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성공하고 싶은 그대, “경청하라 그리고 또 경청하라”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덕산재(德山齋)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많은 분들이 자주 인생 상담을 위해 찾아온다. 손님 대접이라야 맛있는 차와 그분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고작이다. 경청을 할 뿐이다.
경청은 상대방의 말을 공경(恭敬)하면서 듣는다는 뜻이다. 경청은 상대방과 한 마음이 돼 온몸으로 공감하며 듣는 일이다. 상대의 소중함을 인정하고 귀를 기울이면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을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 한다. 남의 말을 잘 들으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공자(孔子)는 경청의 중요성에 관해 논어 ‘위정편’에서 강조했다. 공자에게 제자 자장(子張)이 녹(祿), 곧 벼슬을 얻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공자의 답이다. “많이 듣고 의심나는 것은 버리고, 그 나머지를 조심해서 말하면 실수가 적을 터이다. 많이 보고 위태로운 것은 버리고 그 나머지를 조심해서 행하면 뉘우치는 일 또한 적게 된다.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후회가 적으면 벼슬길이 바로 그 가운데 있게 된다.”(多聞闕疑 愼言其餘 則寡尤. 多見闕殆 愼行其餘 則寡悔. 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
성공한 지도자들의 공통점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즐겨 했다. 리더의 덕목 중 하나인 경청은 리더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의 마음을 열어 말하게끔 유도해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공유하는 것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바는 듣기에 쓴 소리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남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속에 담긴 아픔까지도 받아들이는 여유로운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경청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시작이자 끝이다.
딸만 여섯을 둔 어느 행복한 가정이 있었다. 어느 날, 엄마가 친구로부터 예쁜 인형 하나를 선물 받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이는 6명이고 인형은 하나라서 누구에게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엄마는 고민 끝에 말했다.
“오늘 제일 말 잘 듣는 사람에게 이 인형 줄게” 그 말을 듣자 여섯 딸이 한목소리로 소리쳤다. “에이~ 그럼 아빠 거잖아!” 아이들 보기에 아빠가 엄마 말을 제일 잘 듣는 사람으로 보인 것이다. 아이들의 눈에 그렇게 비칠 정도면 행복한 가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게 상담하러 오는 분은 대개 자기의 말을 잘 들어줄 것을 기대하며 찾아온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기다려야 한다. 왜냐하면 잘 들어주기만 해도 문제의 많은 부분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내가 말을 하면 내 것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을 잘 경청하면 남의 지혜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니까 정말 지혜로운 사람은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다. 그 경청에도 3단계가 있다.
제 1단계, 집중해서 듣는다.
상대방을 집중하여 보고, 불필요한 잔 동작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말에 진지하게 몰입한다. 고개도 끄덕이고, ‘네에~, 그렇군요!’ 추임새도 넣어준다. 이를 ‘온 몸으로 듣기’라고 불러도 좋다.
제 2단계, 상대방의 말에 몰입한다.
말하는 내용뿐 아니라, 말하는 이유까지 새겨듣는다. 이런 몰입은 상대도 느낀다. 그리고 우리의 대화를 더욱 멋지게 만든다.
제 3단계, 상대의 말을 긍정한다.
설사 내 생각에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 생각을 바꿀 각오를 하고 듣는다.
이 3단계를 잘 익히면 남의 말을 잘 들어 줄 수 있다. 이렇게 남의 말을 잘 들어주면 어느덧 그분의 고민은 대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희망이 끊어진 사람은 육신은 살아 있으나 마음은 죽은 사람이다. 그러나 살·도·음(殺盜淫)을 행한 악인이라도 마음만 한 번 돌리면 불보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