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세계 최고 조각상 세워진다
정부 결정에 찬반논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가 세계 최고 높이의 조각상을 건립하기로 해 찬반논란이 인다고 NDTV 등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아룬 자이틀레이 재무장관은 전날 발표한 연방 예산안에서 ‘인도 건국의 아버지들’ 가운데 한 명인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전 부총리의 동상 건립 지원금으로 20억 루피(340억 원)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통합의 상’이라는 이름으로 구자라트 주 나라마다 강의 작은 섬에 세워질 이 동상은 높이 182m로 미국 ‘자유의 여신상'(93m)이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시 ‘예수상'(38m)보다 훨씬 크다.
애초 이 동상은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 주 총리로 있을 때인 지난해 10월 주 정부 차원에서 건립에 착수했다. 전체 건립비용은 250억 루피로 민관협력방식(PPP)으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인도의 철인(Iron Man)’이라 불리는 파텔은 1875년 구자라트 주에서 태어나 마하트마 간디, 자와할랄 네루 등과 함께 영국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했다.
그는 1934년 국민회의당 지도자로 선출됐으며,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네루 총리 아래에서 부총리 겸 내무장관으로 재직했다.
모디 정부 측은 파텔의 조각상이 건립과정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완공 후 자유의 여신상처럼 세계적 관광자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모디 총리가 야당인 국민회의당 출신 인물의 조각상을 건립하는 것을 국민회의당 지지층의 민심을 끌어오려는 정치적 계책이라고 보고 있다.
또 네루-간디 중심의 인도 독립사에 제3의 인물을 부각시킴으로써 현 국민회의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네루-간디 가문의 약화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 큰 비판은 조각상 건립에 지원하는 예산이 다른 분야에 비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NDTV는 성폭력 등과 관련한 여성 안전 예산에 15억 루피, 공공 교통안전 예산에 5억 루피를 배정한 것을 들어 조각상 건립 비용이 과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