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최대석유회사 아람코, 4년만에 한국서 이사회 여는 까닭은?

알나이미 석유광물장관·알아사프 재무장관 등 이사진 11명 서울 집결

5조원 프로젝트 에쓰오일 온산공장 방문 등 한국사업에 큰 관심

[아시아엔=노지영 기자]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 이사진 11명이 23일 한국에서 이사회를 열기 위해 방문한다. 이들 이사진에는 알리 알나이미 석유광물자원장관(아람코이사회 의장)과 이브라힘 알아사프 재무장관, 마지드 알모니프 최고경제회의(SEC) 사무총장, 칼리드 알팔리 아람코 총재 등 장관급 4명이 포함돼 있다. 사우디의 실력자들이다.

알나이미 장관은 1995년부터 20년째 석유장관직을 유지하며 세계 유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에쓰오일(작년말 지분율 63.41%)의 성공사례를 통해 한국식 경영의 장점을 공부할 예정이다.

아람코이사회는 세계를 돌며 1년에 한 차례 이사회를 연다. 한국에서는 2011년 4월 이사회를 열었으며 이번이 두번째다.

이들은 19일까지 개별적으로 한국에 온 뒤 20일부터 국내 기업인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하며 23일 이사회와 이날 저녁 한국 내 아람코 관계자 초청만찬에 참석한다.

앞서 21일에는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을 방문한다. 에쓰오일은 온산공장에 2017년까지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인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공장을 짓고 있다. 5조원이 들어가는 이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역대 최대규모 투자인 데다 저유가로 고전 중인 가운데 던지는 승부수여서 아람코 이사진의 관심이 매우 높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아람코가 보유한 최대 최종제품 생산업체”라며 “아람코 내부에서 에쓰오일과 한국 내 사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이사회 뒤 공식만찬에는 해외출장 예정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대신해 문재도 산업부 2차관 및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이 참석한다. 이들은 정부 관계자 접촉은 최대한 억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 이사들이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한국식 경영 배우기에 나서는 것은 한국시장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의 한 CEO는 “국제 원유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아람코가 에쓰오일 온산공장 시설 투자에 5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한국시장에 대한 이들의 신뢰가 매우 두텁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전체 원유의 34%를 아람코가 공급하는 등 한국이 아람코에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한국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작용했다. 알팔리 총재는 2009년 12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특강했으며 알나이미 장관은 2008년 서울대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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