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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하산 후메이다 독일 키일대학 교수] 일반적으로 ‘쿼텟 메커니즘’(Quartet Mechanism)은 유럽연합(EU), 러시아, 유엔, 미국으로 구성된 4자협의체로, 전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큰 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수단 내전의 경우 네 개의 축이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로 구성된다.문제는 이 협의체가 수단 내전을 종식시키는데 기여하는 바도 분명 있지만, 정작 피해 당사국인 수단 국민의 목소리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행 4자협의체가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따라서 수단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또 중립적인 시각에서 사태를 바라볼 수 있는 협의체가 절실하다.
새로운 협의체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단 내전에 대한 군자금을 지원하거나 분란을 조장하는 국가는 배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UAE의 경우 수단의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을 계속해서 지원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RSF는 UAE의 지원을 통해 중화기나 드론 같은 살상무기는 물론 병력까지 수송 받고 있다. 수많은 민간인을 살해하고 국가의 인프라를 파괴하는데 일조한 이들이 협의체의 구성원으로 남아있는 한 평화는 요원하다.
아랍권을 살펴보면 중심 축인 사우디가 협의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타국의 참여가 여전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카타르, 쿠웨이트 등 수단과 역사적인 공통분모를 지녔으면서도 중립적인 성향의 국가들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4자협의체의 또다른 축인 이집트의 경우 주변국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정세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수단의 안보가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안보와 직결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의 이집트에 더해 알제리,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등이 협의체에 추가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일 수 있다. 특히 알제리는 유엔 총회에서 수단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한 이력도 있다.
마지막 중심축인 미국의 영향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엔 상임이사국으로 고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러시아가 참여한다면 보다 균형 잡힌 협의체가 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물리적 거리는 있지만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와 같은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참여한다면 외연의 확장은 물론 객관적인 시각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4월 15일 이후 수단의 평화 메커니즘은 쭉 정체 돼왔다. 그 사이 수단은 빈곤과 기아, 실향, 전쟁의 참화 속에서 인권이 유린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협의체를 개편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협의체의 활동을 면밀히 감시할 국가들도 필수적이다. 독일, 스페인, 일본, 한국과 같이 수단의 독립 이래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국가들이 옵서버로 참여한다면 수단 평화 메커니즘이 보다 원활하고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이 기존의 4개국 협의체에서 12개국으로 협의체를 확장하고 4개국의 옵서버 체제를 신설한다면 편향된 시각이 아닌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협의체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그렇지 않다면 수단은 각국이 이해관계에 따라 개입하고 자원을 강탈해가는 곳으로 몰락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