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 인재 33] ‘도박사의 오류’에서 벗어나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답안지에 답이 제대로 기입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순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분명히 각 문제마다 소위 말해 찍은 것 없이 답을 표시한듯 한데, 특정 문항부터 연속해서 동일한 번호로 답이 체크되어 있는 것이다.

그 순간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혹시 내가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답을 표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부터 문제를 출제한 분이 같은 답이 연속적으로 나오도록 출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근거도 없는 추측을 하게 된다.

더 심각한 경우는 이와 같은 생각이나 추측에서 멈추지 않고, 이미 구한 답을 무시한 채 전체적으로 답의 비율이 맞지 않으니 하나 둘씩 임의로 답안을 조정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4지 선다형 문제로 제시된 20개의 문항 가운데 10개 문항의 답을 1번으로 표시했다면 스스로 강제 조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1번답이 전체 답의 50%를 차지할리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했을 경우 결과는 대부분 후회로 귀결된다. 그 이유는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알고자 하는 것으로 채워진 ‘도전의 영역’을 알지 못하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으로 가득 찬 ‘도박의 영역’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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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상에서 흔히 발견되는 도박사의 오류이다. 도박사의 오류란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짝수와 홀수가 나올 확률은 매번 50%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홀수가 연속해서 3번 나왔다면 다음번에도 홀수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홀수에 돈을 거는 것이다. 거꾸로 홀수가 연속해서 3번 나왔으니 이번에는 짝수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짝수에 돈을 거는 것 역시 도박사의 오류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도박사의 오류에 빠지는 순간은 비단 시험문제를 접했을 때만이 아니다. 어딘가에 투자를 하는 경우나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경우에도 종종 이와 같은 오류에 빠진다.

도박사의 오류에 빠진 이들은 “예전에도 그랬다” “원래 그렇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되었으니 앞으로도 잘 될 것이다” 혹은 “지금까지도 잘 안되었으니 앞으로도 될 리가 없다” 등의 말을 자연스레 내뱉는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면 잘 알지도 못하고 확인하지도 않은 영역에서 막연한 기대감을 갖거나 혹은 지레 짐작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삶으로도 확장된다. 삶의 목적과 나아갈 방향을 정하지 않거나,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을 모른다면 우리의 삶은 매번 도전이 아닌 도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 도박사의 오류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때 내가 잘 알고 있는 영역인지 혹은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인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잘 알고 있거나 알고 싶은 영역이라면 도전해야 하고 만일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라면 섣불리 결정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거나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해당 영역에 대해 알아본 후 도전해야 한다.

도박사의 오류에서 벗어난 삶은 도전하는 삶이다. 도전하는 삶은 자기 주도적이고 진취적이며 성장하는 삶이 된다. 또한 도전하는 삶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삶이 된다. 당신은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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