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의 임동근 뒷담화②]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의 비밀
[아시아엔=김영수 국제금융학자, 캐나다 이스트우드컴퍼니 CEO] 스피치 하는 다섯번째 유형 즉, 엄청 유식하고 말까지 잘 하고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들으면 음악이요, 쓰면 시같은 유형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손석희 앵커 같은 사람이 그렇다. 자기 의견과 다르다고 해도 미워할 수 없다. 워낙 말을 아름답게 잘 한다.
의 사람들은 대화 중에 화제와 질문을 자유자제로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몬다.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해 대여섯 개로 답해줄 수 있지만, 퍽 잘라서 결론을 지어버리고, 다음 질문을 다른 곳으로 몰고 간다. 그것도 밉지 않고 예쁘게 그런다.
나는 임동근 박사 대담 처음 딱 한번 듣고 완전히 반했다. 그러면서 ‘아, 나도 젊어서부터 저렇게 말할 걸’ 하고 후회 아닌 후회를 했다.
내가 권하는 것은 이 책은 무조건 사서 혹은 빌려서 밑줄치면서 읽으라는 것, 그리고 임동근 박사(서울대 지리학과 BK교수)의 Podcast를 꼭 들어보라는 거다. 나는 우리 아이들도 임동근 박사 강의 좀 듣고 흉내내라고 권하고 싶다.
참고로, 위의 다섯 단계 이상의 단계도 있다.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비닐 카페(Vinyl Cafe) 진행자다. 시골 할아버지가 자기가 좋아서 다른 사람이 듣거나 말거나 그냥 부담없이 천천히 이야기하는 스타일이다. ‘City Confidential’의 진행자 목소리도 무척 좋아한다. 한 문장이 끝날 적마다 늦은 템포의 만돌린 소리로 연결되면 더 어울린다. 캐나다의 CBC는 그런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 무척 많다. 할아버지들의 내레이션 프로그램이 많다.
나도 캐나다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캐나다 할아버지들 이야기톤들이 무척 편하다. 뭔가 독특하게 사람을 편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맞다. 듣는 사람을 편하게 하는 거 이상의 화술이 뭐가 있겠는가?
지식을 가지고 상대를 압도하려는 것이 뭐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래저래 내일이면 다 잊어먹을 내용인데, 뭘 그렇게 악 쓰고 증명하고 논리로 상대를 이기겠다고 버럭버럭 울그락 푸르락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인류는 지난 10만년을 언제나 똑같은 질문을 하고 똑같은 답을 해왔다. 조금 있으면 또 똑같은 질문을 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새로 더할 지식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 분이 더 있다! 황우석다. 다른 사람을 편하게 하는 화술, 황우석 박사가 최고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임동근 박사의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은 서울의 도시발전의 근세사를 정리하고 있다.
행정조직은 어떻게 현재의 형태를 갖추었고, 어느 지역은 왜 지금처럼 개발이 되었고, 누가 돈을 벌었고, 왜 벌었고, 못 번 사람들은 누구이며 왜 못벌었는지를 기가 막히게 잘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나와 우리 부모가 그 싯점에 어디서 살면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를 생각하면서 읽으니 더 재미있고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어디 어디 살던 내 친구들…아, 그 친구들은 이런 개인사를 겪었겠구나를 생각하게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