 그 수효가 아무리 많고 그 폭이 아무리 커도 내용상으로 보면 단 하나의 세계에 불과하다. 설혹 삼천 대천 세계보다 더 많은 세계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도무지 하나의 세계인 것이다.

우주는 그 수효가 1000만일지라도 결코 나누어진 세계가 아니며, 상대적인 수리(數理)를 가지고 이해할 세계가 아니다. 다만 그 사람의 마음이 어느 정도 열리었나에 따라서 비로소 육도(六道, 天道 人道 修羅 畜生 餓鬼 地獄)와 사생(四生, 胎生 卵生 濕生 化生)의 세계가 나누어지고, 인간의 시비이해에 의한 선악귀천의 천차만별 세계가 나타날 뿐이다.

그런데 어찌 사다리의 첫 단계에 오른 인공지능이 저 광활한 우주의 신비와 그 무량함을 이길 수 있겠는가? 그리고 어찌 3천년 전에 우주의 진리를 대각하신 부처님의 혜안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하나는 만법(萬法)으로 통하고 만법이 곧 하나인 것이다.

드넓은 우주에도 성(成) 주(住) 괴(壞) 공(空)의 이치가 1000만 가지 분야로 운행되어 지금 이 시간에도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고, 그대로 머물러 있는 부분도 있으며, 무너지는 부분도 있고, 없어지는 부분도 있어서 늘 소천(燒天) 소지(燒地)가 되고 있다.

이 정도의 이치를 모르는 알파고의 도전은 인간을 상대하기는 너무나 멀다.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에 이세돌 9단이 바둑 몇 판 졌다고 난리법석을 떠는 것은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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