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말레이시아 총리 계좌 속 ‘7억 달러’ 정체는?
[아시아엔=편집국] 말레이시아 당국이 나집 라작 총리의 은행계좌에 7억 달러(7천800억 원) 가까운 뭉칫돈이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고 출처와 용도를 조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과 의회, 감사기구, 경찰은 국영투자기업 1MDB의 부실과 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자금 흐름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한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나집 총리의 개인 계좌에 5차례에 걸쳐 입금됐고 이중 가장 큰 금액은 총선 선거운동이 달아오른 2013년 3월에 입금된 6억2천만 달러와 6천100만 달러라고 전했다.
이 자금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의 스위스 은행계좌를 거쳐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에 등록된 한 회사를 통해 입금됐다는 것이다.?이 국부펀드와 아부다비 국제석유투자공사(IPIC)는 수십억 달러의 1MDB 채권에 보증을 섰고 1MDB의 부채 상환을 돕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나집 총리와 아부다비 국부펀드, IPIC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고 자금 일부가 사적으로 쓰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WSJ는 1MDB가 2013년 총선 때 나집 총리의 선거 운동을 간접적으로 돕는 데 이용됐다고 보도했다.
1MDB가 말레이시아 기업에 발전소 건설비를 과다 지급하고 이 회사는 이 돈을 지역 학교 등 나집 총리의 선거전에 도움이 될만한 곳에 기부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 대변인은 “나집 총리는 개인 용도로 어떤 자금도 받지 않았다”며 “정치적 반대세력의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1MDB는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벌이려고 2009년 만들었다. 그러나 빚이 11억 달러에 달하면서 운영 부실과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는 나집 총리를 겨냥해 “1MDB의 차입금 가운데 273억 링깃(8조2천억 원)이 사라졌다”며 부실에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