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역술가 박재완의 한마디, “팔자타령 할 시간에 베푸시오”

서울 견지동 조계사 인근 길거리에 삼삼오오 모여앉은 시민들이 점을 보고 있다.

서울 견지동 조계사 인근 길거리에 삼삼오오 모여앉은 시민들이 점을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덕화만발’ 가족인 ‘장무상망’(長毋常忘) 홍성남님의 관상학 강의를 얼마 전에 들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누구는 부자로 살고 가난하게 살며, 누구는 귀하게 태어나고 천한 팔자(八字)로 태어나는가에 의문이 들었다.

팔자란 사람의 타고난 운수나 분수를 말한다. 즉, 사람이 태어난 년, 월, 일, 시를 간지(干支)로 나타내면 여덟 글자가 되는데, 이를 가지고 그 사람의 운명을 점치던 데서 나온 말이다. 관상은 생김새를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이나 재수 따위를 판단하는 행위다.

세상에서 부자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작은 부자는 노력으로 되고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큰 부자는 팔자에 타고 난다는 말이다. 명리학(命理學)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명리정종>(命理正宗)을 찾아보면, 큰 부자가 되는 팔자는 따로 정해져 있다고 쓰여 있다.

그 책에 ‘식신’(食神)이란 말이 나온다. ‘베푸는 기질’을 뜻한다. 베푸는 기질이 재물을 낳는다는 말이다. 이런 운명을 타고 난 사람은 손이 크다는 소리를 듣는다.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퍼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묘한 것은 무심코 베풀었던 것이 언젠가는 큰 재물이 되어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물론 돌아올 때는 몇 배나 이자를 쳐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부자로 살고 가난하게 사는 것은 이웃과 세상을 위해 얼마나 베풀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그것이 인과(因果)다. 전생에 내가 많이 베풀었으면 이 세상에서 부자로 살고, 적게 베풀었으면 가난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

재물이 인간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전생에 베푼 바가 적으면 재물이 없는 무재팔자(無財八字)로 타고난 사람도 있다. 이러한 무재팔자가 돈을 벌려고 지나치게 애를 쓰면 몸에 병이 오거나, 아니면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팔자가 무재팔자라는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한 수양이 필요하다. 도계(陶溪) 박재완(朴在玩·1903~1992)이라는 분이 있다. 시대를 풍미했던 역술가였다.

도계는 대구에서 태어나 일제치하에 중국으로 건너가 역학의 대가였던 왕보(王甫) 선생을 만났고, 귀국 후 금강산에 들어가 영대(靈臺)를 밝게 하는 수련도 했다. 그 후, 1948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대전에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팔자를 보아주었다. 1960~1980년대에 걸쳐 한국의 어지간한 정치인, 사업가라면 한번쯤은 도계를 만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가 사주를 봐주었던 ‘간명지’(看命紙)들은 지금도 이 분야의 입문자들에게 교과서로 읽히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상담해 주던 도계 자신의 팔자는 어떠했을까?

그는 스스로 돈이 붙지 않는 ‘무재팔자’였다고 말한다. 도계는 자신의 팔자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1970년대 후반, 대전 인근지역이 신도시로 개발될 무렵이다.

당연히 여러 사람들이 앞다퉈 땅을 사들였다. 평당 몇 천원에 사두면 2~3년 후 몇 만원이 되는 투자였다.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찾아와 도계를 꾀었다. “선생님 지금 땅 좀 사 놓으시면 앞으로 땅값이 엄청 뜁니다.” 그러나 도계는 이 권유를 거절하였다.

“나는 무재팔자네. 재물이 없는 무재팔자가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화를 입게 되지! 나에게 돈이 들어오면 제 명에 못 살고 죽어!” 땅을 사 두었던 다른 사람들이 큰돈을 버는 장면을 도계는 조용하게 앉아서 목격하였을 뿐이다.

자신의 빈곤을 운명으로 알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도계는 인생의 오묘한 비밀을 알아 담담하게 자신의 전생을 엿보았을 것이다. 도계는 베풀지 않은 사람이 재물에 욕심을 부리면 하늘의 징벌이 내린다는 확연한 이치를 깨달은 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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