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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나시르 아이자즈 신드쿠리에 편집장] 파키스탄이 서아시아(중동) 분쟁 여파와 자국의 취약한 경제구조가 맞물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한달 가량의 연료 재고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른바 ‘전시 긴축 계획’을 시행하면서 에너지 비상사태가 초래됐다.논란이 증폭된 이유는 간단하다. ‘충분한 재고’라는 주장과 달리, 정부가 연료 가격을 사상 최대치까지 인상한 것이다. 정부는 전 세계 석유 물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인상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입 비용 상승이 파키스탄의 순환부채를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 다음 조치는 국가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가 교육기관 폐쇄를 지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공립 및 사립 학교는 3월 16일부터 3월 31일까지 문을 닫으며, 대학들도 전면적인 온라인 수업을 시행한다. 정부는 학생과 교사들의 교통편 이용을 통제해 연료 소비량을 줄이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4일 근무제를 골자로 하는 원격 근무 확대 정책도 발표했다. 새로운 정책에 따라 은행이나 의료시설과 같은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부 기관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일만 운영된다. 또한 출퇴근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모든 사무실이 최소 50% 이상의 재택근무를 시행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고강도 긴축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 기관 차량의 60%가 운행을 중단했으며, 공무원들의 연료 수당도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샤리프 총리는 “내각의 공직자들은 두 달 동안 급여를 받지 않을 것이며, 국회의원들도 25% 삭감된 급여를 받게 될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그러나 대중은 정부의 긴축 정책을 신랄하게 조롱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초강수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층은 여전히 사치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리의 조카이자 펀자브 주 총리인 마리암 나와즈가 100억 루피(약 536억원) 규모의 항공기를 구매한 사례는 대중의 민심에 불을 지폈다.
국민들이 ‘휘발유 쇼크’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이례적인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권의 침묵은 여러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국가 안보의 중대성이다. 정부가 전시 상황에 준하는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 국가적인 긴축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정치적인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초긴축 기조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외환보유고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료 가격의 급등과 인위적인 개입이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끌어올리는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