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38] 최고의 소통법은 ‘스매시’ 대신 ‘랠리’

[아시아엔=김희봉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교육공학 박사] “똑딱 똑딱, 똑딱 똑딱.” 시계 바늘이 움직이는 소리가 아니다. 이 소리는 필자가 주말에 탁구장에서 아이와 탁구를 하면서 서로 공을 주고받을 때 나는 소리다. 일명 랠리(rally)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탁구를 할 때에는 이 소리가 적어도 수십 번은 끊이지 않아야 서로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한두 번 주고받고 공이 바닥에 떨어지면 공을 줍기에 급급해 이내 지치게 되고 흥미도 반감된다.

이는 탁구뿐 아니다. 두명 이상이 함께 하는 구기운동은 정해진 공간과 규칙 안에서 서로 공을 일정 횟수 이상 주고받을 수 있을 때 지속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주고받음이 끝나는 경우가 있다. 한쪽에서 상대방에게 일명 스매시(smash)를 가할 때다. 이 경우에는 이미 작정하고 가한 것이라 상대방과 더 이상 랠리(rally)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어쩌다 한번이라면 몰라도 매번 이렇게 되면 상대방이 나와 운동을 계속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서 그 사람과는 함께 운동하기가 꺼려진다. 서로의 실력 차이에서 오는 거리낌이라기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차이에서 오는 거리낌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일상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하는 상황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랠리, 즉, 쌍방향(two-way)이 기본이다. 서로 주고받음이 없다면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되기 어렵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경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 경청은 단순히 귀로 듣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이 한 말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까지 포함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으로부터 “나 지금 피곤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단순히 “좀 쉬어”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많이 피곤해보이네. 무슨 일 있어?”까지 말하는 것이 경청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장면이 곧 커뮤니케이션에서 상대방과 랠리가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반면 같은 상황이지만 “뭐가 피곤해?” 혹은 “안 피곤한 사람이 어디 있어?” 등의 말은 상대방에게 일종의 스매시를 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과는 더 이상의 대화가 이어지기도 어렵고 앞으로의 발전된 관계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점은 경청뿐 아니라 질문도 남다르다는 것이다. 일례로 그들은 어떤 일에 대해 준비가 더딘 상황을 보면서 “아직도 안됐어?”라고 묻기보다는 “잘 되고 있지?” 또는 “언제쯤 될까?”라고 묻는다.

그들은 과거형, 부정형의 질문이 아니라 긍정형, 미래형 질문을 구사한다. 과거형, 부정형의 질문은 문제에 대한 변명을 이끌어내는 질문이고 미래형, 긍정형의 질문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과거형, 부정형의 질문은 상대방에게 스매시를 가하는 질문이고 긍정형, 미래형의 질문은 상대방과 랠리를 이어나가는 질문이다.

상대방과 원활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한다면 먼저 자신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어제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당신의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과 랠리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상대방에게 스매시를 가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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