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기 피격’ 놓고 미 vs 러 책임 공방
美 파워 유엔대사 “친러시아 반군 지역서 미사일 발사”
추르킨 러 대사 “금지구역 비행 허가 우크라이나 정부 책임”
반기문 “피격 책임자 법의 심판대 반드시 세워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국제조사를 촉구했다. 안보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누가 항공기를 격추시켰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충분하며 철저한 국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 관련국에 국제조사단의 현장 접근과 자유로운 조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누가 여객기를 격추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안보리 이사국들간 입장이 갈렸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친(親) 러시아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측에 화살을 돌렸다.
특히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의 분리주의자 점령 지역에서 운용된 지대공미사일 SA-11에 의해 격추된 것 같다”면서 “우크라이나 반군 지역의 방공시스템에서 러시아 요원들의 기술지원을 받아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파워 대사의 주장을 일축하고 “비행금지구역으로의 항공기 비행을 허락한 우크라이나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맞섰다.
한편 유리 세르게예프 우크라이나 유엔대사는 “여객기는 테러리스트(반군)에 의해 격추됐다”면서 “문제는 (격추에 사용된) 지대공미사일 SA-11을 어디에서 확보했느냐”라며 러시아를 겨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국제사회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면서 “경악할만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서의 무력 대결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