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제컨퍼런스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 불법 규정 “국민정서에 반한다”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오는 11월16일 말레이시아의 경제허브 이스칸다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제 컨퍼런스 ‘로봇과의 사랑과 섹스’(Love and Sex with Robots, 이하 LSR)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지난 13일 칼리드 아부 바카 말레이시아 경찰 경무관(IGP) 이 “국민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LSR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항문 성교가 불법인 마당에 로봇과의 성관계가 웬 말”이냐며 “LSR은 학술대회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 않으며, 현지 문화에 반하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진보를 위한 컨퍼런스(Advances Computer Entertainment Conference, 이하 ACE)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LSR은 아드리안 척 런던시티대학교 교수와 레비인텔리전트토이(Levy?Intelligent Toys)의 CEO 데이비드가 공동의장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로봇의 인격과 감정, 휴머노이드 로봇, 복제로봇, 섹스로봇의 인공지능 탑재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윤리적 문제 13가지를 주제로 토론을 이끌 계획이었다.
칼리드 경무관의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LSR의 개최지역인 이스칸다르 당국(IRDA)은 “LSR을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다”며 중립 입장을 표명했다.
데이비드 LSR 공동의장은 이에 대해 “컨퍼런스는 인간-로봇의 성적 행위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ACE는 올해 ‘동물-컴퓨터 상호작용’ ‘멀티모델 컴퓨터’ ‘아동을 위한 컴퓨터게임 지침’ 등의 컨퍼런스를 준비했다”며 “LSR은 이같은 학술대회 중 하나 일뿐”이라고 덧붙였다.
LSR 개최에 부정적인?말레이시아는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이슬람국가다. 말레이시아는 이성의 옷차림 착용, 동성애, 구강성교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을 위반할 경우 최고 2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