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시사주간지 리뷰] 7월 다섯째주 ‘국정원 해킹 사건’ ‘국내 여행지 10선’

인터넷 기사나 종이 신문으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시사주간지는 그 무엇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사건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독자의 욕구를 채워주며?미처 몰랐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뉴스와 깊이있는 칼럼을 중점적으로 보도하는 <아시아엔>은 국내뉴스를 강화하기 위해 <주간경향> 정용인 기자의 ‘시사주간지 리뷰’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편집자

[아시아엔=정용인 <주간경향> 기자]? 7월 다섯째 주입니다.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사주간지들도 지난주와 이번 주에 걸쳐 휴가를 보내기 좋은 여행지, 책들, 음악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안 이슈들도 쉬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주 시사주간지 커버스토리 기사를 보면, <한겨레21>과 <시사인>은 3주째 국정원 해킹팀 게이트를 표지 기사로 올리고 있습니다. <주간동아>가 ‘국정원 해킹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이 기획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주간경향>은 8월 3일로 3000일을 맞이하는 제주 강정마을 ‘투쟁’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있습니다. <시사저널>은 특별사면 뒷거래 의혹을 커버로 다루고 있습니다. <주간조선>은 ○○증권, △△전자 등 유수의 한국기업이 깔때기형 인력구조, 즉 사원보다 과장 이상 차장이 더많은 역삼각형 구조로 급속히 바뀌고 있는 한국사회 변화를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있습니다.

1. <한겨레21>의 안수찬 편집장은 편집장 권두언에 해당하는 ‘만리재에서’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추어 이번 국정원 해킹 사건을 반추합니다. 당초 빨갱이로 몰린 반전주의자들 배후에 민주당이 있다는 닉슨 대통령의 ‘의심’에서 시작한 이 사건은 반전주의자의 처벌보다 이들을 도청한 권력의 부당성이 더 관심을 가졌습니다. ‘제 역할을 한’ 언론, 특별검사, 의회 특별위원회가 결국 닉슨의 하야를 가져왔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그는 이렇게 자신의 각오를 글 말미에 밝힙니다. “한국의 의회, 검찰, 법원이 뭘 어쩌건 간에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해내겠다.” 진실은 더디게 드러날지 모르겠지만, 이 사안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각오로 읽힙니다.

2. <한겨레21>의 커버기사 “믿어달라는 국가정보원을 믿을 수 없는 이유”에는 여러 사람의 전?현직 국정원 관계자들, 그리고 그들을 교육한 대학 교수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겨레21>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5급 사무관으로부터 시작하는 고시와 달리 국정원 공채 직원은 7급과 9급에서 출발합니다. 그만큼 승진의 갈망이 큽니다. 계급정년제는 일정 기간 다음 각 직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옷을 벗어야 합니다. 국정원은 칸막이가 심한 조직입니다. 옆 부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조직 내에서도 알기 힘듭니다. 유일하게, 그 벽을 넘나들 수 있는 조직이 감찰입니다. 사망한 임씨는 그 감찰에 강한 압박을 느낀 것일까요. <한겨레21>이 인용한 국정원 주변의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킹을 지시하거나 의뢰한 부서와 사람들은 다 빠지고 기술자인 임씨가 다 떠안게 되었다는 내부의 불만도 있다.”

3. 국정원 내부 사정과 관련, 이번 주에 전면적으로 기사를 실은 <주간동아>의 커버스토리 기획이 눈을 끕니다. 기사를 쓴 황일도 기자는 시사주간지 기자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국정원통’입니다. 지난 번 이 리뷰글에서 언급한 ‘6월 30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공개 국정원 방문’ 확인기사를 쓴 기자가 바로 황 기자입니다. 황기자의 기사는 바로 국정원이 공들였던 ‘6월 30일 VIP 행사’에 걸었던 기대가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아 무너진 7월 9일부터 시작됩니다. <주간동아>는 국정원 현직 관계자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인용하지 않은 가운데, ‘통상적인 업무처리 방식’에 비춰 이탈리아 해킹팀의 고객국가에 한국이 포함되어 있다는 보도가 처음 나온 7월 6일부터 상황을 재구성합니다. 과거의 관례로 볼 때 이병호 원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최초보고를 받은 시점은 7월 10일 이후였을 것이며, RCS 프로그램 운용부서는 3차장 산하의 기술보안국입니다. 기술보안국의 위상은 MB정부 시기 높아져, 2011년 5월 남북정상회담관련 청와대-북한 국방위원회 비공개 접촉 당시 국장이 동석했다가 북한 측이 그의 실명을 폭로하기도 합니다.

<주간동아>의 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자충수의 정점을 찍은 ‘직원 일동’의 성명과 국내정보국장 C씨와 관련성에 대한 의혹입니다. C씨는 지난해 8월 이른바 ‘국정원 인사파동’ 당시 구설에 오른 인물이라고 <주간동아>는 전합니다. 국내정보분석국장은 청와대에서 직접 지명해 임명했는데, 그 와중에 워래 해당직책에 임명되었던 인사는 옷을 벗고 배후에는 정윤회를 둘러싼 권력다툼이 있었다고 <주간동아>는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 파견되어 근무했고, 이후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다가 2013년 5월 ‘국정원 정치개입문건’관련 입길에 오르면서 본부로 복귀했다고 합니다.

4. <시사인>은 이번 이탈리아 해킹팀의 RCS 스파이웨어를 이미 2014년 12월달에 폭로한 캐나다 토론토대학 시티즌랩의 연구원 빌 마크 잭을 인터뷰합니다. 빌 마크 잭은 국내 시사주간지들에 익숙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3월 한국을 방문해 한국산 최루탄의 바레인 수출에 대해 항의한 시민단체 바레인워치의 공동창립자이기도 합니다. <시사인>과 인터뷰에서 그는 올해 5월에서 6월 사이에 안드로이드 브라우저 피싱을 이용해 타깃이 되었거나 감염된 사람들의 정보를 밝힙니다. ‘SKT의 갤럭시 노트2를 한국어로 설정해서 쓰는 IP어드레스 223.62.169.2’ 사용자와 ‘갤럭시 해외 판매모델(GT-N7100)에 필리핀 영어를 설정해쓰는 IP 223.62.212.18 사용자입니다. 국정원은 “실험용 해킹이었고, 2대의 스마트폰은 국정원소유 전화기”라고 주장했지만, 특히 후자의 경우 국내에 거주하는 필리핀인이 타깃이었을 것으로 빌 마크 잭은 추정했습니다.

5. 국정원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송사 하나를 더보죠. <주간경향>은 원세훈 대법원판결의 미스터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심리전단이 ‘716개의 트위터 계정을 동원, 27만 4800개의 글을 트윗, 리트윗했다는 항소심 판단의 근거는 두 개의 텍스트(txt) 파일-‘시큐리티’와 ‘425지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두 개의 텍스트 파일에 대한 증거능력을 부인했습니다. 그것도 13:0 전원일치입니다. 문제는 이것입니다. 전원합의체로 판결을 했다는 뜻은 엇갈리는 의견이 내부에 있었다는 뜻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원일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세훈 전 원장이 신청한 보석을 기각한 것은 “유죄도 무죄라는 결론도 아닌” 어정쩡한 판단입니다. 물론, 토론 과정에 의견을 바꾼 사람이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다시 그렇게 보기에는 단편적이고 빈약한 근거에 불과하다고 <주간경향>이 인용한 민변의 박주민 변호사는 주장합니다. 마침 국정원의 해킹논란 시점에 선고한 이유도 의혹의 대상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대법이 추진하고 있는 상고법원에 대해 여?야 모두에게 밉보이지 않기 위해 어정쩡한 판결이 나왔다는 의견도 나오고, 또하나 정치일정을 고려한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설명도 법조계에서 나옵니다. 즉, 항소심이 파기 되었으므로 다시 항소심이 려엉야 하는데 그 데드라인은 6개월, 즉 2016년 1월 16일입니다. 그리고 다시 대법원에 사건이 올라오는 시점은 4월 16일. 3일 전, 20대 국회의원 총선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총선 결과를 봐서 누가 이기냐에 따라 ‘이긴 쪽은 우리 편’ 식으로 대법 판결이 기울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입니다.

6. 8월 3일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반대투쟁 3000일을 맞이하여 <주간경향>은 제주현지 취재를 통해 ‘강정마을 소식’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있습니다. 해군기지를 처음 만들 때 해군당국의 말을 기억하십니까.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지 않겠다.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바다만 매립해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였습니다. 그리고 강제집행은 이뤄졌습니다. 지난 1월 30일에는 군관사부지에 대한 행정대집행도 이뤄졌습니다. <주간경향>이 전한 강정 마을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이것은 꼼수입니다. 1만㎡ 이하에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이용, 6400㎡에 군관사 72세대를 건설 중입니다. 주민의견수렴도 없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 당시 계획한대로 민?군 복합항으로 재조정해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총선과 대선 패배후 야당에서 강정마을 이슈는 소멸되었다고 <주간경향>은 전합니다. 새누리당으로부터 말바꾸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한명숙 전 총리 측은 “현재는 공사 중단 후 재검토라는 당 입장과 같은 의견이다”라고 밝혔고, 유시민 전 정관은 “2007년 대선 예비경선 때 한번 의견을 말한 것이 전부이며, 저를 욕해서 분이 풀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일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합니다.

7. <주간조선>의 커버스토리의 메인카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14년차 차장이 복사 중! 차장이 평사원 수보다 많은 금융사. 한국기업이 늙어간다!”입니다. 그리고 이 14년차 차장이 복사를 하고 생수통 나르기, 우편물 배달과 빈자리 전화받기를 하는 회사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굴지의 증권회사라고 <주간조선>은 전합니다. 부서 내 신입사원을 뽑지않아, 14년차 차장이 막내이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차장의 수가 710명으로 일반사원 669명을 넘어섰는데, 회사에서는 회사 이름은 밝히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합니다.

이슈는 자연히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노동개혁’으로 넘어갑니다. <시사인>이 다루고 있는 임금피크제도 이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시사인>은 박근혜 정부의 인식과 달리 “국내외 다수 연구 결과는 청년 고용과 장년 고용은 대체관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주간조선>은 “퇴직이 에정된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퇴직이 늦춰지면서 기업 측은 고령노동자의 인건비 부담을 떠안게 되어 결과적으로 신입사원 고용을 더 기피하게 되고…”, “30년차 시니어 인력 한 명의 임금으로 신입사원 세 명 이상을 채용할 수 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다시 <시사인>은 “OECD의 신일자리 전략 보고서(2005년)를 인용해 OECD는 장년고용과 청년고용이 서로 경쟁한다는 기존가설을 폐기하고, 오히려 장년 고용이 늘 때 청년고용도 따라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임금피크제 논란과 관련한 정반대의 시각 및 해법을 보여주고 있네요.

8. 현병철 국가인권위 위원장이 8월 12일 퇴임합니다. 그는 5명의 인권위원장 중 유일하게 3년 임기를 꽉채우고 연임까지 성공해 6년 동안 국가인권위의 수장이 되었습니다. 14년의 국가인권위 역사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인데, <한겨레21>은 현병철 위원 직후 한국의 인권사는 ‘역변’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사실 인권위에 대한 비판은 그전부터 있었지만, ‘인권’에 대한 생각이 없는 그가 MB정권에 의해 선택되면서 “인권은 대중의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됐다”고 <한겨레21>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한몽골학교의 몽골인 학생들 앞에서 “야만족이 유럽을 200년간 지배한 것은 대단한 일”(2010년 4월)이라고 발언한 내용이나 사법연수생과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 사회는 다문화 사회가 됐다. 깜둥이도 같이 살고….”(2010년 7월)와 같은 반인권적 발언이 인권위원장의 입에서 서슴찮게 나왔다는 사실은 슬픈 일입니다. 현병철 체제의 오염된 인권 프레임이 남긴 진짜 문제는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인권가치가 제대로 뿌리내릴 기회가 사라진데 있습니다. 현병철 이후 인권위의 인권은 ‘북한인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탈북자 1만5천여명에 친필 편지를 보내 북한에서 당한 인권침해 사례를 진정하라고 해놓고 접수된 진정사건을 각하하는 ‘웃픈’ 일들로 구설에만 올랐을 뿐이라고 <한겨레21>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9. 너무 무거운 이야기만 했나요. 조금 가벼운 기사도 보겠습니다. 휴가철을 맞이하여 <주간조선>은 ‘비교적 덜 알려진 국내 여행지 10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제목만 열거해보겠습니다.

① 백제를 산책하다-부소산성
② 골목에서 만나는 근대의 풍경-대구 근대골목
③ 골목골목 문화, 한국의 산토리니-감천문화마을
④ 커피향으로 가득한 바다-강릉 커피거리 ⑤뙤약볕도 힘쓰지 못하는 깊은 숲길-소백산
⑥ 염전체험도 즐기고 해수욕도 즐기고-신안 증도
⑦ 카누를 타고 느리게 즐기는 여름-춘천 물레길
⑧ 신비로운 화산섬과 만나다 ?울릉도
⑨ 소나무 떡갈나무 가득한 명품길 ?보은 속리산 법주사
⑩ 황톳길 걸으며 피톤치드를- 대전 계족산 황톳길.

여러분은 몇 군데나 가보셨습니까. 저는 ⑩번의 계족산 황톳길만 주마간산격으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무더운 날이었는데, 시원한 황톳길을 맨발로 걷는 느낌이 좋긴 했습니다. 휴가가 아니라도 주말 여행계획을 세워보심도 좋을 듯합니다.

10. 기차를 타다가 깜박 잠들어 목적지를 지나친 경험이 있으신지요. 지난 주 디시인사이드의 한 사용자가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밤 11시 39분 수원에서 천안행 열차를 탔는데, 전날 밤을 샌 이 누리꾼이 깜박 잠이 들어 깨보니 전라남도 목포였다고 합니다. 이 누리꾼은 목포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어쩌면 좋냐…고 글을 올렸습니다. 한번쯤 상상해봤을 실수죠? <주간경향>이 코레일 측에 물어보니 이렇게 내려야할 목적지에 내리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를 월승(越乘)이라고 하는데, 꽤 발생하는 사건이라고 합니다. 주로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족 방문에 나선 노인층 손님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일인데 보통 그 경우 여객담당 차장에게 말하면 원래의 목적지까지 ‘무임송환’을 해주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모두 ‘무임송환’의 대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서 디시인사이드에 인증사진을 올린 누리꾼 같은 경우 너무 먼 거리이기도 하고, 경제력도 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다른 교통수단을 안내하거나 개인 돈으로 다시 끊어 올라가게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주간경향>의 ‘언더그라운드.넷’ 연재 기사였습니다.

※ 해당 리뷰는 <주간경향> 정용인 기자가 작성해 <주간경향> 페이스북에 등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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