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2년 군부재자투표 부정을 공익제보하며 한국 내부고발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 된 이지문씨가 2월 27일 국민훈장 수훈의 소회를 밝힌 글입니다. 그는 30여 년간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 개선과 지원 활동을 이끌어왔으며, 이번 훈장은 그 여정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아시아엔>은 앞으로도 이지문씨의 행보에 크게 기대하고 힘껏 응원합니다. <편집자>
반부패 유공으로 국민훈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 27일 제14회 국민권익의 날을 맞아, 지난 30여 년간 이어온 공익신고자 보호 활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국민훈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공익신고자 보호 관련 법령 제·개정 운동, 내부제보실천운동, 호루라기재단 등 공익신고자지원단체 창립, 공익신고의 날 제정 기여 등의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이전에 국민포장, 대통령표창, 부패방지위원장(현 국민권익위원회) 표창을 받았고, 이번에 가장 영예로운 훈장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34년 전인 1992년 3월 22일 군부재자투표 부정 공익제보로 시작된 공익제보 인생은 어느덧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날의 선택은 제 개인의 삶을 바꾸었고, 동시에 우리 사회의 공익제보자 보호 여정과 함께 걸어온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훈장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과제는, 부패 및 공익신고로 인해 환수된 몰수·추징금 등을 재원으로 하는 공익제보기금의 입법화입니다.
공익신고자가 개인의 희생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제도적·재정적 기반을 갖춘 보호체계를 만드는 것이 남은 사명이라 믿습니다.
2월 27일이 ‘국민권익의 날’인 이유는, 조선시대 백성이 억울함을 직접 알릴 수 있도록 설치했던 신문고 설치일이기 때문입니다. 신문고의 북소리처럼, 부패에 침묵하지 않는 시민의 용기가 이어져 오늘의 공익신고 제도가 자리 잡았습니다.
그 길의 한 부분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이 훈장의 의미를 무겁게 새기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