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뉴질랜드 가볼만한 곳②] 유황도시 로토루아서 만끽하세요···’온천’과 ‘마오리풍속’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Kia Ora!”(키아 오라)
2월 29일 새벽에 기상하여 곧장 크라이스트처치공항으로 이동하였다. 오전 6시50분 북섬 오클랜드로 향하는 뉴질랜드항공에 탑승하여, 8시10분경 뉴질랜드 문화의 도시 오클랜드(Auckland)에 도착했다. 뉴질랜드항공(Air New Zealand) 기내 잡지명(名)인 ‘Kia Ora(키아오라)’는 원주민 마오리어로 “안녕하세요”다.
오클랜드에 도착하니 비가 약간 내렸다. 관광가이드 안양수씨의 안내로 공항 인근에 위치한 한국 식당 ‘종가집’에서 아침을 먹은 후 북섬(North Island) 관광에 나섰다. 먼저 오클랜드 남쪽 200km 지점에 위치한 대표적인 관광명소 와이토모동굴(Waitomo Caves)로 향해 달렸다. 와이토모는 ‘물이 흐르는 동굴’이라는 뜻으로, 지난 200만년 동안 지하에서 흐르는 개울물에 의해 석회암이 침식되어 동굴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석회동굴에서 기이한 석순(石筍)과 종유석(鐘乳石)을 관람한 후 조그만 철선(鐵船)을 타고 밧줄로 연결된 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동굴 천장을 가득 메울 만큼 엄청나게 많은 반딧불이(firefly)가 서식하고 있어 깜깜한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는 것과 같이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동굴 탐험은 매 시각 30분마다 시작하는 투어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특히 가이드와 함께 최대 50명의 관람객이 그룹이 되어 동굴을 관람하게 돼 있어 잘 보존되어 있다.
현지식(現地食) 점심 후 로토루아(Rotorua) 동ㆍ식물원에서 뉴질랜드의 고유 동물과 식물을 구경하였다. 또한 우거진 관목과 각종 동물 등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였다. 북섬 일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카우리’(Kauri) 나무는 수백 년 물속에 잠겨 있어도 썩지 않는다. 내구성이 뛰어난 카우리나무는 가구, 공예품, 선박 등에 널리 이용되는 목재다.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농장을 재현한 아그로돔농장(350 에이커)에서 트랙터를 개조하여 만든 자동차를 타고 팜투어(Farm Tour)를 했다. 농장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의 친절한 안내로 푸른 목장 구석 둘러보면서 양, 알파카, 소 등에게 먹이주기 체험도 했다. 키위농장에서는 키위와인과 주스 등을 시음했다. 맛이 아주 좋았다. 필자의 손자(초등학교 4학년, 태권도 2단)는 양과 알파카에게 먹이를 주면서 무척 좋아했다. 목장 풀밭에는 방목하는 동물들의 배설물(대소변)이 늘려 있어 안내원은 “저 푸른 초원위에…”가 아닌 “저 푸른 똥밭 위에…”라며 발밑을 주의하라고 일러주었다.
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가 나는 ‘유황의 도시’ 로토루아(Rotorua) 소재 ‘World Top 10 Spa’로 선정된 ‘폴리네시안온천’(Polynesian Spa)에서 온천욕을 하면서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피부 미용에 좋은 유황온천장에서 수영과 온천욕을 즐기는 색다른 체험을 했다. 유황온천욕은 지하에서 직접 분출되는 광천수를 이용하므로 근육통, 관절염, 피부 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녁은 한국인 식당에서 양고기 스테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3월 1일, 제97회 삼일절을 뉴질랜드에서 맞아 아침에 잠시 순국열사께 묵념을 올렸다. 3ㆍ1독립운동이 일어난 1919년에 태어나신 필자의 장인(李鍾恒 전 국민대 총장)께서는 건강하게 생존하고 계시며, 이번 여행을 떠날 때 외손녀(外孫女)와 외증손자(外曾孫子)에게 여행 잡비로 각각 30만원씩을 주셨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우리 가족이 같은 아파트단지에 거주하시는 장인어른을 모시고 서울과 서울근교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하고 있다.
북섬 관광 마지막 날, 첫 일정은 한국인이 경영하는 Pearl Bedding Ltd.를 방문하여 회사대표 강(Arnold Kang) 사장 안내로 양모 및 알파카털 이불과 알파카 털로 만드는 카펫 제조공정을 참관하고 쇼룸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침구류를 구경하였다. 우리 손자(10살)는 강 사장으로부터 양모 방석 1개를 선물로 받고 무척 좋아했다. 강 사장은 1980년대 우리나라 육상선수로 활약한바 있으며, 뉴질랜드로 이민을 와서 침구류 사업으로 성공한 기업인이다.
알파카(alpaca) 암수 한쌍이 국내 최초로 지난 2월 6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공개되었다. 알파카는 낙타과의 포유류 초식동물이며, 목이 가늘고 머리는 작으며 주둥이가 가늘고 길쭉하다. 머리를 포함한 몸통 길이는 120-225cm이며, 체중은 55-65kg이다. 주로 해발 4000m 이상 고원에서 서식하며 수명은 20년 정도이며, 성격이 온순하고 외모가 귀엽다. 털은 의류, 카펫 등의 직물로 활용되며, 양털보다 가늘고 곧아 따뜻하고 부드럽다.
뉴질랜드 최고의 관광도시 로토루아에는 마오리족 문화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로토루아 지역은 도시 전체가 온천과 열천으로 끓고 있다. 마오리 거주지역에는 30여 미터까지 치솟는 간헐천과 진흙열탕이 있다. 혀를 내밀며 춤추는 ‘하카 댄스’는 특유의 마오리족 문화를 보여 주는 춤이다. 마오리 족의 전통의상은 술이 달린 굽슬굽슬한 물결무늬의 치마를 입는다. 남자들은 어깨 부분에 가죽 줄을 단 멜빵 형태의 옷을 입으며, 망토를 걸치기도 한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민속촌(Whakarewarewa)에선 마오리족 전통가옥, 각종 공예품 등 생활문화를 관찰할 수 있다. ‘마오리’란 마오리 말로 ‘보통의’ 또는 ‘평범한’이라는 뜻이다. 마오리 전통 민속쇼를 감상한 후 온천지역 지열을 이용해 조리한 ‘항이’(Hangi) 점심을 먹으며 마오리 음식문화를 체험했다.
로토루아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인 항이는 지열(地熱)을 이용하여 음식을 요리하는 마오리족의 전통 조리법으로 각종 고기, 채소, 옥수수 등을 땅속에 묻어서 찐 것이다. 이곳에서는 관광객들이 달걀을 그물망에 넣고 끓어오르는 간헐천에서 익혀 먹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10월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하코네(箱根)에서 달걀을 유황천(硫黃泉)에서 삶아 껍질이 검은 빛깔인 쿠로타마고(黑卵)를 먹은 기억이 났다. 쿠로타마고를 먹으면 수명이 7년 더 길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관광객들은 1개에 100엔씩 지불하고 한두 개씩을 먹는다.
뉴질랜드에는 약 1000년 전에 태평양의 폴리네시아에서 마오리족이 건너와서 주로 북섬에서 살기 시작했다. 남자는 얼굴 전체에, 여자는 턱 밑에 문신을 한다. 상대방과 인사를 할 때 혀를 내밀거나 코를 비비는 풍습이 있다. 마오리족은 문자가 없어 영국인의 이주 후 알파벳으로 마오리어를 기록하게 되었다. 마오리어는 폴리네시아 방언(方言)의 하나이며, 뉴질랜드 정부는 영어와 마오리어를 국가 공용어로 인정하고 있다.
1642년 네덜란드의 아벌 타스만이 유럽인 최초로 남섬 서해안에 도착했다. 지리학자가 네덜란드의 지명에 ‘뉴’를 붙여 뉴질랜드라 이름 지었다. 1814년 런던에서 온 선교사가 마오리 족에게 기독교를 알리기 시작했다. 1840년 마오리족을 보호해 주는 조건으로 주권을 영국에 넘겨주었다. 1852년 뉴질랜드 헌법에 따라 뉴질랜드 정부가 수립되었다. 1907년에 자치령의 지위를 갖게 되었고, 1947년에는 영국 연방(聯邦)의 하나로 독립하였다.
영국의 탐험가 겸 항해가 제임스 쿡(James Cook, 1728-1779)은 ‘캡틴 쿡’(Captain Cook)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태평양 일대와 오세아니아를 발견하였다. 쿡은 3회의 항해와 탐험에 의하여 태평양의 많은 섬들의 위치와 명칭이 결정되었고, 현재와 거의 같은 태평양 일대 지도를 만들었다. 또한 여러 곳의 원주민에 대한 인류학과 민족학적 조사와 동식물 분포도 밝혀 과학적 탐험의 열매를 거두었다.
뉴질랜드의 산악인 겸 탐험가 에드먼드 힐러리(Edmund Hillary, 1919-2008)는 에베레스트 산 등정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여 마침내 1953년 5월 29일에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그 후 그는 많은 산을 등정(登頂)하였으며 남극 탐험도 했다. 힐러리는 “모험은 평범한 능력을 지닌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다. 바로 내가 그렇다. 꿈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는 말로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었다. 뉴질랜드 5달러(약 4100원) 지폐에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탐험가 중의 한사람으로 선정된 힐러리 초상화가 인쇄되어 있다.
뉴질랜드에는 두 종류의 키위(Kiwi)가 있다. 하나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키위 새(Kiwi Bird)이며, 또 하나는 우리가 즐겨먹는 과일 키위(Kiwi Fruit)다. 새 키위는 뉴질랜드에서만 살고, 날개와 꽁지깃이 퇴화해 날지를 못한다. 기다란 부리를 진흙 속에 박아 애벌레나 곤충, 씨앗 등을 찾아 먹는다. 수컷은 “키위키위”하며 운다. 최근에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 뉴질랜드에서 수입한 껍질째 먹는 ‘키위베리’가 1팩(125g) 6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특산품에는 폴리코사놀(Policosanol), 프로포리스(propolis) 제품, 마누카(Manuka) 꿀, 초록홍합(Green Lipped Mussel) 제품, 초유(初乳)제품, 양태반(羊胎盤)크림 등이 있다. 낙농업이 발달하여 우유와 유제품이 많으며, 특히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치즈, 퍼지(fudge, 우유, 설탕, 버터, 초콜릿으로 만든 부드러운 갈색 캔디) 맛은 세계적이다.
뉴질랜드 관문이자 요트 도시인 아름다운 오클랜드로 돌아와서 시내 관광을 하였다. 아름드리 붉은 나무들이 있는 레드우드 수목원, 1930년대 뉴질랜드 수상(首相)을 역임한 마이클 새비지(Michael Savage) 기념공원, 해변에 즐비한 고급 주택단지 미션베이(Mission Bay), 오클랜드와 북쪽의 노스쇼어를 연결하는 하버 브리지(Harbour Bridge) 등을 돌아보았다.
뉴질랜드 관광 마지막 날 저녁 식사는 오클랜드 시내에 위치한 한식당 ‘본가네’에서 장어(長魚) 정식을 맛있게 먹었다. 호텔로 돌아와 내일 아침 서울로 떠나기 위해 짐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3월 2일 아침 일찍 기상 후 공항으로 이동하여 7시 출발 뉴질랜드항공(NZ 101)에 탑승하여 시드니로 향했다. 8시 35분 시드니공항에 도착하여 국제선으로 환승(International Transfer)하여 10시10분 우리나라 국적기 아시아나항공(OZ 602)편으로 인천을 향했다. 약 10시간 40분 비행 후 인천국제공항에 오후 6시50분경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한국과 호주는 2시간, 뉴질랜드와는 4시간 시차가 있다. 우리 일행은 10일간 호주와 뉴질랜드 관광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매년 봄과 가을에 두 번 정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이번 뉴질랜드 여행을 통하여 느낀 점은 깨끗한 자연이 보존되어 있고, 공직자들의 부정부패가 없는 ‘청렴성’이 세계 최고수준이며, 공권력을 강력히 집행하는 것이다. 차량 앞 유리창에 ‘NO FOOD, NO DRINK’ 표식이 붙어있어 차내에서는 ‘물’이외의 음식과 음료수를 먹고 마시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관광버스 안에서 술과 음식을 먹으면서 떠들고 춤추는 악습을 시정하여야 한다. 식당에도 “새 음주법에 의해 식당에서 취할 때까지 술을 드시면 500달러(약 41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라는 표지가 벽에 붙어있다. 건강을 위해 과음을 삼가고 절주(節酒)를 실천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부 중고차 거래업자들이 행하는 자동차 운행거리표시 미터기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뉴질랜드에서는 차량 뒷바퀴에 주행거리를 표시하는 작은 미터기(Veeder Root)가 부착되어 있다. 다음달에 실시되는 4.13총선에서 당선되는 국회의원들은 뉴질랜드를 일차 방문하여 공직자들의 청렴결백한 생활실태와 법에 따라 공권력을 강력하게 집행하는 것 등을 직접 보고 배워오기를 희망한다. 한편 뉴질랜드는 자외선이 강하여 피부암 발생률이 높으므로 외출 시에 색안경과 피부보호크림은 필수항목이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북한의 6ㆍ25남침전쟁 때 UN군 일원으로 참전한 고마운 나라다. 오스트레일리아는 8407명을 파병하였으며, 311명이 전사(戰死)하고 부상자는 1230명으로 집계됐다. 뉴질랜드는 1749명의 군인이 참전하여 전사자 23명, 부상 79명, 실종 1명의 피해를 입었다. 6ㆍ25전쟁 참전기념비가 호주에는 캔버라에, 뉴질랜드에는 웰링턴에 세워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경기도 가평군 북면 목동리에서 북배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호주와 뉴질랜드 전투기념비가 마주보고 있다.
이번 가족여행은 경비를 줄이기 위하여 중저가(中低價) 여행상품을 구입하였으나 다섯 사람 기본경비 1280만원과 운전기사 및 가이드 팁으로 1인당 미화 100달러씩 총 5백달러를 지불하였다. 그리고 친지들에게 줄 선물용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특산품을 구입하였다. 항공권은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뉴질랜드 여행의 성수기는 현지의 여름과 한국의 겨울방학이 맞물리는 12-2월이다.
필자의 다음 가족여행은 2019년 팔순을 기념하여 하와이를 방문할 계획이다. 그때까지 필자는 회갑때 1억원, 고희때 1억원 그리고 팔순때 1억원 등 총 ‘3억원 사회 환원’을 마무리한다. 현재까지 총 2억6천만원을 장학금, 복지기금, 관련 단체 등에서 기부하였으므로, 앞으로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을 위한 ‘연세대교회 의료선교기금’에 3천만원과 북한 영유아 돕기를 위한 ‘유니세프(UNICEF) 후원금’으로 1천만원을 기탁할 예정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회갑 또는 고희를 맞이하는 약 50만명 중에서 사회지도층 1천명이 1억원씩 기부하면, 매년 1000억원이 사회에 환원되어 불우이웃돕기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검절약하면 봉급생활자도 회갑때 1억원을, 연금생활자도 고희때 1억원을 기부할 수 있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명답(名答)은 있다고 한다. 즉 삶을 즐기는 것이다. 이번 호주와 뉴질랜드 여행은 우리 가족이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즐거움을 만끽한 축복받은 시간으로 채워졌다. 여행이란 함께 걸어서 좋은 길이며, 즐거움과 행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