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운전의 날’ 1년만에 좌절
[아시아엔=진용준 기자] 여성의 운전을 허용해달라는 내용의?사우디아라비아의 여권신장 운동이 정부 압박으로 1년 만에 사실상 좌절됐다. 아랍뉴스 등 현지언론은 27일 “애초 26일 계획됐던 ‘여성 운전의 날’이 당국의 사전 봉쇄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여성 운전의 날은 지난해 사우디 여성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 시작된 캠페인으로 10월26일을 기해 여성이 직접 차를 운전하는 ‘시위’가 조직됐다. 지난해의 경우 이날 운전대를 잡은 여성 20여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올해에도 10월26일이 다가오면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사우디 도로에서 여성이 운전하는 모습이 담긴 장면이 여러 건 게시되고 온라인 서명도 2천명이 넘어섰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가 “여성의 운전을 부추기는 운동은 사우디의 사회 통합을 깨뜨리려는 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사전 경고하면서?여성운전 허용을 요구하는 행사나 시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사우디에선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명문화된 법규는 없지만 관습적으로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는다. 여성이 차로 이동하려면 아버지나 남자 형제 등 가족 중 남성이 대신 운전을 해야 한다. 비록 차 운전은 할 수 없지만 사우디 국적 여성의 47%가 차를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