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도 함께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경험이 부족한 특사경에 대한 사법적 통제 장치가 사라질 경우 수사권 오남용과 인권침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사경은 경찰이 아닌 행정부 소속 일반 공무원으로, 식품위생·환경·노동·금융·세무 등 특정 분야 범죄를 전담 수사한다. 피의자 입건과 소환조사, 압수수색·구속영장 신청 등 경찰과 동일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2만 명이 활동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행정 업무를 겸하는 순환보직 공무원으로, 수사 경험이 1년 미만인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제도는 이러한 한계를 고려해 특사경이 모든 수사 과정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발의한 개정안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0 제2항을 삭제해 검사의 지휘권을 없애고, 대신 특사경이 필요할 경우 검사에게 협력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법조계는 이 같은 협력 규정이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금도 특사경이 검사의 개입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자발적으로 협조를 요청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 특사경은 사실상 외부 통제 없이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단속 과정에서 절차상 위법이나 인권침해 논란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지금까지는 특사경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하려면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별도의 통제 없이 사건을 종결할 수 있어 이른바 ‘암장 사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적법 절차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사가 이뤄질 경우 재판 과정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아 범죄 혐의자가 처벌을 피하는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사의 지휘권 폐지는 특사경의 재량을 넓히는 동시에 위법하거나 부실한 수사에 대한 책임도 특사경이 직접 부담하게 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특사경 수사 지휘 체계는 그동안 검찰개혁 논의 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국회 논의는 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에 집중됐으며,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 체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오히려 특사경의 권한을 확대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특사경을 신설하거나 수사 범위를 넓히는 법안이 13건 발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으로는 지식재산 분야 특사경에 반도체 등 첨단기술 유출 범죄 수사권을 부여하거나, 식품의약품안전처 특사경의 단속 권한을 확대하고, 출범이 추진되는 부동산감독원에 특사경을 설치해 조직적 투기 수사를 맡기자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일부 법안에는 비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거나 법원 영장 없이 계좌 내역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는 특사경의 권한 확대에 앞서 책임과 통제 체계를 먼저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는 만큼 수사 과정의 적법성과 인권 보호를 확보할 새로운 행정적·사법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행정권과 수사권의 경계도 보다 명확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개혁 이후 경찰에 대한 통제뿐 아니라 특사경을 어떻게 지휘·감독할 것인지도 새로운 입법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