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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음악] ‘방房’ 홍성란
어둠을 지켜본다는 건 어둠을 받아들이는 일 지켜보는 것만으로 어둠은 물리칠 수 있다 아침해 솟아오르자 나는 빛이 되었다 서유석 ‘파란 많은 세상'(원곡 밥 딜런 Blowin in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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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입동立冬 홍성란
눈이 와도 가려 줄 너랑 쪼그려 앉을까 덤불 찔레 마른 덩굴 휘 늘인 저 지붕 아래 포장집 불빛 같은 열매 오목눈이 보고 간다 *시인의 전자편지 절기를 앞두고는 늘 아시아엔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또 절기에 관한 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했답니다. 경칩에 관한 시를 최근에 완성했습니다. 내년 2월 발간 예정인 시집 <매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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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곡우穀雨’ 홍성란 “지렁이도 물이 올라”
지렁이도 물이 올라 여린 풀은 머리 빗고 잘 견디었네 고생 많았네 어제보다 의젓하네 온 들녘 물 마시는 소리 가지런한 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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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쌍계사 가는 길’ 홍성란
날 두고 만장일치의 봄 와버렸네 풍진風疹처럼 벌떼처럼 허락도 없이 왔다 가네 꽃 지네 바람 불면 속수무책 데인 가슴 밟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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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우산’ 조오현···스님 떠난 두번째 추석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우산이나 하나 들고 나간다. 이 우산도 꿈 이고 저 우산도 꿈이다. 비오는 아침 한 세상이 비를 뿌리고 지 나간다 * 감상 노트 격외格外의 시조 3장. 마음 안에 처음 비롯된 상相이 그대로 시가 되었을까.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온전히 떠올린 것일까. 손에 잡힌 그 우산은 어쩌면 삼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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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오늘의 시] ‘취모검 날 끝에서’ 조오현 “놈이라고 다 중놈이냐 중놈 소리 들을라면“
놈이라고 다 중놈이냐 중놈 소리 들을라면 취모검 날 끝에서 그 몇 번은 죽어야 그 물론 손발톱 눈썹도 짓물러 다 빠져야 # 감상노트 터럭을 불어 칼날에 스치기만 해도 잘라버리는 명검. 그 취모검(吹毛劍) 날 끝에서 몇 번은 죽어야 중놈소리를 듣는다 했다. <일색변> 연작 가운데 여섯 번째 작품이다. 일색변(一色邊)은 중생과 부처가 일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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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명자꽃’ 홍성란 “그냥 널 보내놓고는 후회로구나”
후회로구나 그냥 널 보내놓고는 후회로구나 명자꽃 혼자 벙글어 촉촉이 젖은 눈 다시는 오지 않을 밤 보내고는 후회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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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진달래꽃’ 홍성란 “몇 번이나 너랑 같이 피는 꽃 보겠느냐”
진달래 피었구나 너랑 보는 진달래 몇 번이나 너랑 같이 피는 꽃 보겠느냐 물떼새 발목 적시러 잔물결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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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결론’ 홍사성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돌아 앉으세요”
어찌해도 안 되면 어찌해야 합니까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돌아 앉으세요 그리고 기다리세요 곧 결론이 날 겁니다 # 감상노트 일본 동경 어디 가서 눈 가리고 귀 막고 입을 가린 원숭이 모형 열쇠고리를 사온 적 있다.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말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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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분이네 살구나무’ 정완영 “밤 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 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감상노트 설악 무산 조오현 스님을 시조의 길로 안내한 시인. 생전에 향리 김천시에서 문학관을 지어드린 시인. 시인은 떠났으나 향리에서 그의 이름으로 후학들에게 문학상을 내리는 시인, 白水 정완영이다. 설악 산감(山監) 조오현 시인 살아 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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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봄이 간다커늘’ 조윤성 “술 싣고 전송 가니 낙화 쌓인 어디 간 곳을 모르겠네”
봄이 간다커늘 술 싣고 餞送 가니 낙화 ??난 곳에 간 곳을 모를너니 柳幕에 꾀꼬리 이르기를 어제 갔다 ??더라 – 조윤성(曺允成): 세종연간 승문원 박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가람본 《청구영언》). 봄이 간다기에 술 싣고 전송 가니 낙화 쌓인 어디 간 곳을 모르겠네 버들숲 꾀꼬리는 울어 어제 갔다 이르네 #감상노트# 쌍계사 가는 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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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꽃물 편지’ 권영희 “담장 너머 번지는 라일락이고 싶어라”
나도 누군가 한 눈에 읽어주는 한 눈에 읽어주는 편지이고 싶어라 적벽돌 담장 너머 번지는 라일락이고 싶어라 # 감상노트 ‘수수꽃다리’라는 이름은 아기자기하지만 누군가에게 ‘꽃물 편지’를 쓴다면 ‘라일락’이라는 이름이 썩 어울리지. 이 시를 잔잔히 소리 내어 읽어보면 알 수 있지. 누구네 집 담장 너머 흐드러진 연보랏빛 라일락이 뿜어내던 향기. 그 향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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