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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현지기고] 12m 거리까지 찾아온 전쟁, 새벽 2시 11분 생사의 경계에서

2026년 3월 6일 새벽 2시경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한 아파트가 이란의 자폭드론 공격을 받았다. <사진=사미라 다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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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하비브 토우미 아시아엔 영어판 편집장, 바레인] 중동 전쟁 7일째인 금요일 새벽 2시 11분, 생과 사의 경계와 마주했다. 이란의 자폭 드론 한 대가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아파트의 한 세대를 타격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불과 12m 떨어져 있는 가정이었다.

당시 나는 TV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갑자기 들려온 폭발음이 정적을 깨뜨렸다. 이내 아파트 복도에 불타는 냄새와 짙은 연기가 퍼졌다. 우리 가족은 계단을 통해 아래 쪽으로 달려갔다. 찰나의 순간,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이웃들이 걱정됐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충격에 빠진 주민들이 모여있었다. 어떤 이들은 침묵을 지켰고, 어떤 이들은 휴대전화로 지인들과 안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 위로 어둠 속에서 불타고 있는 아파트가 보였다.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해 왔던 그 공간이 불타고 있었다.

필자가 살던 아파트에 드론이 폭발한 직후 경찰차와 구조대가 긴급 출동했다.

곧이어 구급차와 소방차, 경찰차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신속한 대응 덕에 화재가 빠르게 진압됐다. 다행스럽게도 드론이 타격한 집은 비어 있는 공간이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

주민들은 약 세 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드론이 떨어진 주변부는 전기가 끊긴 상태였다. 여섯 대의 엘리베이터 중 단 한 대만 정상 작동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더욱 실감났다. 집으로 돌아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일상의 감각을 되찾으려 애썼지만, 그 감각이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다.

아파트가 불타던 광경은 내 평생 가장 강렬하고 생생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불과 며칠 전에도 내가 살던 곳에서 약 600m 떨어진 주거단지에 드론이 떨어진 적이 있었다. 산산이 부서진 아파트를 바라보며 전쟁의 두려움을 체감했었는데 이번은 내 집과 지척의 거리에 화마가 들이닥쳤다.

바레인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이 마나마의 호텔 한 곳과 주거용 건물 두 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브래드 미국 중부사령관도 “이란이 이날 하루 동안 바레인 민간 주거지역을 목표로 드론 7대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바레인 국방부에 따르면 이란은 한 주 동안 바레인에 드론 147대와 미사일 84발을 발사했다.

드론 폭발 수 시간 후, 목표물이 됐던 가정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불탔다.

이 같은 수치 너머에는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이 존재한다. 영적인 성찰과 사람들 간의 소통이 어우러지는 라마단이 칠흑 같은 어둠에 갇혀버렸다. 대다수의 종교 시설이 예배나 기도 시간을 단축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이렌이 밤의 정적을 깨뜨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몇 시간 뒤 홀로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전쟁을 설계하는 이들에게는 미사일이나 드론이 하나의 전술적 수단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을 선택한 적이 없는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든다.

혼란과 충격을 헤매었던 우리는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을 때의 안도감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한번 시작되면 우리의 터전이 전쟁터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못할 것이다.

아시아엔 영어판: War Came to Our Tower at 2:11 a.m – THE AsiaN
아시아엔 신드어판: مناما: جڏھن رات جو 2:11 وڳي اسان جي رھائشي ٽاور تي ايراني ڊرون حملو ٿيو – THE AsiaN_Sind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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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브 토우미

바레인뉴스에이전시 선임기자, 아시아엔 영문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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