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목함지뢰 피해병사와 미군의 순직장병 예우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지난 8월 4일 오전 7시40분 경기 파주 육군 1사단 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해 놓은 목함지뢰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고 헬기로 군 병원에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북한 DMZ 지뢰도발 사건으로 부상당한 김정원(23·우측 하지 절단) 하사, 하재헌(21·양측 하지 무릎 부위 절단) 하사를 포함한 수색대대 8명이 무공훈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수색대원들이 무궁훈장을 받기 위해선 국방부의 검토 과정을 거쳐 소관 부처인 행정자치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을 기리는 문화가 더욱 발전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미국의 어느 여객기 기장이 장병의 시신을 이송하면서 겪은 내용을 SNS에 올린 글을 소개한다.
비행준비를 하고 있는데 항공기 사무장이 와서 내게 말했다. “이번 비행에는 시신 이송도 하게 됩니다.” 나는 군인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다고 했다. 에스코트(시신을 목적지까지 호위하는 장병)가 있냐고 물었다. 그녀는 에스코트가 있으며 이미 좌석번호를 배정했다고 대답했다. 나는 에스코트의 탑승수속을 우선 실시하여 조종실로 모시고 오도록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병장 한명이 조종실로 들어왔다. 그는 매우 단정하게 군복을 차려입은 상태였다. 그는 자신을 소개했고 마치 시신이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분은 지금 고향 버지니아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나는 그에게 군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를 하는 것 같으며 전사한 장병과 그들의 가족을 돌보는 일을 하는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비행 30분쯤 지나자 객실 사무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사한 장병의 가족도 지금 항공기에 같이 타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들은 전사한 장병의 아버지, 어머니, 아내, 그리고 2살 난 딸이라고 했다. 가족은 이륙 전 아들의 관이 항공기에 탑재되는 것을 보지 못해 속상해 하고 있었다.
다음 기착지는 굉장히 크고 부산한 연결 공항으로 그 가족은 거기서 4시간을 기다린 후 버지니아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탈 예정이었다. 장병의 아버지는 승무원에게 자신의 아들이 화물칸에 있는데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고 견디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할 때 아들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다.
가족들은 화물칸에서 아들의 관을 꺼낼 때 이를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나는 이를 전하며 조치방법이 없겠냐고 질문하는 사무장의 목소리에서 절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알아본 후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비행 중 회사와의 통신은 주로 e-mail 같은 메시지로 이루어지곤 했다.
나는 이를 사용하지 않고 보조음성통신망(ACARS)을 사용해서 곧바로 운항관제사에게 연락하기로 했다. 나는 운항관제사에게 직접 교신하면서 상황을 설명하고 가족의 요청사항을 설명했다. 그는 알겠다고 하고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2시간이 흐른 뒤에도 운항관제사는 답변을 주지 않았다. 조금 있으면 바빠질 시간이 되기 때문에 그전에 가족들에게 뭐라고 전해야할 지 확인해야 했다.
나는 문자메시지로 요청사항에 대한 진행현황을 요청했다. 운항관제사는 다음과 같이 답변해 왔다.
“기장님!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지침이 있어서 몇 가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항공기가 도착하면 별도의 에스코트팀이 대기하다가 마중 나갈 것입니다. 이 팀이 가족 분들을 램프를 통해 항공기 옆으로 모실 것입니다. 미니밴 한 대가 시신을 운반하고 한 대는 가족들을 태울 것입니다. 가족들은 램프에 있는 시신을 지켜볼 수 있는 터미널 안의 가족만을 위한 공간으로 에스코트될 것입니다. 연결 항공편이 도착하면, 가족들은 다시 램프로 에스코트되어 마지막 항공기에 시신이 실리는 것을 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기장님, 여기 관제실 요원 대부분은 참전용사들입니다.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램프로 들어서며 램프 관제사와 교신하자 그는 모든 항공기가 우리를 위해 홀드 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그는 가족들을 에스코트할 팀도 대기 중이라고 했다. 모든 것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기내 방송 버튼을 눌렀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이 항공기의 기장입니다. 저는 특별한 전달 사항이 있어 게이트 전에 항공기를 잠시 정지시켰습니다. 이 항공기에는 우리의 존경과 존중을 받아야 마땅한 승객이 있습니다. 그는 얼마 전 목숨을 잃은 자랑스런 군인이며, 지금 여러분 발밑 화물칸에 잠들어 있습니다. 에스코트는 동료가 맡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자랑스런 병사의 아버지, 어머니, 아내, 그리고 딸도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가족 분들이 먼저 내릴 수 있도록 항공기가 멈추더라도 잠시 자리에 앉아 계셔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가족들이 일어서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을 때 한 승객이 천천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한두 사람이 따르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자랑스러워하세요.” 이와 같은 위로의 말들이 내리는 가족들을 향해 터져 나왔다. 가족들은 에스코트를 받아 램프를 내려가 전사자의 시신 곁으로 갔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미국의 자유와 안녕을 위해 희생한 수백만을 위해 감사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가져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것이 미국의 정신이다. 고귀한 생명을 조국을 위해 희생한 전사 장병과 유가족에 대한 남은 사람들의 태도가 곧 그들의 미래를 결정한다. 미국의 전사자들이 정당한 전쟁에서의 희생자인가에 대한 논란은 따로 있겠지만 이들에 대해 살아남은 시민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우리도 배워야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들의 죽음이 곧 내 생존의 밑바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