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재외선거 첫날, ‘기차 타고 투표’
오는 12월 19일 실시되는 제18대 대통령선거에 외국 거주 국민이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 첫날인 5일, 중국 전역에는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지만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교민들의 발걸음은 막지 못했다.
5일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대사 이규형)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오전 8시부터 유권자들이 하나둘씩 몰려 들었다. 투표 시작 3시간여만에 100명이 넘는 교민들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참여자도 직장인부터 주부,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톈진(天津)에 거주하는 교민들도 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에 참여했다.
이날 베이징은 살을 에는듯한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음에도 638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해 지난 총선 첫날 투표자 수인 181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상하이, 선양(沈?)도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상하이 투표소에는 이날 하루 761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역시 총선 첫날 투표자 수 253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투표자 중에는 쑤저우(?州), 우시(无?)에서 버스를 타고 온 교민도 있었다.
선양에서는 영하 15도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총선 때보다 3배 많은 180명의 교민이 투표장을 찾았다. 선양의 경우, 하얼빈(哈??), 치치하얼(??哈?), 연길(延吉)에서 투표시간에 맞춰 기차를 타고 온 교민도 있었다. 단둥(丹?)과 창춘(?春)의 한국인회에서도 버스를 대절해 선양 공관의 투표소를 찾을 예정이다.
투표에 참여한 베이징 교민들은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아내와 함께 부부 동반으로 투표에 참여한 이준호(43) 씨는 “해외에서 대통령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며 “대선 결과가 잘 나와 6살 난 아들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부 김지선(28) 씨도 “총선 때는 국외부재자 신고에 대해 잘 몰라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유학생도 적지 않았다. 중국에서 10년째 거주한 황정민(22, 베이징사범대 4학년) 양은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해 기분이 얼떨떨하면서도 뿌듯하다”며 “많은 유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으로 베이징에 와 있는 고려대 이경훈(22) 군도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대통령선거에 투표하는 거라 느낌이 새롭다”며 “국외부재자 신고를 한 주위 친구들에게 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라 말했다.
주중한국대사관 재외선거 담당 최광순 영사는 “첫날부터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끊임없이 찾아 투표 기간 내내 많은 유권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앞선 총선의 사례를 감안할 때 주말에 2000명이 넘는 투표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외선거 투표는 12월 10일(월)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가장 가까운 공관 투표소를 방문해 사진이 첨부된 신분증(여권,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을 가지고 가서 본인임을 확인받은 후, 투표에 참여하면 된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