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시네미디어페스티벌 ‘네마프’ 21일 개막…42개국 90여 편 상영·전시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 거장 켄 제이콥스 47년 역작 개막작 선정
상영과 전시를 아우르는 제26회 서울국제시네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 2026)이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메가박스 홍대점과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기존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에서 ‘서울국제시네미디어페스티벌’로 명칭을 변경한 뒤 처음 개최된다. 시네마(Cinema)와 미디어(Media)를 결합한 ‘시네미디어’를 내세워 상영과 전시를 아우르는 영상예술 축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개막작은 지난해 별세한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 켄 제이콥스 감독의 <소멸하는 별빛(Star Spangled to Death)>이다. 1957년 촬영을 시작해 2004년 완성된 435분 분량의 작품으로, 감독이 2025년 10월 별세한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추모 상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이 작품은 여행영화와 뉴스릴, 선거 홍보물 등 다양한 파운드 푸티지를 즉흥 퍼포먼스와 결합해 인종주의와 부의 독점 등 미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33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켄 제이콥스는 추상표현주의 화가 한스 호프만에게 회화를 배우고 1955년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영화를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라 빛과 시간, 움직임으로 구성된 조형예술로 접근하며 미국 전후 아방가르드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퍼포먼스 예술가로 자리매김했다.
잭 스미스 등과 함께 뉴욕 언더그라운드 영화 운동을 이끌었으며, <블론드 코브라>(1963), <톰, 톰, 피리 부는 사람의 아들>(1969) 등을 통해 기존 영상을 재구성하는 파운드 푸티지 기법을 발전시켰다. 이후에는 오랜 공동 작업자인 플로 제이콥스와 함께 두 대의 영사기를 활용한 ‘신경시스템(Nervous System)’과 ‘신경 환등기(Nervoscope)’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영화와 설치미술, 라이브 퍼포먼스의 경계를 허물었다. 1969년에는 빙엄턴 뉴욕주립대학교 영화학과를 설립해 후학을 양성했고, 1994년 미국영화연구소(AFI) 마야 데렌상을 받았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지능기계 수행성의 전환’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창작의 주체와 예술의 역할을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공식 포스터에는 노영미 작가의 작품 <1021>이 사용됐다.
영화제에서는 42개국에서 초청한 90여 편의 작품을 상영·전시한다. 프로그램은 ▲주제전 ‘활화로서의 아카이브’ ▲장르전 ‘익숙보다 낯선’ ▲회고전 ‘켄 제이콥스 특별상영’ 등으로 구성되며, AI·VR·AR 등을 활용한 버추얼리얼리티아트 기획전과 온라인 큐레이팅 스크리닝도 함께 운영된다.
올해부터는 대안영상예술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태계 확장을 위해 ‘우수비평가상’과 ‘우수시네미디어큐레이터상’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현장 아티스트뿐 아니라 기획자와 평론가 발굴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장연호 네마프 집행위원장은 “26년간 이어온 대안의 정신을 계승하되 스크린의 경계를 넘어 시네마와 미디어가 만나는 접점에서 미래 영화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창작자와 큐레이터, 비평가, 관객이 함께 담론을 만들어가는 미디어아트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