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풍漢風 시대③] 한국인 1호 중국박사 이영주 “한중 전문가 양성은 필생의 사명”

재한중국류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발급하고 있는 이영주 박사
재한중국류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발급하고 있는 이영주 박사 <사진=길림신문>

<아시아엔>-중국 <길림신문> 공동기획

한국중국정경문화연구원?이영주 인터뷰

[아시아엔=<길림신문> 특별취재팀 유경봉 기자]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은 총 1080명이다. , 이 가운데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이영주(73)씨다.

새누리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 중국정경문화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영주 박사는 바로 한중수교가 되던 1992년 북경대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1995년 중국역사상 첫 한국인 박사가 됐다. 그의 박사학위 취득은 1996년 중국 CCTV와 <인민일보>등에 보도됐으며 <북경TV>는 53세였던 그가 박사학위를 받기까지의 삶을 조명하기도 했다.

1999년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50주년을 맞으며 중국 <경제일보>는 ‘중국통 5인’을 선정했는데, 이 박사가 유일한 아시아인으로 선정돼 한국의 ‘1세대 중국통’으로 인정받았다. 1995년 발표한 박사졸업논문 <중국 신외교전략과 한중관계>는 중국의 외교정책을 고도로 평가하면서 미국 등 서방나라들의 ‘중국위협론’을 반박했다. 등소평 이론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이 논문은 북경대학에서 단행본으로 출판할 정도로 그 가치를 높게 인정받았다. 한국어판은 한국대학들에서 중국연구 전공자의 필수교재로 됐다.

이영주 박사는 “중국요리를 제일 좋아하며 김치를 일년 내내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는 통역이 필요없을 정도로 중국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가 중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50여년 전 성균관대 중문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다. 그는 경제학에 관심이 있었으나 “8남매 가운데 중국을 공부하는 자식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아버지가 중문학과로 바꿔 입학원서를 접수시켰다고 한다. 이 박사는 “지금의 한중관계를 되돌아 보면 아버지의 선견지명은 탁월했다”고 말한다.

사실 중국에 대한 남다른 애착은 중국과의 인연의 뿌리가 깊은 가문의 전통과 관계된다. 그는 1353년 고려말 저명한 학자이자 외교관인 목은(牧?) 이색의 19대손이다.

제1세대 중국통의 쓴소리

북경대 객원교수이기도 한 그는 두달에 3번 정도, 일년 중 거의 2개월을 중국에 체류한다. 그는 “이제는 한국보다 북경의 골목들이 더 익숙하다”며 “북경의 발전은 중국발전의 축소판이고 중국의 발전은 아시아 발전 및 세계의발전을 추진시키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2003년 그가 설립한 ‘중국정경문화연구원’은 문자 그대로 다년간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을 연구해 오고있다. 그가 친분과 신뢰를 다져온 중국 내지인들은 정계와 학계, 정부고위층부터 일반인들까지 폭이 넓다. 다년간 중국의 정치, 외교, 문화 등 다방면에 대한 연구에 종사하며 ‘한중 민간대사’ ‘1세대 중국전문가’로도 불린다.

이영주 박사는?20여년간 수출주도형 경제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지만 한국 면적의 98배, 한국 인구의 30배 되는 대국?중국의 개혁개방 30여년의 발전속도는 기적적이다 못해 불가사의하다”고 말한다.

이 박사는 “중국이 개혁개방 후 쾌속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게 된 데는 아주 좋은 인재양성 체계가 한몫 했다”며 “한국은 정부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이렇게 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중국의 인재양성 시스템을 부러워했다.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에 대한 그의 조언을 들어보면 원로중국통의 중국현황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알 수 있다. 그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끊임없이 제고되는 시점에서 삼성, LG 등 중국에 대거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현지화’를권장한다. “중국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업 관련 규정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기에 중국의 규제,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아울러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이뤄진 나라이기에 지역별 특성을 파악한 뒤 추진해야 성공률이 높다. 한국기업들은 이제 문화예술 분야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그러면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되고 양국 관계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 ‘중국통’ 양성은 내 사명”

이 박사는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한국인이 지금 1천명도 넘는다. 그런데 한국정부가 이들 중국통을 한중관계에 활용하지 않고 있어 매우 아쉽다”고 했다.

이영주 박사는 2014년말 ‘이영주한중인재양성장학재단’을 설립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유학생과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유학생을 지원해 각각 ‘한국통’과 ‘중국통’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2015년 처음으로 한국에 있는 중국유학생 10명과 중국에 있는 한국유학생 10명에게 두나라에서 각각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기업들이 중국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경우는 있으나 개인이 중국학생을 대상으로 주는 장학금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23일 북경대, 청화대 등 6개 대학교에서 선정한 10명의 재중 한국유학생들이 각각 200만원(한화)의 장학금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5월 한국 국회의원회관에서 동국대, 중앙대, 연세대등 10개 대에 재학중인 10명의 중국유학생에게도 같은 액수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이 박사는 “5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중국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게 되면서 진심으로 중국의 문화를 좋아하게 됐고 중국인을 사랑하게 됐다”며 “한중 양국간의 장기적인 우호교류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젊은 중국의 한국통과 한국의 중국통 세대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한중 양국의 미래지도자들은 한국과 중국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서로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의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이 박사는 “상대국을 배려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상대 언어에 능통한 인재 즉 한국의 중국통과 중국의 한국통이 있어야 견고한 협력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내 고향 충북 청주가 중국유학생이 가장 많은 도시로 꼽힌다”며 “현재 한중 외국유학생 중 재중 한국유학생과 재한 중국유학생이 각각 1위를 차지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한중 청년유학생들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며 “유학생활을 통해 서로의 국가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사랑을 시작할 수 있으며 장차 확고한 한중 동반자관계의 굳건한 뼈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가 ‘한중인재양성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된 동기다.

이 박사는 재단활동을 단순한 장학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재한 중국유학생 축제를 조직해 청년민간외교활동을 진행하는가 하면 ‘한중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제안’, ‘양국의 문화교류활성화를 위한 정책제안’등을 주제로 한중미래리더학술논문공모도 조직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다짐했다.

“한중우호발전을 위한 한중 젊은 인재들의 발굴과 육성은 나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한중 양국 관계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과 정열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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