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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유랑자의 노래’ 박노해
지구는 여행길이네 인생은 여행이라네 하루에서 다른 하루로 미지의 길을 떠나는 우리 모두는 여행자라네 나에게는 집도 없네 안주할 곳도 없네 온 우주와 대지가 나의 집이라네 계절이 흐르는 바람의 길 위에서 두 어깨 위에 인생을 짊어지고 작은 천막에 잠시 쉬었다 떠나가네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대지와 밤하늘의 별빛과 강인한 두 발과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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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너의 때가 온다’ 박노해
너는 작은 솔씨 하나지만 네 안에는 아름드리 금강송이 들어있다 너는 작은 도토리알이지만 네 안에는 우람한 참나무가 들어있다 너는 작은 보리 한 줌이지만 네 안에는 푸른 보리밭이 숨 쉬고 있다 너는 지금 작지만 너는 이미 크다 너는 지금 모르지만 너의 때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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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행복한 밥상’ 김영관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저녁 먹고 땡 당연한 듯 그렇고 그렇게 오늘두 내일두 하루하루 큰변화 없이 나는 행복한 밥상을 받는다 그저 날이 좋으면 좋음에 감사하고 그저 날이 흐리면 흐림에 감사하고 하루하루 살아 숨쉼에 하루하루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음에 하루하루 행복한 밥상에 미소지으며 늘 감사해 하며 살아간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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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작약’ 황효진···”씨암탉의 목청이 드높다”
한 순간이 가고 다른 순간이 찾아왔다 사랑이 끝난 뒤 꽃잎이 시들어 떠나지만 바로 그 자리에 씨앗 탄생을 알리는 씨암탉의 목청이 드높다 이 순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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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침향沈香-봉축, 부처님오신날’ 홍사성
당신을 만나기 위해 천년을 기다렸습니다 뻘밭에 그리움 묻고 하루씩 몸 삭혔습니다 드디어 독향들 다 빠져나가 은은해진 향기 외줄기 향연香煙은 당신을 위해 타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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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소년병 입대가’ 이은석
소년병 입대 60주년에 즈음하여 천구백 육십이년 사월달의 초삼일에 논산의 수용연대 소년병의 신체검사 적성을 통과하여 희망가를 부르면서 군번줄 일공구구 목줄위에 둘러매고 이십오 연대향해 당당하게 행군할제 호랑이 장가가는 꽃샘눈이 흩날렸네 소년병 천직된명령 군대생활 한평생 지나간 육십년세월 군대사랑 뿐일세 남은생 나라의발전 밤낮으로 빌리라 우리 군에서는 1960년대 초 신형장비를 도입, 운영하고 유능한 젊은 군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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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아가야 나오너라’ 박노해
한 점은 온전하다 씨앗은 온전하다 둥근 것은 작아도 온전하다 둥근 엄마 뱃속의 아가는 처음부터 이미 온전한 존재 신성하여라 너는 우주의 빛과 사랑으로 잉태된 존재 다만 너를 가두고 누르고 한쪽만을 키우려는 낡은 생각이 둥근 원을 깨뜨리고 온전함을 망치는 것이니 둥근 빛의 아가야 지금 작고 갓난해도 너는 이미 다 가지고 여기 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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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놓아지지 않는’ 김영관
놓아야 하는데… 내가 놓아줘야 하는데… 미련맞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잡아주는 말 한마디에 다시 움켜진다… 얼굴은 점점 두꺼워지고 마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참 바보같다 오늘도 다시 꽉 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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