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박근혜 대통령 중동4국 순방 결실 맺으려면
[아시아엔=아시라프 달리 쿠웨이트 <알아라비 매거진> 편집장] 지난 1일 쿠웨이트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환영하는 각종 행사가 이어졌다. 박대통령의 방문은 아미르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의 공식초청으로 이뤄졌다. 국왕은 직접 쿠웨이트국제공항에 나와 박대통령을 맞이했다. 이 자리에는 국왕 이외에도 셰이크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사바 왕세제, 마르조크 알가님 국회의장, 셰이크 자바 알무바라크 알하메드 알사바 총리, 셰이크 사바 알칼드 알하메드 알사바 제1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및 쿠웨이트 군대와 경찰 최고위 간부들이 함께 했다.
박대통령의 쿠웨이트 공식방문은 양국 모두에게 의미가 컸다. 쿠웨이트 공영통신사 <KUNA>는 “박대통령과 쿠웨이트 국왕이 협정서 3건에 서명하고 양해각서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또 한-쿠웨이트 정상회담엔 제1부총리겸 외교부 장관과 한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동석했다.
보건의료 및 교통철도 분야에서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쿠웨이트 보건부 알리 알오바이디 장관과 한국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건의료 분야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교통철도 분야의 경우, 알칸다리 통신부 장관 겸 국무 장관과 여형구 교통국토부 제2차관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기업간 양해각서 체결도 이어졌다. KUNA 등 쿠웨이트 언론들은 쿠웨이트석유공사 (KPC)와 한국석유공사(KNOC), SK가스, 기아차그룹은 양해각서 3건을 체결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KPC 니자르 알아드사니 최고경영자(CEO)와 쿠웨이트 석유화학산업 아사드 알사드 대표는 한국의 대기업 회장들과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또한 양해각서 체결 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KPC를 방문해 알오마르 의장, 석유부 장관, 국회담당 정무장관 등을 만났다.
한국은 세계 6위 원유 수입국이다. 에너지소비량도 에너지 수입과 함께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 에너지 사용량의 50%는 석유이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 2013년 7월 기준으로 1년간 980억 달러 어치의 원유를 GCC국가로부터 수입했다. 이는 한국 전체수입량의 20%에 달하는 규모로 1979년 오일사태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GCC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으며, 사우디 입장에선 5대 원유 수출국인 셈이다. 사우디는 역시 2013년 7월 기준 1년간 한국에 원유 375억 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한국에 대한 원유수출 금액은 사우디에 이어 카타르(260억 달러), 쿠웨이트(184억 달러), 아랍에미리트(162억 달러) 순이다. 쿠웨이트의 경우, 2011년엔 한국이 3번째로 석유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였다.
박대통령의 중동4개국 순방은 걸프지역에서 한국이 매우 중요한 교역대상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사우디는 이웃 국가들보다 훨씬 많은 석유를 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그러나 GCC회원국들은 한국에 대한 석유수출 전략을 더욱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에너지 소비량 중 3분의 1은 석탄, 나머지 3분의 1은 원자력에너지와 천연가스다. 특히 한국은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를 수입국가다. 그 수요 역시 특히 카타르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쿠웨이트는 세계 12위 천연가스 보유국이지만 생산량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세계 경제 중심이 동아시아를 향해가고 있는 지금, 걸프지역 석유생산국들이 경제적 수익을 높이기 위해선 미래지향적인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가령 KPC는 법인화 이후 쿠웨이트 석유산업을 이끄는 선도기업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1960년 설립된 KNPC의 경우, 걸프지역 최초이자 유일한 국영회사였다. KNPC는 탄화수소자원을 관리하면서 해외기업에 수출했다. KPC의 비전은 끊임없이 발전해 천연자원을 다루는 모범회사가 되는 것이었다.
쿠웨이트 정부는 1975년 KNPC 주식보유자들로부터 유상으로 소유권을 양도받았다. KNPC의 슈와이바 석유정유공장을 중심으로 각 정유소를 통합했으며, 당시 쿠웨이트석유회사(KOC)가 운영했던 알아마디 정유소에서 나오는 석유생산품을 국내외에 팔았다. 당시 KNPC는 쿠웨이트 정유소에서 생산된 석유를 판매해 유럽, 극동지역 및 미국의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KNPC 소유 유조선은 이곳에서 정제된 석유를 세계 각국에 실어날랐다.
마침내 1980년, KPC는 국영기업으로 전환됐다. 쿠웨이트 석유회사 KNPC는 이제 KPC의 자회사가 됐다. KPC 설립 1년 후, 쿠웨이트 석유산업계는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KPC와의 협력 아래 석유분야에 대한 연구도 다각적이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나 알아흐마디 및 미나 압둘라 정유소의 현대화 프로젝트를 통해 쿠웨이트 정유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물론 수백억 달러가 투입된 결과다.
1984년 ‘알아흐마디 정유소 현대화 프로젝트’(RMP)가 모두 완료된 후, 1986년엔 정유소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Further Upgrading Project’(FUP)가 시작됐다. 이에는 석유산업 마케팅 전략과 수출 확대, 가솔린 및 기타 연료 수요증가에 따른 생산량 확대 등이 포함됐다.
쿠웨이트 정부가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것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 ‘클린퓨엘프로젝트’(Clean Fuel Project, CFP)가 있다. 이는 KNPC가 소유한 미나 압둘라와 미나 알아흐마디 정유소를 더욱 확장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곳에서 CFP가 마무리되면, 정유생산량은 하루 80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FP에 투입된 총예산은 쿠웨이트 화폐로 4680만 디나르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 목표연도는 2017년이다.
필자는 앞서 ‘주요 수입자원으로서의 석유’라는 관점에 맞춰 글을 썼다. 최근 유가하락으로 한국 등 일부 선진국에선 석유 등 자원 수입 대상국을 다양하고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이는 비단 에너지뿐만 아니라 기술, 미디어, 교육분야도 포함된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와 같은 쿠웨이트 인근 국가들은 일찍이 유럽 교육시스템을 받아들여, 근 20년 동안 이들 국가에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수많은 대학과 교육기관이 세워졌다. 학생들이 해외로 유학 갈 필요 없이 자국에서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중동4국 방문 성과가 결실을 맺으려면 건설, 보건의료 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다각적이고 면밀한 조사연구와 꾸준한 교류가 이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번역 최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