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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류:시가 있는 풍경] ‘누구인가’ 이병철

    꽃을 피우게 하고 지게 하는 것은 새벽이면 닭을 울게 하고 팔월 불볕 아래 매미를 저토록 절규하게 하는 것은 허공에 거미의 집을 짓게 하고 모기 주둥이에 침을 달게 한 것은 지는 노을에 한숨짓게 하고 이슬 맺힌 꽃 앞에서 미소 짓게 하는 것은 숨 쉬는 모든 목숨붙이들 속에도 쉼 없이 출렁이는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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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무악재 부근’ 안병준

    무악재를 넘을 때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담배를 피운다 서대문 감옥소에서 아버지는 인왕산과 안산 바라보며 원 코리아 꿈나무에 날마다 물을 주셨다 당신의 탄생일로부터 90여 년 증손자가 그 터에서 철부지로 날개짓 하다 넘치는 에너지 무악재 아래 서대문독립공원으로 이름은 바뀌었으나 강물처럼 이어져가는 역사와 영웅들의 숨결 무악재 부근에서 시대의식 있는 듯 없는 듯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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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흘러 흘러, 흐르고 흘러’ 김영관

    흐르고 흘러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한 듯 당연히 아무렇지 않게 수렁에 고여 썩기도 하고 따뜻한 해에 하늘로 올라가 한번 더 아니 몇번째인지 모를 또 누구가에게는 간절함을 해소시켜주기도 또 누군가에게는 공포감을 끝없이 안겨주기도 어차피 가지는 길 어려워도 가고 힘들어도 가고 뭘 해도 가네 나이는 무엇을 해도 먹고 멈추려 늦추려 애쓰며 거슬러 오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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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 정채봉?

         이기는 사람은 ‘예’와 ‘아니요’를 분명히 말하나 지는 사람은 ‘예’와 ‘아니요’를 적당히 말한다. 이기는 사람은 넘어지면 일어나 앞을 보나 지는 사람은 넘어지면 뒤를 본다. 이기는 사람은 눈을 밟아 길을 만드나 지는 사람은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 이기는 사람의 호주머니 속에는 꿈이 들어 있고 지는 사람의 호주머니 속에는 욕심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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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오늘의 시] ‘그대를 보면’ 최명숙

    그대를 보면 콧등 싸하니 아려오는 날이 있습니다. 아귀타툼 속 힘든 하루를 마치고 저녁달빛 등에 지고 가는 뒷모습에 상심하는 날이 있습니다. 눈가에 쓸쓸함이 깃든 그대에게 웃음이라도 들려주고 싶었지만 그대의 긴 그림자처럼 어둠에 갇혀 사는 슬픔을 바라볼 수밖에 없어 안타까운 날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곁에 머물러 있었는데도 곁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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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책장속 그 구두는…’ 우즈벡서 출판기념회…김가영 다음 작품은 서울에서

    김가영 작가의 <책장 속 그 구두는 잘 있는, 가영> 출판기념회가 10월 4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 인근 기브라이 소재 김 작가 자택 정원에서 열린다.  도서출판 라운더바우트와 (주)가우인터내셔널이 주최하고, 우즈베키스탄한인회가 주관하는 출판기념회는 전찬일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최희영 라운더바우트 대표의 출판의 변, 김전우 가우인터내셔널 대표의 주최의 변과 김 작가 부친 김종규씨와 김가영 작가의 인사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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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신간] 오충 시인 ‘우크라이나 어머니의 눈물’

    오충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우크라이나 어머니의 눈물>(도서출판 심지)이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는 전쟁과 자본의 무한 질주, 그리고 우리 사회의 병든 모습을 성찰하며, △부자와 가난한 자 △강대국과 약소국 △인종 간, 지역 간, 종교 간의 대립 없이 모두가 대등하게 인간다움을 누리며 하나가 되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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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간단한 부탁’ 정현종

    지구의 한쪽에서 그에 대한 어떤 수식어도 즉시 미사일로 파괴되고 그 어떤 형용사도 즉시 피투성이가 되며 그 어떤 동사도 즉시 참혹하게 정지하는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저녁 먹고 빈들빈들 남녀 두 사람이 동네 상가 꽃집 진열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풍경의 감동이여! 전쟁을 계획하고 비극을 연출하는 사람들이여 저 사람들의 빈들거리는 산보를 방해하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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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너와 나’ 전진옥

    난 말이지 우리라는 말이 참 좋아 단순히 부르는 이름이 아닌 너와 나, 우리 서로에게 힘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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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강가에서

    저문 강에서 그댈 보내고 아침 강에서 그대를 그린다. 세월은 강물 따라 흐르는가. 봄꽃 붉게 비치던 강에 노랗게 단풍 지고 있다. 이 강은 어디서 흘러와 어디로 가는가. 그대는 어디쯤 걸어가 언제쯤 돌아오는가. 떠날 줄을 안다면 돌아올 줄도 알 것을. 내 안 깊이 흐르는 강에 저녁노을이 곱더니 아침에 물안개 피었다. 이리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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