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중국은 나치와 같다”···중 외교부 대변인 “국제법 무지 소치”
아키노, 2차대전 직전 상황 언급···’중국 제동’에 미국 개입 옹호
[아시아엔=편집국]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3일 인공섬 건설 등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에 속도를 내는 중국을 또다시 나치 독일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황당무계한 주장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아키노 대통령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기업인 행사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행보와 미국 역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변했다고 <AFP 통신>과 필리핀 <GMA 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발발 전 몇 개월 사이에 이뤄진 나치의 영토확장과 관련, 당시 프랑스 등 유럽 강대국의 초기 대응을 문제 삼으며 중국의 영유권 강화를 막는 데 유화책보다 강공책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키노 대통령은 “나치의 체코슬로바키아 주데텐란트 지역과 그 나라 전체 합병에 대해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며 “누군가 히틀러에게, 독일에 멈추라고 말했다면 2차 대전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초강대국인 미국이 ‘관심 없다’고 하면 다른 나라의 야심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것”이라며 남중국해 사태에 대한 미국 개입을 옹호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필리핀 지도자의 황당무계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에 깊은 경악감을 느낀다”면서 “강렬한 불만과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필리핀은 △1970년대 이후 무력으로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제도)의 일부 도서를 불법 침략하고 △1999년 이후 ‘런아이자오’(仁愛礁.아융인) 점령을 시도했으며 △2012년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 섬)에 군함을 파견해 중국 어민의 조업을 방해하고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을 위반하며 일방적으로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남중국해 분쟁 사안을 회부한 바로 그런 국가”라고 비판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최근에는 미국 일본 등 역외국가를 끌어들여 사태를 어지럽하고 제멋대로 중국을 공격해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맞서 미국이 정찰·초계 활동에 나서고 일본은 필리핀, 베트남의 방위력 증강을 지원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을 향해 국제법 준수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화 대변인은 이에 대해 “주권도서에서의 건설 조치를 금지하고 군용기, 군함의 타국 도서에 대한 정찰을 허용하며 ‘항해의 자유’란 명목으로 타국 주권과 권리를 침해하게 허용하는 국제법은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작년 2월에도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나치 독일의 야욕에 비유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아키노 대통령은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일본의 방위장비를 필리핀에 이전하는 협정의 교섭 개시에 합의했다. 일본은 또 필리핀의 해안경비 강화를 위해 순시정 10척을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