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 피는 꽃···’흙수저’ 귀머거리 베토벤과 ‘백세인생’ 이애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요즘 젊은이들의 가치관이 많이 흔들리는 것 같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오포세대, 칠포세대, N포세대, 금수저, 흙수저 같은 말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젊은이들은 “60년대 , 70년대는 자신이 노력하면 꿈과 희망이 보이고 또한 꿈을 이루었다고 하는데 왜 지금 세대에는 통 희망이 보일 조짐이 없는지 괴롭다”고 한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정말 안타까운 젊은이 얘기가 나왔다. 이 청년은 자살을 하려고 한강다리에서 뛰어내렸다. 다행히 119 소방대원에게 구조가 되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을 택했을까? 그런데 그 청년은 자살을 생각하기 전에 왜 이 말을 생각지 못했는지 알 수가 없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바로 ‘살자’다.
죽기로 작정하면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 힘들어 죽어야겠다면 거꾸로 그래 “살아보자”라고 외치면 절망에서 희망으로 모 게 바뀔 수 있는데 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도, 비교할 수도 없는 것, 그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왜 모를까?
장미꽃도 거름더미에서 피어난다. 거지는 흥하는 길밖에 없고, 부자는 망하는 길밖에 없다. 세상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제일 못난 사람이다. 가진 것 없고, 잘 생기지도 못하고, 여자한테 인기 없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그래도 참고 노력하다 보면 누구나 희망을 꿈꾸며 저 언덕으로 건너 갈 수 있다.
힘들고 고단하고 죽고 싶은 젊은이가 있다면 이 글을 보면서 힘을 내서 살아가면 어떨까? ‘자살’은 거꾸로 읽으면 ‘살자’이고 ‘내 힘들다’는 ‘다들 힘 내’라는 희망의 말이 된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 희망이다. 한의학에서는 사람마다 고유한 체질이 있다고 한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사상체질을 말한다.
건강해지려면 체질 개선을 하라고 말한다. 나쁜 체질은 좋은 체질로 바꾸라고 말이다. 연약한 체질은 강한 체질, 비만 체질, 습윤성 체질, 건조한 체질, 긴장성 체질은 건강한 체질로 바꿀 것을 권장한다. 그런데 신체 체질 뿐 아니라 사람마다 고유한 마음의 체질이 있다.
다혈질, 우울질, 부정적 체질, 소극 체질, 비관적 체질, 긍정 체질, 적극 체질, 낙관 체질 등 다양한 마음의 체질이 있다.
건강하지 못한 마음의 체질은 개선해야 한다. 마음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 주어진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미 주어진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다. 절망적 체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절망적으로 바라본다. 이미 주어진 환경, 일어난 일을 절망하면 희망은 없다.
과거 경험은 절망의 거울이 아니라 희망의 거울이 되어 시궁창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다. 베토벤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아버지는 매독에 걸렸고 어머니는 폐결핵으로 시름시름하였다. 아들이 넷이 있었는데 하나는 병으로 죽었고 나머지 셋은 결핵에 걸렸다.
이때 임신한 아들이 베토벤이다. 그는 17세 때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자 아직 어린 소년이 동생까지 부양해야 했던 사람이다. 30세부터 음악가의 생명인 귀에 이상이 오기 시작하여 만년에는 완전히 귀머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도 모르는 넘치는 행복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나는 괴로움을 뚫고 나아가 기쁨을 발견했다”고 했다. 주어진 환경과 과거의 경험은 태도만 바뀌면 절망의 독이 아니라 얼마든지 희망의 약으로 쓸 수가 있다. 20년 무명가수 끝에 ‘백세인생’으로?대박을 치고 있는 이애란씨가?생각난다.
둘째는 마음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따라야 한다. 바위도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 앞에는 어쩔 수 없이 구멍을 내어줄 수밖에 없다. 지속성이 없이는 변화는 실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으로, 소극적인 생각이 적극적으로, 비관적인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지속성은 변화를 가져온다. 지속적으로 하루 1%만 개선하면 1년이면 300% 이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셋째는 주어진 절망적인 상황을 깨뜨리는 희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N포시대, 금수저, 흙수저 같은 상황을 보면서 깊은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주어진 조건에 절망하지 말고 운명을 바꾸는 기회로 받아들이면 희망의 문을 여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절망의 시기에 영웅도, 재벌의 싹도 피어나는 것이다.
희망은 바닥에서 나온다.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은 순간에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진다. 그것은 그동안 부단히 노력한 덕에 보상을 받을 때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바닥에 다다른 순간에 새로운 희망이 움튼다. 언제나 동 트기 직전에 가장 춥고 어둡다. 그래도 태양은 어김없이 솟아오른다. 참고 견디면 반드시 보상이 있게 마련이다.
재능도 마찬가지다. 쓰면 쓸수록 재능은 더 반짝이게 마련이다. 또 글도 쓰면 쓸수록 더 좋은 글이 나온다. 그러나 힘들고 귀찮다고 그냥 내버려두면 쓸 시기를 놓쳐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나는 잠 자다가도 좋은 글귀가 떠오르면 벌떡 일어나 메모를 해놓고 다시 잔다. 좋은 말이 있어도 쓰지 않으면 그 말은 망각 속으로 사라지고 더 이상 좋은 말은 떠오르지 않는다.
나중에 할 말이 없어질까 두려워 말을 아끼고 참으면 점점 벙어리가 된다. 우리 마음은 샘물과 같아서 퍼내면 퍼낸 만큼 고이게 마련이다. 나쁜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나쁜 것이 쌓이고, 좋은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좋은 것이 쌓인다. 참 신기하다. 그냥 쌓이는 게 아니라 샘솟듯 솟아나서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우니 말이다.
절망에서 피는 꽃은 희망이다. 누구나 다 참고 견디며 금수저도 만들고 은수저, 동수저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마음에 발원(發願)이 없고 향상코자 노력함이 없는 사람은 곧 살았으되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극(極)하면 변하는 것이 천지의 이치다. 어렵다고 방심하고 중단하고 포기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희망은 바닥에서부터 움이 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